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22 [인도/여행기] 마날리는 닭도리탕이지!!!


 자다 한번 깨어났다가 다시 잠들었다.  12시 가까이 되어서 일어났다.  몸이 너무 안좋다.  감기가 드디어 피크에 올랐는지 컨디션이 최악이다.   화장실에서 기침하는데 피를 토했다.  심각하다. 

 레(LEH)로 슬슬 이동 해야 할 날이 다가오는데 몸이 점점 안좋아져 큰일이다.  그냥도 힘들다는 레에 가는 길이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레로 슬슬 이동할 생각이라  버스표를 끊고 이것저것 해야되는데 몸이 너무 아파서 도무지 꼼짝을 할 수가 없다. 밖으로 나가기가 너무 힘들어 결국  쏘세지와 하루 둘이서만 밖으로 나갔다. 애들이 버스표 끊고 온다고 나가고 나는 혼자서 쉬면서 일기 쓰는데 날씨는 또 엄청 좋다. 



 한참 후에 애들이 돌아왔는데 표를 끊지 않았다는 것이다.  표를 끊으려고 생각했으나 내 몸이 안좋으니 몸을 좀 더 추스리고 이동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 둘이 생각해서 하루 정도 더 있다 가자고 의견을 모아서 안끊었다며 얘기하는데 괜히 폐끼치는 것 같기도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랬다.  쏘세지는 어제 맞춘 옷을 입고 와서는 자랑하는데 옷이 진짜 이뻤다. 진짜 잘 맞춘 듯. 쏘세지가 하루가 골라준 거라고, 하루에게 밥이라도 사줘야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하루가 한국에서 헤어디자이너라 여자들과 많이 어울리다보니 그런 센스가 좋은 것 같다.


 게다가 애들이 약까지 사가지고 와서 약먹으려고 밥먹어야 되는데 입맛도 없다.   외국에서 아프면 참 이런게 서글픈데, 혼자가 아니라는게 얼마나 위안인지, 몸을 일으켜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기 위해서 아껴둔 진라면 한개를 가지고 주방으로 내려가서 끓이는데 주방에 굴러다니는 쬐깐한 양파하나 썰어넣고 끓여서 가지고 올라와 먹는데 진짜 꿀맛이다. 정말 맛있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감기도 나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라면 먹고 기침약 먹고 진통제 하나 먹고 좀 쉬었다. 그리고 느즈막히 있다가 저녁 6시쯤 윤카페로 갔다.   진짜 마날리 있는 내내 윤카페에 가는 것 같다. 매상만 도대체 얼마를 올려주는 건지.



 나 뿐 아니라 애들도 한국음식을  좀 덜 먹고 싶었으나 자꾸 찾게 된다.  사실 이 근처에서 티벳식당을 제외하면 딱히 먹을만한 곳이 여기 밖에 없다. 다른 식당들이라 봤자 현지식 로컬식이 아니라, 외국인여행자 상대로 하는 가격만 비싼 그런 식당들이기 때문에 그 돈이면 아쉽지만 한국음식 먹는게 낫다는 생각.  우리는 어제 닭도리탕의 위용때문에 어제 작은 닭도리탕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닭도리탕 큰 거를 주문했다. 이미 맛보았기 때문에 이견이 없었다.

우스개로 친구랑 카톡 하는 하루가

 " 친구가 인도음식 맛있냐고 물어봐서 닭도리탕 먹는다고 했어요 "
 " ㅋㅋㅋㅋㅋㅋ "
 " 친구가 인도까지 가서 무슨 닭도리탕 먹냐고 그러는데요 "

 그 말에 나, 쏘세지 전부다 

 " 마날리에선 닭도리탕이지 , 아 진짜 안먹어봤음 말을 말라 그래 "
 라고 하면서 그 말에 다시 빵빵 터졌다. 결국 이건 유행어가 되어버렸다. 



 진짜 마날리에선 닭도리탕이다. 안먹어봤음 말을 말어 ㅋㅋ


 그리고 닭도리탕이 나왔다. 큰 걸로 시켰더니 양도 푸짐!

 드디어 시식!  양이 많다 보니 한참걸려서 먹는데 대박.   1인당 밥 추가로 마구 시켜서  밥 2공기씩 해서 폭풍 흡입. 지존 맛났다.    와 진짜 여기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지 너무너무 맛있어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정말 마날리는 닭도리탕이다. 






 몸 컨디션이 최악이었는데 정말 맛있는 음식을 배터지게 원없이 먹으니 감기가 싹 달아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좋았다.
 서늘한 고산지대 기후의 마날리의 밤. 

 닭도리탕을 먹으며 땀이 송글송글 난다.  땀까지 빼니 뭔가 몸이 낫는 것 같다. 정말 최고의 한판이었다. 우리 모두 완전히 만족스러워 자연스레 최고의 미소들이 나왔다. 
 " 정말 안먹어봤으면 말을 말라고 해라 " 라는 말이 절로 튀어 나왔다. 기분 좋은 밤이다.


 윤카페에서 맛나게 먹고 나와 숙소로 가면서도 그 여운이 남아 우리는 절로 행복했다.  하루도 " 마날리는 닭도리탕이죠~ " 이러면서 너스레를 떠는데, 이게 너무 박혀서, 나중에 몇달 뒤, 어떤 여행자가 이번 여행에서 어떤 음식이 젤 맛있었냐는 물음에

 " 마날리 닭도리탕" 이라고 숨도 안쉬고 대답했을 정도니.. 그립다 마날리 닭도리탕


 맛있게 먹고 방으로 돌아와 아쉬움을 달래며 약을 먹고 푹 쉬었다.
 어서 빨리 몸이 회복되어 레에 갈 때 최고의 컨디션으로 가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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