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06 [인도/시킴] 시킴 갱톡을 향해
▲ 안녕, 옴니 롯지! 다즐링에서 포근하게 잘 머물렀다. (물론 극도의 습도 때문에 축축했지만 ㅋ )
▲ 북적이는 다즐링 시내
▲ 빵가게
▲ 인도지만 인도같지 않은 우리의 얼굴이 보인다
체크아웃을 하고 버스를 타러 가는 길, 아침 밥을 먹기 위해 조금 일찍 서둘렀다. 배낭을 짊어지고 버스스탠드로 향하는 길, 수 많은 지프운전사들이 실리구리를 외친다. 이 곳 북부의 교통 요충지인 실리구리로 향하는 지프는 너무나도 많다. 내려가면서 새삼 놀란게 이 언덕길을 배낭을 메고 올라왔으니 이 어찌 대단하지 않으랴. 난 적당한 곳에서 밥을 먹으려고 했으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버스스탠드까지 와버렸다.
▲ 지프 정류장 산악지대 답게 지프가 제몫을 해낸다
버스 티켓을 산 곳에 가서 짐 좀 맡아 달라고 부탁하고는 곧 버스스탠드 뒤쪽 시장으로 향했다. 근데 진짜 신기한게 이 넓은 시장에 제대로 된 식당이 없다. 몇몇 식당이 있긴 했지만 그나마도 전부 모모(만두)가게다. 인도를 여행해도, 여기 처럼 모모를 많이 파는 곳은 보질 못했다. 모모의 천국은 다르질링이다. 한참을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포기하고 진짜 모모 파는 식당이라도 들어가자는 생각에 엄청 허름한 식당에 들어갔는데 그나마 이 곳은 모모 파는 식당이지만 다른 메뉴를 해준다고 한다. (다른 식당은 무조건 모모만!) 국물이 먹고 싶어 뚝바를 하나 주문했다.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은 침침한 식당 안, 잠시 기다리니 뚝바가 나왔다.
■ 시킴의 주도, 갱톡으로 GO!!!
▲ 지옥의 자리에 걸렸다. 허벅지에 걸려있는 기어
1번은 누군가 해서 2번 자리를 골랐는데, 맛없는 뚝바의 여파로 잠시 정신이 나갔나 보다. 1번 왼쪽 창가, 2번, 운전기사 였는데 2번 자리는 기어 한가운데 있다. 이건 겪어 보지도 않아도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눈에 그려진다. 이미 모든 자리를 배치가 끝난 상태. 한숨이 나온다. 그리고 오전 11시 지프가 출발하는데 역시 예상대로 기사가 기어조작 할 때 마다 나는 허벅지를 모아야만 했다. 산악도시에서 운전하다보니 빈번한 기어 조작. 그 때 마다 나는 허벅지를 꽉 모아줘야 했고, 기사도 기어 조작 하느라 힘들고 나도 비켜주느라 힘들고 서로 힘들다. 의자에는 앉았으나 다리를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정말 이러고 5시간을 간다고 생각하니 한국이었으면 지옥이라 생각했을텐데 참 웃기게도 이런것들이 익숙해져서 그냥 저냥 불편한대로 갔다.
▲ 다즐링의 명물 토이트레인도 안녕
▲ 기분 좋은 도로
북적북적 했던 다즐링 시내를 살짝 벗어나자 비포장이지만 멋진 도로를 달렸다. 산 허리를 감싸고 달리는 도로였다. 울창한 나무와 여전히 운무로 가득한 풍경. 2시간 정도 그런 산길을 달리자 이번엔 차 밭들이 펼쳐지는데 대박이다. 사람들이 분주히 일하는 차 밭. 자연스럽게 산 이곳 저곳에 자리 잡은 차 밭과 사람들의 움직임은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 했다.
지프는 계속 달리고 달려 시킴으로 접어들었다. 5시간 가량을 계속 허벅지를 꼭 오므린 상태에서 오다보니 허벅지에 쥐가 날 것 같다. 12킬로미터 남았다는 이정표를 본 지 얼마 안되 사람들이 곳곳에서 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금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 중간에 선 휴게소! 갱톡행 지프!
지프는 드디어 갱톡에 접어 드는데, 시작부터 더욱 가파른 언덕길을 달리는데 뜬금없이 평화로운 숲 길에서 대도시가 튀어 나온다. 여전히 지독한 산악 지형이라 가파른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이 곳은 도시다. 그냥 도시가 아니라 대도시다.
▲ 시킴의 주도 갱톡 도착
마치 우리나라 도시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길 거리의 사람들은 우리네 얼굴과 똑같았는데 뭐랄까 조금 두근거렸다. 도시 분위기가 맘에 든다. 지프가 한 대학교 근처를 지날 때는 진짜 대박이었다. 대학생들이 교복입었는데 역시나 여대생들의 교복은 불법이다. 인간병기. 완전 섹시. 돌아버릴 지경이다. 미니스커트와 검은색 스타킹, 그리고 한껏 멋드러지게 꾸민 여자들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졌는데 무엇보다도 인도여자들의 얼굴이 아니라 우리네 얼굴과 같은 몽골리안 계열들의 여자들이 그렇게 교복을 입고 있으니 진짜 더 이뻐보였다.
