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90 [파키스탄/라왈핀디] 진격의 이동 1 : 탁실라 유적과 파키스탄 최대 모스크


 라왈핀디의 분주한 아침, 이른 아침부터 시장통이라 분주하고 씨끄럽다.   오늘은 볼 것이 많아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또 늑장을 부렸다. 우리는 오늘 라왈핀디/이슬라마바드에 볼 거리들을 바짝 보고 오후나 저녁 쯤에 라호르로 신속하게 이동을 하려고 한다.  



가지고 있는 파키스탄 돈도 그다지 많이 남지 않았고, 괜히 한번 더 환전하기도 애매하기 때문도 있고, 한편으로는 이제 파키스탄 일정이 끝나고 인도를 간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지만 빨리 인도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인도가 개판 5분전이라고 하지만 뭐랄까 파키스탄에 비하면 뭔가 다 있고, 다 될 것 같고, 여행자도 많고 좀 마음이 편하다고 해야하나. 그렇다.


 일단 짐을 모두 꾸린 뒤에 바깥에 짐을 맡기고 나가려는데 짐을 안맡아 주려고 한다. 오후 3시가 체크아웃이라고 그냥 다녀오라고 하는데 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괜히 나중에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아 체크아웃을 해달라고 하고 짐을 일단 맡겼다. , 우린 늦은 10시경 탁실라로 향했다.  숙소에서는 언제나처럼 탁실라까지의 택시로 2000루피에 가라고 한다.  됐다고 얘기하고 그냥 로컬타고 가겠다고 얘기하고 체크아웃하고 밖으로 나왔다.


 짐 문제 때문에 자기들끼리 말이 많다. 참 별것 아닌  간단한 일인데도 자기들끼리 말도 많다. 그리고 바깥으로 나가서 론리 지도를 보고 미니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날씨가 꾸물꾸물 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뭐만 할라고 하면 비가 온다. 미니버스 정류장에서 탁실라 행 버스를 알아보는데 없다고 한다. 대충 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다른 곳에서 타야된다는 것 같다. 


 어찌해야될지 몰라 우물쭈물하며 서 있다보니 한 미니버스 차장이 타라고 해서 일단 그 걸 타고 근처에 또 다른 미니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거기에 가자, 차장이 친절하게도 여기서 탁실라행 버스를 탈 수 있다고 알려주는데 내리니 길 한복판에 미니버스들이 서있고 사람들도 마치 정류장처럼 서성이고 있다.   차에서 내리니 탁실라행 버스가 있었다. 탁실라까지는 40루피.


 버스에 올라, 달리고 달리고 한참을 달렸다. 


 여기서 잠깐!  탁실라 정보

 탁실라는 라왈핀디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마을로 여러분이 한번 쯤 들어봤을 간다라 미술 양식. 그 간다라 양식의 보고로, 우리나라 경주처럼 그냥 아주 마을 전체가 간다라 유적 군으로 뒤덮여 있는 곳이다. 30킬로미터 떨어져 있기 때문에 굳이 탁실라에서 머물 필요없이 라왈핀디에서 당일 치기로 다녀오면 된다.


  미니버스를 타고  약 30킬로 떨어진 그 곳에 거의 도착했을 때, 그 곳에는 비가 오지 않았는지 땅이 메말라 있었는데 버스는 우리를 탁실라에 내려 준 것이 아니라, 탁실라를 약간 지나쳐 번화하고 번잡한  알 수 없는 곳에 우리를 내려줬다.  내리자마자 호객꾼들이 우리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다가온다. "탁실라"를 외치자 많은 기사들이 서로 자기 껄 타라고 얘기한다.  그렇게 파키스탄의 릭샤라고 할 수 있는 Qingqi (친치) 를 타고 탁실라에 가야 했다.





