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09 [인도/시킴] 칸첸중가를 향해 펠링으로
■ 칸첸중가를 품은 작은 마을 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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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비몽사몽 일어나 씻고 짐을 꾸렸다. 체크아웃하고 길을 내려가 지프정류장으로 향했다. 7시 버슨데 30분 일찍 와버렸다. 티켓에 타고 갈 지프 번호가 적혀있기 때문에 (자동차 번호판 숫자 4자리) 정류장 안에 주차되어있는 무수히 많은 지프를 찾는데 도무지 보이지가 않는다. 일단 무작정 기다리는데 지루한 기다림. 담배를 못피우니 더욱 지루하다. 그리고 출발시간인 7시가 되어서도 차는 보이지 않기에 매표소가서 물으니 티켓을 보여달라고 하더니 뜬금포로 티켓에 다른 차 번호를 적어준다.
진짜 요상스럽게도 차 번호를 적어주는데 아까 내가 타고 갈 지프를 찾느라고 돌아다니다가 이 번호를 본 것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이 번호를 단 차량을 찾아 한번에 가니 진짜 내 기억대로 이 지프가 맞다. 정말 나의 신비한 능력에 내가 스스로 감탄했다. 어쨌든 확인사살을 위해 드라이버에게 티켓 보여주며 물으니 드라이버가 맞다고 한다. 기억력 ㅍㅌㅊ?
짐 싣고, 차에 올랐다. 그리고 출발
아직 쌀쌀한 아침의 갱톡 공기가 상쾌하다. 지프는 내가 처음 도착해 올라오던 그 언덕길을 반대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맨 처음 이 길을 올라왔던 것이 생각난다. 언제나 이렇듯 머물던 곳을 떠날 땐 마치 정든 고향을 떠나는 기분이다. 내 평생 다시 이 곳에 올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리고 어느새 도심을 벗어나 멋드러진 나무가 가득하고 산세가 멋진 드라이브길을 달린다.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했으니 11시경 도착할터, 맘 편히 음악을 들으며 풍경을 즐겼다. 좀 달렸을까 지프는 어느 산길을 달리다 작은 가게 앞에 차를 멈춘다. 휴게소였다. 내리자마자 담배를 대놓고 피는 사람들이 있길래 신나게 2까치를 내리 폈다. 진짜 개꿀맛.
담배가 해결되자 이제 배가 출출해졌다. 간단히 때우고자 돼지고기 모모를 먹었는데 뭔가 양념없이 퍽퍽해서 나는 새끼배낭에서 항상 소지하고 있는 와사비를 꺼냈다. 그냥 먹기 그래서 와사비를 찍어먹는데 쩐다. I love Wasabi
와사비는 정말 완벽한 소스다. 모든 음식 맛을 극대화시키고 상큼하게 해준다.
좀 쉬다가 다시 지프는 출발. 한참을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보니 어느새 약간 큰 마을 도착. 느낌상 이곳이 웨스트 시킴 west sikim의 교통요지 게이징이란것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서 차를 세우고는 차를 갈아타라고 한다. 역시나 한번에 펠링까지 가진 않는다. 게이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란 것을 알기에 운전기사 말대로 지프를 갈아탔다. 지프는 언제나 처럼 맥시멈에 가까울 정도로 사름들로 가득 채운다. 조금 힘겹지만 펠링까지는 가까울꺼란걸 알기에 잠시만 참아보기로 한다. 나는 티켓을 갱톡-펠링으로 끊었기 때문에 새로운 지프의 요금은 그 전 지프기사가 내줬다.
지프는 게이징을 출발해 더욱 한전한 고갯길을 달려간다. 이름도 모를 작은 마을 몇개를 지나치며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고 드디어 나의 목적지 펠링에 도착했다.
완전 작은 마을. 제법 이 마을의 번화가 처럼 보이는 곳에 내려줬지만 말이 번화가지 그냥 아주 작은 사거리. 오면서 론리플래닛에서 봐둔 숙소가 두개 정도 있었는데 그 중 하나인 Kabur 숙소를 지나치고 사거리에 차를 세운 곳 앞에는 또 다른 점찍어둔 Garuda 숙소가 있다. 두개 다 보고 비교 해볼까 하다가 왠지 귀찮아 가루다로 들어갔는데 18새끼들 존나 비수기에 사람도 없는데 존나 비싸게 부른다. 800짜리 방을 깎고 깎아 500에 해준다는 식. 썅놈들 암튼 티벳새끼들은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듯
500루피에 숙소를 잡았다. 어차피 숙소가 거기서 거기. 보여준 방으로 가니 테라스가 기분 좋게 있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테라슨데 기분 좋은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햇볕이 잘 들지 않아서 방이 쾌쾌한 냄새가 진동한다. 일단 방에 짐을 놓고 쾌쾌한 냄새 없애려 향하나 피우고 밖으로 나갔다.