실제로 또 이쁜 여자들도 많이 보인다. 갱톡! 합격! 맘에 드는 동네다. 그리고 지프는 어느새 나 혼자 남았다. 그리고 갱톡 지프스탠드에 내려준다. 항상 낯선 도시를 도착하자 마자 느끼는.. 여긴 또 어딘가, 난 누군가
택시기사들은 버스나 그런게 없다면서 택시를 타고 가라고 했지만 그럴리가 있나, 터미널 바깥 큰 도로에 서서 손짓을 하니 봉고차 택시가 선다. 한눈에도 이 차가 이 도시에서 버스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걸 여행자의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 엠지 로드를 찾아가는 길
기사가 가르쳐준 곳이 MG ROAD라면 내가 지금 있는 위치가 어딘지 대충 짐작이 갔다. 또 바로 그 근처에 숙소들도 많이 보이고 해서 일단 지프에서 내렸다. 배낭을 잠시 땅바닥에 두고 지도를 보면서 천천히 둘러보는데 갱톡의 첫인상은 진짜 재미났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위치한 대도시. 잠시 지도를 보고 있으니 친절한 현지 남자애가 도움을 주고자 말을 걸어온다. 지금 서있는 곳의 확실한 위치를 알기 위해 물어보니 현재 위치를 알려준다.
▲ 번화가 엠지로드
갑자기 명동 같은 쇼핑가가 나왔는데 " 어라 여기 뭐지? "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명동 같았다. 이건 완전 쉼라의 The Mall St. 저리가라다. 대박이다. 이 정도로 발달된 곳이라니 나는 일단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숙소로 삼을 Morden Lodge로 찾아갔는데 숙소는 꽤 괜찮다. 숙소 가격은 600루피.
체크인을 하는데 숙박계만 적는게 아니라 여권,비자,퍼밋 복사본을 제출해야 한다. 복사 할 곳을 물으니 다행이도 근처에 복사해주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나중에 주기로 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가보니 방은 작지만 나쁘지 않았다. 일단 배낭만 던져놓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복사가게를 찾아 여권,비자,퍼밋을 복사하고 나는 복대가 찢어진터라 아까 이 곳 MG로드에 오르던 계단길에서 눈여겨봤던 수선집으로 향해서 복대 찢어진거를 꿰맸다. 제법 솜씨가 좋다.
▲ 옷수선집을 눈여겨 보다
엠지로드는 갱톡의 중심가로, 산악지형에 있는 도시에서 거의 유일하게 큰 평지로 되어있는 쇼핑가다. 그래서 큰 대로를 따라 수 많은 가게와 식당들이 자리를 잡고 가운데는 벤치들이 있어서 사람들이 쉴 수 있게 해놨는데 진짜 분위기가 너무 좋다. 갱톡이 사랑스러워질려고 한다. 사실 시킴, 갱톡이 주는 이미지가 뭔가 부탄같은 이미지라서 자연,한적함이었는데 갱톡이 너무 도시스러워서 첨에 살짝 당황했는데 또 이렇게 멋진 도시라는데서 기분이 좋다.
▲ 갱톡의 맛집 롤 하우스!
현지인들도 엄청 많고, 메뉴판은 없고 메뉴는 기본인 Vegroll 20루피, 치즈롤 30루피, 베지치즈 40루피 이런식. 일단 나는 베지치즈를 한번 주문했다.
▲ 롤롤! 롤롤! 롤롤!
▲ 번화가 엠지로드
▲ 인도에서도 또 이국적이고 색다른 곳
평지가 확보가 안되니 길은 약간 활처럼 구부러지게 되어있었는데 별 생각없이 사진 찍다보면 마치 유럽의 거리를 걷는 기분이 들정도로 도시가 이뻤다. 그리고 어느새 큰 쇼핑대로가 끝이 나는 곧이 왔다. 길은 계속 이어졌지만 큰 대로가 아니라 이제 작은 길로 연결되어있었다. 마치 막다른 골목에 이르른 느낌.
▲ 이 지역 전통의상을 입고 걸어가는 할매
▲ 세상에나 서브웨이가 있어
▲ 길의 끝자락은 한산
▲ 뜬금포 된장질
담배를 피기 위해선 숙소까지 가야될 판,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가는 길. 뭔가 갱톡의 기분 좋은 느낌을 이어가고 싶었는데 그럴 땐 역시 술 한잔이 최고!
▲ 어느새 어두워진 엠지로드
▲ 술집
▲ 럭셔리한 바 펍25
펍안으로 들어가는데 어처구니 없는게 밖에서 볼 땐 몰랐는데 안에 들어오니 왠걸 인테리어가 완전 고급이다. 2층,3층을 지나쳐 올라가니 점점 더 인테리어가 좋아지고 이미 술을 한잔 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메뉴판을 보지 않아도 꽤 비쌀것 같은 인상의 멋진 술집. 그리고 손님들은 한눈에 봐도 이 도시에서 좀 잘 나간다 싶어 보이는 잘차려입은 남자들, 그리고 또 한켠에는 엄청나게 섹시하게 생긴 두 여자가 있었는데 2명이 영어로 대화중이다. 유학파 부잣집 딸내미들인듯.
▲ 히말라야 설산의 물로 만들었다는 댄스버그 그래서 밍밍?
항상 시킴에 대해 이야기만 들어봤는데 이렇게 오니 정말 좋다. 자연을 기대한 바가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대도시라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론 즐겁다. 오길 잘 한 것 같다. 그렇게 갱톡의 첫날 밤이 흐르고 있었다.
▲ 도시의 밤은 여행자에게 센치한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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