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12 [인도/콜카타] 콜카타 어게인 그리고 광기의 칼리사원




■ 콜카타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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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컴컴한 기차 안, 철컹철컹 거리며 선로를 거칠게 스치는 기차 소리
 밤기차는 그렇게 뉴잘패구리역에서 콜카타로 향하고 있다.

인도 콜카타 배낭여행기


 새벽 경에 빗방울이 얼굴에 들이닥쳐서 창문 닫고 잠들었다.  그리고 일찍 잠든탓에 새벽 4시경 눈을 떴다.  가장 좋아하는 새벽 시간. 창 밖으로 흩어지는 풍경을 보며 음악을 들었다. 귀에 울려퍼지는 페퍼톤스의  <새벽기차>


 선곡도 절묘했다.  하지만 음악이 주는 여행의 설레임과는 반대로 마지막 여행지로 향하는 내 기분은 그리 유쾌한 기분만은 들지 않았다. 항상 여행을 그리워 할 때, 인도 기차에서 시원한 새벽 공기를 맞으며 이름도 알 수 없는 작은 마을들의 풍경을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너무나 오랜만에 온 인도 벌써 또 마지막이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진짜 다시 또 볼 수 있을까?



 어느새 사람들도 다 딜어나고, 자리에 겨우 앉을 수 있었다.  마지막 기차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풍경 하나하나를 가슴에 꾹꾹 눌러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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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는 콜카타로 다가오면서 다시금 거세졌다. 풍경을 보는 것도 진짜 끝, 어쩔 수 없이 창문을 닫았다. 더욱 어두컴컴해지는 기차 안,  창틈으로 보이는 도시의 흔적들.   거의 정확하게 새벽 6시경 콜카타 시알다 역에 도착했다.   이번 인도여행의 첫 시작점인 콜카타로 그렇게 다시 돌아온 것이다.

 
 계속 한적하고 공기 좋은 곳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다시 온 콜카타는 생지옥이다.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 도시의 북적거림, 그리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마냥 쏟아지는 폭우.


 배낭을 챙겨 역  밖으로 나가자마자 엄청난숫자의 택시 삐끼들의 향연.  Sudder St까지 390루피까지 부른다.   하지만 내 예상금액은 90루피 ㅋㅋㅋㅋㅋㅋㅋ


인도 콜카타 배낭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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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한 녀석이 쉐어없이 나 혼자만 태워서 100루피에 간다고 한다. 거듭 확인했다. 근데 출발을 안하고 또 삐끼짓. 믿지도 않았지만 ㅋㅋㅋㅋㅋ


 계속 출발하자는 내 얘기를 묵살하고 알았다고 금방 간다고하면서 택시를 채우고 갈 생각이다. 나도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린 상태. 가만히 기다렸다.  예상대로 어디선가 손님을 델고 온다. 정말 이 새끼들은 대단한게 거짓말을 하는게 아무렇지 않게 습관화 되어있다. DNA에 거짓말 유전자가 깊숙히 박혀있는듯. 그렇게 택시를 타고 서더 스트릿으로 향했다. 그 전에 운전기사인 줄 알았던 놈은 삐끼. 이 새끼가 중간에 내리면서 거듭 100루피를 기사에게 주라고 당부한다.


 " No! "

 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존나 당황한다.


인도 콜카타 배낭여행기 저렴한 숙소


인도 콜카타 배낭여행기 파라곤

▲ 암울한 파라곤 숙소

 도로 한복판 잠시 신호대기 중에 내린 거라 뭐라 더 말할 틈도 없이 녀석은 후다닥 가버리고 어느새 택시는 다른 승객들을 모두 내려준 뒤 나를 제일 마지막에 서더스트릿으로 데려갔다. 오랜만에 오는 서더 스트릿.   내리면서 택시기사에가 50루피만 줬다.

