인파서블 여행기 #16 마날리를 향해 가는 지옥 같은 여정

 
 아침 8시에 일어났다.
  
 어제 지독한 등산으로 몸이 엄청나게 뻐근 할 것 이란 생각과는 달리 생각보다 덜 뻐근하다. 
 밖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가 늑장을 부렸다.  맥간의 날씨는 빨래가 도무지 마를 생각도 안하고, 결국 축축한 빨래를 챙겨 넣어야 했고, 마날리로 떠나기 위해  부리나케 짐을 싸고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서 체크아웃 하는데 다행이도 별말을 안한다. 



짐 맡겨놓고 밖으로 나가 아침밥을 먹는데 어디를 갈까 하다가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던 식당에 들어가 볶음밥을 먹는데 별로다.  인도사람들도 관광을 많이 오는지 많은 놀러온 인도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와 왁작지껄하게 떠들며 밥을 먹는다.   좀 돌아다니다가 하루,쏘세지,현아와 합류해서 우린 쏘세지가 된장질을 좀 하고 싶다고 하여, 쏘세지가 가고 싶다던 어느 식당에 갔다.

 전망 좋은 레스토랑.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곳인지 한국사람들이 꽤 많다. 



 쏘세지는 꽤 열심히 검색하고 그 검색에 충실하게 여행을 하는 듯 했다. 그러다보니 가고 싶어 하는 곳들은 대부분 누군가 블로그 혹은 카페에 포스팅 해놓은 곳들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여행 방식을 좋아하지도 않고 비추하지만 각자의 방식이 있으니.  마날리로 저녁에 출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좀 때워야만 했는데 다들 맥간에 큰 좋은 인상도 없고 흥미도 없다보니 그냥 앉아서 노가리를 좀 깠다.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기에 그렇지만 맥그로드 간즈는 나에겐 특히나 과대평가 되어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달라이라마의 도시, 티벳인들의 제2의 고향등으로 포장된 이 곳은 여행자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요소를 다 갖췄는데 과하게 그런 요소들이 여행자들에게 환상 같은 것들을 심어주어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제 한동안은 같이 움직일 쏘세지,하루,현아 모두 나와 비슷한 생각이라, 우린 함께 마날리를 향하기로 한 것이긴 하다.

 여행 전, 맥그로드 간즈에서 오래 머물까 생각했는데 기우였나보다. 한참을 그 식당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앉아있다가, 우린 밖으로 나왔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 맥간 한바퀴 돌기.  맥간에서 돌아다니면서 승려들이 목에 큰 염주 목걸이 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맘에 들어서 나도 하나 구입하고 싶어 나는 염주목걸이를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는데, 한 곳에서 꽤 맘에 드는 목걸이를 파는데 내가 한번 걸쳐보자 반응이 완전 뜨겁다.





 가격을 물어보니 600루피.
 진짜 좆을 깐다. 이 새끼들. 깎고 깎고 깍아서  300에 깎았는데도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옆에서 애들은 대박이라고 존나 잘깎는다고 하는데 내 마음엔 성이 안찬다.  100-200이 적당한듯. 현지물가를 생각하면 정말 비싼 가격이지만 그 정도선에서 마무리.



 그리고 우린 각자 숙소로 가서 짐 챙겨서 버스 스탠드로 향했다.  버스스탠드는 마을의 중앙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버스스탠드로 향했다. 낡은 버스스탠드, 우중충하고 습하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그래도 비를 피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우리는 문을 연 터미널 안 구멍가게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잠시 기다리면서 어느 버스인지 알아보고 버스 확인까지 끝마친 상태에서 버스를 기다리 난 뒤, 드디어 우리가 탈 버스에 올랐는데 이 버스가 다람살라까지 가서 그 곳에서 큰 버스로 갈아타는건지 아니면  마날리 까지 가는건지는 아리송, 일단 가보면 알겠지!


  짐 싣고, 자리잡고 타는데 거의 시내버스 수준이다. 설마 이 버스로 마날리까지 가는 것은 아니겠지. 살짝 걱정이 되었다. 버스는 이내 다람살라에 도착해 기다리는데 6시에 다시 출발한다는데 알고보니 이 버스로 마날리까지 간다. 대박.  이 버스로 먼 길을 가야된다니 압박감이 온다. 승객을 얼마나 더 태울려는지 버스 기사는  짐을 지붕에 올리라고 하는데  밖에 비는 추적추적 오지, 언제 폭우가 쏟아질지도 모르는데 차안에 있는 모든이들이 어떻게든 짐을 지붕에 올리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 우리 뿐 아니라 서양여행자애들도 버스 안에 곳곳에 빈 공간이란 빈공간에 짐을 마구 구겨 넣기 시작한다.  결국 아무도 지붕에 짐을 올리지 않았다. 내 짐은 워낙 커서 버스 기사가 자기 의자 바로 근처에 빈공간에 짐을 세워주더라.  그리고 6시에 정확하게 버스가 출발. 드디어 힘겨운 이동이 시작되는데 내 자리가 대박이었다. 