■ 작은 마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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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지리도 익힐겸 그냥 이 작은 마을을 싸돌아다니는데 큰 운동장이 나타났고, 운동장은 완전 씨끌 벅적. 아이들이 무슨 행사 준비하듯 뭔가 안무연습중이다. 대규모다. 그리고 경치보러 전망대(?!) 가려고 전망대로 향하는데 진짜 햇빛도 뜨겁고 어차피 구름껴서 풍경이 잘 안보일것 같아 그냥 새벽에 가기로 하고 다시 숙소쪽으로 와서 이번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보는데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 솔솔. 냄새를 따라 가니 작은 가게가 있다. 안으로 들어가니 아주 여중생,여고생들로 바글바글 , 모모와 베지쵸유멘 2개만 파는 곳인데 30루피 쵸우맨 냄새 작살. 이 곳이 이 동네 여고생들의 분식집인듯. 끊임없이 학생들이 몰려온다.
처음들어보는 듣보잡 맥주 Hit (90루피) 시키고 안주도 프렌치프라이드 시키고 맥주랑 맛나게 먹었다. 맥주 맛은 별로였겠지만, 왠지 기분이 너무 상큼하고 동네가 맘에 들고, 또 낮술이라 그런짓 그냥 행복했다. 이제 펠링. 인도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다. 물론 다시 되돌아가는 여정이 남았지만 새로운 여행지는 이 곳이 마지막이다. 뭔가 아쉽다.
낮술을 먹고 있으니 알딸딸하니 좋다. 더 먹고 싶었으나 맥주가 비싸 참고, 알딸딸한 기운으로 방에 돌아와 짐을 풀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향하나 더 피우고 휴식.
■ 바람소리,음악소리, 내 마음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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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에 앉아있으니 기분 좋은 바람이 분다. 혼자 있으니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
고요한 가운데 내가 틀어놓은 음악소리만 나즈막히 바람을 타고 흘러온다. 이번 여행이 아직 꽤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이 끝난 기분이다. 많은 생각이 든다. 과연 이번 여행은 나에게 어떤의미였을까. 혼자 일기정리도 하고 여행 정리도 하면서 테라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었다. 저 멀리 칸첸중가가 있다는 곳은 안개가 가득해 그저 하얀 구름만 보이지만 그저 이 곳의 평화로운 풍경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저녁이 되니 요새 계속 잘먹고 잘쉬어서 살이 다시 오르는 기분. 덕분에 배도 금방금방 고파진다. 아침,점심을 다 대충 때웠으니 당연 한 일일까. 어쨌든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아나섰다. 밖으로 나가서 윗 길로 올라가는데 불과 몇 발자국 떼지도 않았는데 식당 발견 Big Bowl 이란 곳이었다. 한번 들어가볼까 싶어 안에 들어가니 경찰들이 밥을 먹고 있다. 식당내부는 제법 깔끔한 집. 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니 가격도 리즈너블. 낮에 여길 발견했더라면 여기서 밥을 먹었을 것 같다.
이제 인도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아 한번이라도 더 인도음식을 먹고자 했는데 기름기가 땡겨서 그런지 볶음밥이 너무 먹고 싶어 볶음밥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고 맛을 보는데 깔끔하다. 맛있다는 느낌은 없으나 깔끔하게 제대로 한다는 느낌. 밥을 먹고 있으니 경찰 중에 제법 높아 보이는 사람이 말을 건넨다.
" 뺄링에 온 것을 환영한다. "
" 그래, 근데 안개껴서 아무것도 안보이네 "
" 새벽에 일찍 일어나봐 그러면 칸첸중가가 보일꺼야 "
" 그래? 몇시 "
" 새벽 4시 5시 "
" 오키도키 "
그는 친절하게 여러 정보와 함께 이곳 펠링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경찰들의 식사가 끝날 때 쯤 나도 끝나서 밖으로 나오자 완전히 어두워졌다. 작은 동네지만 그래도 가로등도 설치되어있는 제법 체계가 잡혀있는 동네다. 숙소 들어가도 별거 없으니 혼자서 그냥 걸어본다. 또 새로운 길로 한번 가본다. 야밤의 산책. 군데 군데 가로등이 밝혀져있어 혼자 이리저리 헤매본다. 늘 여행 나오면 생각해보지만 참 신기한 것 같다.
나라는 사람이
이런 먼 이국 땅에서
이런 깡촌에서 지금 걷고 있는 이 길. 이 순간.
이 곳을 모르고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 중, 나는 어째서 이 곳에 오게 되었을까 여행은 운명같다. 어두운 밤길을 혼자 한참을 산책하다가 다시 느즈막히 숙소로 돌아와 높은 곳에서 이 곳의 모습, 야경이 혹시 보일까 싶어 숙소 옥상으로 향했다. 가니 야경은 개뿔 ㅋㅋㅋㅋㅋ 시골마을에 야경이 있을리가.
방으로 와서 씻고 자려고 하니, 뜨거운물이 안나온다. 리셉션에 가서 뜨거운물 좀 틀어달라고 하니 30분을 기다리라고 한다. 샤워를 하고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일기를 쓰고 휴식. 진짜 인도일정이 끝나간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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