 " 100루피! "
 " No! "
 
 나는 배낭을 둘러메고 걸었다 택시기사가  예상대로 쫒아오길래 차분하게 니 친구가 나 혼자서는 100루피, 쉐어는 50루피라고 했다라고 하자,  별말없이 사라진다.  나도 인도인이 되가는 것 같다. 어쨌든 혼자서 택시비 50루피로 꿀빨면서 서더스트릿 도착


 정말 살면서 함무라비 법전이 진리라는 걸 느낀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이제이! 거짓말은 거짓말로서 물리친다.  그리고 익숙하게 발걸음을 옮겨 숙소들이 몰려있는 골목안으로 들어가 갤럭시, 모던롯지등을 갔는데 방이 모두 FUll


 결국 제일 싼 Paragon에 가서 묵기로 했다. 맨 처음, 여기 보고 경악했는데 이제 다시 또 인도/파키스탄 거치면서 적응됐는지 방이 좋아보인다.  아마 블로그/카페 독자님들 중 이 숙소 데려가는 순간 멘붕와서 우는 사람도 몇 있을듯. (농담입니다 ㅋ)  암튼 숙소로 들어가 짐을 풀고 밖으로 나가  근처 나름 유명한 맛집인 N.V Store에 갔다. 이 집은 샌드위치로 유명한 곳.  가서 샌드위치를 시켜먹는데 정말 맛있고 배까지 부르다. 짱짱맨


인도 콜카타 배낭여행기 맛집


인도 콜카타 배낭여행기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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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너무너무 맛있었던 샌드위치, 바삭한 빵과 알맞은 속




■ 광기의 칼리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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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기차를 타고 달려와 조금 피곤은 했지만, 진짜 이제 얼마 안남은 인도에서의 시간, 1분 1초가 소중했다. 나는 모 처럼 처음 배낭여행 나온 사람처럼 바삐 움직였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가운데  에스플레네이드 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고 칼리 사원(깔리가트)으로 향했다.  콜카타의 지하철, 낡았지만 그래도 쓸만 하다. 시간이 출근시간을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럴까 지하철 안은 한가롭다. 유유자적 칼리사원으로 가는 역에서 내려 어리버리 하면서 사람들에게 "깔리가트! " 외치니까 방향을 알려준다. 


 워낙 유명한 곳이니, 역 바깥으로 나가자 곳곳에 자원봉사자인지 뭔지 사람들이 서서 길을 안내해준다. 누가 봐도 극동아시아에서 온 여행자. 굳이 물어보기도 전에 " 칼리가트는 이쪽으로 " 라며 방향을 알려준다.  아무래도 순수한 자원봉사자들인듯


▲ 칼리사원이 신성한 지역이라 사진촬영이 금지되어있어서 촬영하지 않았으며, 가는 길이나 나와서도 사진 촬영을 하지 않았다. 기분이 꿉꿉했던게 큰 이유



비를 맞으며 골목길로 해서 걸어서  깔리 사원에 도착했다.  사원에 들어가자마자 브라만을 가장한 사기꾼들이 엄청나게 삐끼처럼 붙는 가운데 무시하면서 사원한바퀴 돌고 이 사원이 유명한 이유인 의식을 보기 위해 의식을 하는 곳으로 갔다.  깔리 가트가 유명한 이유는 살아 있는 동물들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을 하기 때문.  오늘  염소를 제물로 바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의식하는 곳은 생각보다 작은 공간에 위치해있었다.


 염소를 공양하는 듯 젊은 부부가 간절한 표정으로 있고, 그 곳엔  어린 염소 2마리가 묶여있다.  그 좁은 장소 안에서는 단두대처럼 보이는 2개의 석상이 있다. 아마도 그 석상 사이에 염소 목을 넣고 위에 뭔가로 막아놓고 목을 치는 듯 보였다.  염소를 제물로 바치기 전에 한참 여러가지 의식이 치뤄진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사실 찍어도 누가 뭐라 할 사람도 없고 못찍을 것도 없지만 최대한 이들을 존중하기 위해 사진촬영은 하지 않았다.  