 그리하여 미니버스에서 내리고도 다시 친치를 80루피라는 돈을 주고 타서야 겨우 탁실라 마을에 도착했고, 곧장 탁실라 박물관에 도착했다.  가는 동안 스쳐지나가며 잠시 살펴본 작은 마을 탁실라는 한적하지만 제법은 번화해보였다.  그리고 탁실라박물관은 겉모습부터 정갈하게 잘 꾸며져있었고, 근처에 유적들이 산재해 있는 탓에 택시삐끼들도 달려들었다. 삐끼의 존재가 이 마을의 유명함을 느끼게 해줬다.










 더 쉽게 설명해주자면 파키스탄의 씨엠리업, 앙코르 와트 유적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적군을 볼지 안볼지는 아직 결정을 안해서  일단 박물관만 보려는데 현지인 10루피, 외국인 200루피의 입장료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 익숙해질법도 하련만 이럴 때마다 괜시리 마음 상한다.
 

 입장료를 내면서 땡큐 파키스탄! 이라고 약간 비꼬아 얘길하며 브로셔들이 많길래 하나 가져가서 보면서 관람할려했더니 세상에, 그 브로셔를 50루피 주고 사라는거다. 장담하는데 아무리 봐도 파키스탄 정부에서 만든 광고브로셔다. 절대 돈주고 팔만한 브로셔가 아니라는 얘기.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도 유적군들을 보기 위해선 3곳에 200루피를 더 내야 된다는거다. 정말 미친놈들.



[ 미친놈들아 고만해! ]



일단 박물관안으로 향했는데 워낙 유명한 곳이고, 중요한 곳이다보니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현지인 관람객들이 많았다.  여행자들은 커녕, 외국인 자체를 못본지 백만년 됐으니 Pass   페샤와르에서도 느꼈지만 교과서에서만 보던 간다라 양식들 정말 신기하고 놀랍다. 내가 이것을 눈앞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이.. 게다가 여러 조각들은 이들의 생김새와 전혀 다른 그리스인들이라던가 그들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부처마저도 현지인들의 얼굴과 다른 당시 그리스인들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런 것들 하나하나가 너무 재밌고 놀라웠다. 당시 세계의 트랜드를 만들었던 간다라 양식. 놀랍다.








 관람하는 동안 가이드 같은 녀석들이 또 붙는다.  원치도 않았는데 다가와 유물들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여행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100% 나중에 돈 달라고 하는 놈들인데 게다가 그 돈도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수준이 아니라 분명히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를 것이다. 결국 긁어부스럼을 안만들기 위해선 거절을 해야하는데 예전 같으면 그냥 모른채하고 설명 다 듣고, 난 가이드 고용도 한적없고 부탁한적도 없다고 얘기하며 꿀빨았을텐데 이젠 그러기도 귀찮고 그냥 맘편하게 관람하고 싶기에 녀석들을 피해 빨리빨리 이동하며 보니 더이상 나를 쫒지는 않는다, 대신 쏘세지만 따라다닌다.  






 이런 녀석들 때문에 조금 여유있게 보려던 계획은 깨졌다. 괜히 쓸데 없는 새끼들 피한다고 빨리 보고 나와버렸다 짜증나는 새끼들.  덕분에 패스트한 관람을 끝내고 (땡큐 파키스탄) 박물관 밖으로 나와 담배 한대 피고 있으니 역시나 뒤따라 나온 쏘세지가 걔네가 돈달라고 했다면서 투덜 거린다. 



 잠시 마당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즐기며 쉬면서 일정에 대해 얘기하다가 우리는 유적군들은 패스하기로 했다. 사실 박물관안에서 각 유적군 사진을 봤는데 큰 멋도 없고 우리에겐 박물관에 있는 유물만으로 충분하였다. 거의 폐허에 가까운 발굴현장들에 가봤자. 전혀 의미도 없는듯. 