 하지만 출발 직후에는 여전히 괜찮았다.
 시원하게 다람살라를 벗어나, 달리기 시작한 버스는 새로운 풍경을 창 밖으로 흩뿌려주고, 이름도 모를 작은 마을들을 구비구비 돌며 가고 있었다. 그리고 버스는 어느 마을의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사람을 태우기 시작했다. 조금씩 가득 차기 시작하는 버스는 시내버스처럼 사람들이 서서 가기 시작했다.  설마 이런식으로 마날리까지 갈까? 의구심과 함께 그 걱정은 점차 현실로 되었다.  버스는 가면서 이런 터미널 뿐 아니라, 작은 정거장 같은 곳에서도 사람을 태우기 시작한다. 세상에 도시 이동을 하는데 시내버스로 이동이라니.

 이 것은 마치 서울에서 강릉까지 가는데 마을버스로 온 정거장 다 들리면서 가는 격.

 결국 어느새 버스는 사람들로 한가득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앉은 자리는 지옥이 시작되었다.




 출입구 바로 앞인 내 자리에는 문이 있으니 계속 사람들이 왔다갔다하고, 심지어  사람들이 복도부터 문까지 꽉 들어차 서있어서 사람들이 내 발을 밟아 대는데, 가뜩이나 내성발톱이 있어서 고통스러운 나는 정말 거의 반쯤 지옥이었다. 게다가  마땅히 잡을데 조차 없어서, 버스는 미친듯이 흔들리는 가운데 나는 몸이 이리저리 마구 기우뚱 움직이는데 정말 죽을 맛이었다. 정말 잠을 잘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앉느냐 못앉느냐의 문제였다.  나름 오랜 여행 경험에서 힘든 버스를 타봤다고 자부하는데 이건 좀 심했다. 물론 버스자체는 버틸만했는데 내가 앉은 자리가 유독 고통스러웠던 것 같다.




 버스는 그렇게 밤새 달리는데, 자정에 가까운 밤, 버스는 한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내려서 몸 풀고, 스트레칭 하는데 조금 살것 같았다. 사람들은 우르르 내려서 터미널에 있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배도 안고플정도로 힘들었다. 애들도 보니 많이 지쳐보였다. 애들은 돈을 주더라도 조금 비싼 여행자버스를 탈껄 하는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래도 나의 힘든 자리를 지켜보고 있어서 그런지 다같이 힘내자! 으쌰으쌰 분위기로 버텼다.
 다시 버스에 올라서도 몇개의 버스터미널을 거쳐. 밤새도록 가는데 보통 잠이 들법도 한데, 말했듯이 잠을 자는 것은 거의 포기 상태다.





 도대체 이 새벽에 어떻게 길가에 사람들이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단말인가, 버스는 엄청난 구불구불한 고개를 넘어가면서도 사람들을 끝없이 태웠다. 정말 인도의 인구가 12억이 맞는 것 같다. 이런 시골,이런 새벽에 사람들은 끝이 없다. 정말 발디딜 틈도 없이 들어찬 사람은 앉아 있는 자리들까지 넘어와 내 가랑이 사이에도 사람이 섰다. 그 와중에도 발은 계속 밟아댔다. 다른 애들은 열심히 자고 있다. 혼자서 자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채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지옥같은 버스로 드디어 기사의 예상시간대로 새벽 4시에 마날리에 도착했다. 정말 대박. 새벽4시가 될 때까지 버스는 시내버스 처럼 끊임없이 태우고 태우고 시간이 지날 수록 여유가 생기는게 아니라 점점 더 심해졌다. 맥간에서 마날리까지의 길은 정말 말그대로 구불구불구불구불의 연속. 버스기사가 속력을 안줄이다보니 커브 때 마다 이리 흔들, 저리 흔들 잡을 데는 없고, 사람들이 내 내성발톱있는 엄지 발가락을 밟아대고, 밀치고 난리. 정말 지옥길이었다. 이 길은 이번 여행 중 가장 힘들었던 길 중에 하나 였던 것 같다. 하지만 고난도 언젠가 끝이 나는 법, 그렇게 밤새도록 우린 마날리로 향해 다가갔다.  

히피들의 천국 마날리로!
과연 마날리는 어떤 곳일까!

맥간처럼 명성뿐일까 아니면 명불허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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