 기나긴  여러가지 의식들이 시작되었다. 칼을 가는 의식부터 온갖 의식을 한다.  곧 자기에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염소는 한가롭게 신전 돌틈에 살포시 피어있는 꽃잎을 뜯어 먹는다. 그리고 여러의식 끝에 염소를 그 단두대 같이 생긴 곳에 넣고 쇠고챙이로 목을 고정.   염소가 난리를 친다. 정말 이제서야 운명을 아는 듯, 요동을 친다. 
 

 그리고 칼은 정말 순식간이었다. 잠시의 틈도 없이  단칼에 내리친다. 끔찍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바닥엔 염소의 피가 흩뿌려지고 목이 잘려진 몸은 경련을 일으킨다. 그리고 머리는 무심하게 떨어져있다.  머리와 잘려진 목에서 피가 흘러나오는데 아직 따뜻한 피가 쌀쌀한 비와 만나니 김이 모락모락 난다.  


 이윽고 두번째 염소,  두번째 염소는 더 충격적이었다.  첫번째 염소의 광경을 지켜본 터라 염소의 다리가 파르르르 떨린다. 공포에 질려있다.  이 의식은 광기 그 자체였다. 마치 영화 '아포칼립토'에서 마야신전에 사람을 제물로 바칠 때와 같은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한다.


 둥둥둥둥 거리며 한쪽에서 북소리를 치는데 그 묘한 박자감과 의식들은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들며 최면에 걸린듯 기분을 이상하게 상기시킨다. 두번째 염소가 단두대에 들어가고 다시 또 단칼에 내리치는 순간 마찬가지로 목이 잘려나간 염소의 몸은 부르르르르.  


 생명을 끝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마야 문명은 사람을 저렇게 바치며 광기의 피의 축제를 벌였을텐데. 


 참 사람이란 무섭고도 아둔한 존재, 어쨌든 현대에 이르러 문명사회에서 적어도 개죽음은 면할 수 있어 다행인것 같다. 의식을 하는 브라만은 염소의 머리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받아 작은 종지에 담는다. 그리고 그 종지를 들고 사람들 앞으로 가서 이마에  피를 찍어준다. 그 의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정밀 미친느낌이었다.   광기. 요동치는 북소리. 


 종교란 이렇듯 맹목적인 무서움이 있다.  믿지 않는 자와 믿는 자와의 심리적 간격은 엄청나다.


  깔리 가트의 충격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온 나는 비를 맞아 축축한 몸을 리프레쉬하고 인도에서 마지막으로 쇼핑할 것이 있나 싶어 근처의 쇼핑몰에 가기로 했다.  대로에서 택시를 흥정해서  새로 생긴 South City Mall로 향하기로 했다. 70루피의 택시비로 그냥 무작정 흥정해서,  가까운 줄 알았는데 꽤 멀었다.  

 
 사우스 시티 몰에 도착하니 입장은 할 수 있었는데 11시부터 오픈이라고 문을 닫은 상점이 많다. 밥이라도 먹을까 싶어 맨 꼭대기 푸드코트에 가니 그래도 푸드코트는 몇개 정도 문을 열었는데 그닥 땡기지가 않았다.  그래도 쇼핑몰이라고 시원한 에어콘 때문에 축축함이 많이 가셔서 조금씩 뽀송뽀송해지는 가운데, 어느새 11시가 되어 가게들이 오픈을 하기 시작하는데 딱히 살 것은 그리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서더 스트릿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고 쇼핑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서더 스트릿으로 택시를 잡아타고 향했다.  서더 스트릿에 도착해, 혼자서 걷고 있는데 누가 갑자기 뒤에서 툭 하고 친다.
 

 " 뭐야~ " 이러면서 돌아보는데
 익숙한 얼굴이 쌩긋쌩긋 웃으며 쳐다보고 있다.

 " 오빠 안녕!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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