 박물관 밖으로 완전히 나오자, 한 친치(Qingqi, 파키스탄의 오토릭샤) 기사가 따라 붙는다. 유적 안보냐고 계속 권유하는데 우리는 그냥 이슬라마바드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은터라, 이슬라마바드 행 버스를 탈수 있는 버스스탠드로 가자고 하니 60루피를 부른다.  적당한 가격 같아 그 것을 타고 한참을 달리는데 갑자기 왠 도로가에 우리를 세워준다. 미니버스 정류장이라고 하는데 너무 뜬금없는 도로 한복판.  근데 보니까 아예 거짓말은 아닌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긴 있었다.








 근데 여기는 거의 버스가 서질 않았다. 다른 곳에서 가득 채워서 출발하다보니 여기에 서는 버스는 거의 없었다.   친치 기사에게 지랄지랄하니 그래도 책임감있게 아까 탁실라 올 때 처음 도착했던 그 버스정류장으로 데려다 준다.  번잡한 이 곳이 진짜 버스 정류장이다.  내려서 이슬라마바드 행 버스를 알아보는데 곧장 가는 것은 없고 무조건 라왈핀디에 가서 갈아타야 된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그 곳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라왈핀디로 향했다.



 맨 뒤에 껴서 가는데 워낙 꽉 끼니 잠이 솔솔. 어설프게 끼면 힘든데 완전 꽉 끼니 오히려 흔들리지도 않고 편안함이 느껴졌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났더니 라왈핀디에 도착했다.  탁실라 이후 우리는 파키스탄에서 가장 크다는 모스크를 가기로 했기 때문에 그 곳으로 가고자 했는데 미니밴에서 내린 곳에서 사람들에게 가는 방법을 물었다.  사람들은 1번 미니버스를 타라고 한다. 미니버스에 번호가 있다고?   그리고 그 곳에서 1번 미니버스를 탔다. 왠일로 미니버스(봉고승합차)에 숫자가 다 붙어있다. 정말 이 정도만 해줘도 교통이 편할텐데.. 


 미니버스에 번호도 있고, 노선이 있다는 사실, 역시 수도는 다르다!


 여기서 잠깐,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모스크에 대해 알아보자.

 샤 패슬 모스크 ( Sha Faishal Mosque )

 샤 패슬 모스크는 사우디 아라비아 왕자가 지어준 모스크로 한 때 세계에서 가장 큰 모스크 였으나 현재는 더 큰 모스크가 지어져, 파키스탄에서 제일 큰 모스크가 되었다. 




 미니버스를 타고 한참을 달려 라왈핀디에서 이슬라마바드로 넘어왔다. 그저 우리는 운전기사나 다른 승객에게 "샤 패슬! " 이라고 꾸준히 얘기하면서 우리의 목적지를 주지 시키는 방법 밖엔 없다. 그러면 그 중에 한명 정도는 우리가 내려야 할 곳을 알려주겠지. 어디를 향하는지도 모를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버스처럼 운영되다보니 여기저기 빙빙 돌면서 이동하는데 이제 조금 라왈핀디와 이슬라마바드의 차이가 느껴진다.


 라왈핀디는 구 수도, 
 이슬라마바드는 새로운 수도로서 완전한 계획 도시다. 


 그렇다보니 이정표를 보면 스트릿이름이나 지역이름이 아니라, 섹터1,섹터2 이런 식이고, 길의 도로도 바둑판처럼 나뉘어져있고 꽤 넓게 도로고 뚫려있다. 계획도시의 위엄.  지루한 미니버스 안에서 그저 창 밖으로 이 곳 저 곳을 봐야 하는데 어젯밤 쇼핑몰 갈 때 만큼이나 지루하고 오래 걸렸다. 대략 이슬라마바드만 2시간여를 그렇게 빙글빙글 돌았더니 정말 진이 쭉쭉 빠졌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는 어딘지도 모를 외딴 곳에 내려졌다. 


 '샤 패슬'을 외쳐보지만, 알아 들을 수 없는 거친 억양의 파키스탄 영어와 그네들 말만 돌아온다. 하지만 분위기상 짐작 해보건데 여기에 샤 패슬 가는 버스가 있으니 그 버스로 갈아타라는 얘기를 해주는 것 같다. 눈치 ㅍㅌㅊ?


 그리고 내린 곳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샤 패슬! " 을 외치고 다니자, 한 사람이 큰 버스를 하나 가리킨다. 그리로 가자 차장이 보였다. 낡은 녹색 버스. 서울 시내버스 만한 대형 버스였는데 물론 완전 낡아빠져서 50-60년대 만든 버스 같다. 차장에게 " 샤 패슬! "을 외치자 타라고 고개를 까딱 한다.  


 여기까지 오는 여정이 미니버스 65루피,큰 버스 25루피 850원이 들었다. 휴
 택시타면 물론 몇백루피에 편안하게 샤 패슬에 갈 수 있었겠지만 가격이 싼 대신 오래 걸리고 정말 덥고 짜증나고 지루했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이들의 사는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고 이들과 부대끼며 갈 수 있어 좋았다.




 큰 버스를 타고서 드디어 '샤 패슬 모스크'로 향하는데 이 버스도 만만치 않다. 정말 미친듯이 도는데. 재밌는것은 이제 드디어 저 멀리 거대한 모스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 눈에도 저 것이 '샤 패슬 모스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버스는 우리의 마음과는 달리 방향을 꺾는다. 그래서 또 돌고, 다시 또 샤패슬을 향해 직진하다가도 또 꺾고. 정말 나중엔 웃음이 나올 정도로 빙빙 돌았다.  그렇게 드디어 샤 패슬 모스크에 3시간여만에 도착했다. 힘겨웠다. 도착해서 보니 모스크는 웅장하기도 웅장했지만 그 모습도 독특했다.

 





 최근에 만들어진 모스크라 그런지 뭔가 약간 싸이버 펑크 틱한 느낌?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드는 독특한 외관의 모습이었다. 어쨌든 무엇보다도 그 크기에 압도되어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와~ " 소리가 절로 나왔다.


 모스크로 향하는데 우리가 들어서자마자 또 시선 집중.  모스크 안에 들어가 신발을 (무료로) 맡기고, 모크스로 들어갔는데 실내는 들어가 볼 수가 없다. 이슬람 신도만 입장가능. 결국 그저 바깥에서 웅장한 모스크의 모습만 보는 것으로 만족. 정말 큰 외관의 모습을 제외하고는 우리에겐 딱히 큰 의미가 없었지만 워낙 힘들게 도착 했기에 그래도 나와 쏘세지는 사원 이 곳 저 곳을 계속 돌아다녔다.  뭔가 힘겹게 온 노력에 비해 큰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만약 안왔더라면 후회했을 듯. 와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잠시 사원 내부의 서점 구경을 좀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사원 밖으로 향하는 길,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정말 아찔 했다. 뭐랄까 다시 그 긴 여정으로 라왈핀디에 돌아갈 여력도 시간도 없어 우리는 택시를 타고 갈 생각으로 사원 바깥 도로에 줄지어 서있는 택시기사들에게 향했다. 택시 기사에게 가격을 물어보니 한번에 400루피를 부른다. 거리를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가격. 조금 흥정 해보지만 다른 기사들은 더 높은 가격을 불러 결국 우리는 그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택시는 파키스탄의 다른 차들 처럼 낡아빠졌는데 이 택시는 정말 그 낡은 택시들 가운데서도 더 낡아빠졌다. 이게 굴러가기나 할까 싶을 정도. 굳이 택시가 몇년도 제작한것 같은 느낌이냐고 묻는다면 진짜 60-70년도에 만들어져 미친듯이 굴린 택시 느낌?! 





 한 낮의 태양은 더욱더 뜨거워진 상태.
 너무 더워서 정말 택시 안에서도 그냥 지쳐버린다.


 to be continued... 진격의 이동은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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