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13 [인도/콜카타] 재회, 그리고 인도음식의 끝



■ BEGI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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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서 툭 쳐서
 돌아보니 익숙한 얼굴이 쌩긋쌩긋 웃고 있다.

 "어!!! 너... "

 라임이었다. 바라나시에서 헤어졌던. 

 " 아니 너,, 어떻게.. "

 " 아! 바라나시에서 만난 사람이 콜카타 가서 봉사활동 한다길래 나도 할려고 따라왔지! "
 " ㅋㅋㅋㅋㅋㅋ 어때 할만해? "

 " 아니 ㅋㅋㅋㅋㅋ 못하겠어!! "
 " ㅋㅋㅋㅋ 왜? 힘들어? "

 " 아니 그냥 뭔가 사람들이 이 자체를 하나의 꺼리로 생각하는거 같아서 "
 " 아 뭔 얘긴줄 알겠어 ㅋㅋㅋ 마치 여행 코스처럼? ㅋ "


 " 응... 근데 오빠는 어땠어? 다즐링은? "
 " 말도 마,, 안개 껴서 개뿔도 못보고 근데 좋더라.. 시킴이 진짜 대박! "

 " 아 나도 시킴 가고 싶었는데 "
 " 진짜 좋아. 나중에 꼭 한달정도라도 시간을 무조건 시킴에 할애 하고 싶다 "




 우린 오랜만에 이런저런 회포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눴다. 안그래도 아침으로 간단하게 샌드위치만 먹은 터라 점심을 같이 먹을려고 하니 라임은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했다.  라임이 가고 싶어했던 곳은  가이드북에 나온  식당을 가고 싶어했다.  생각해보니 바라나시에서 가이드북에 나온 곳들을 다 가보려고 했던 라임의 행동들이 떠올랐었다.


 ' 아 맞다... 나랑 여행 패턴이 좀 안맞았지.. '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고 그래서 라임이 가고 싶어하는 식당으로 가는데 이 곳이 진짜 비싼 레스토랑. 솔직히 고민되었지만 인도 떠나기전 돈도 조금 남았고 이 정도는 그 동안 나름 고생하며 돈을 아꼈으니 한번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아 흔쾌히 갔다.



 우리가 향한 곳은 서더스트릿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헬리' 





■ THIS IS INDIAN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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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고층의 잘빠진 호텔 건물 안에 위치한 아헬리는 호텔 문에 들어서자마자 움찔 할 정도로 잘 꾸며진 1층을 지나 2층에 위치해있었다. 식당안으로 들어가는데 식당도 삐까뻔쩍하다. 진짜 비싸 보인다. 시간이 애매해서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는데 한켠에 자리 잡고 앉아서 메뉴판을 보는데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다.






 메뉴 하나당 어지간 하면 1000루피다. 한국돈으로도 2만원.  인도임을 생각한다면 거의 메뉴 하나당 10만원 느낌?!

 메뉴를 보고 뭘 먹을까 하다가 라임이 여기는 탈리랑 게커리가 유명하다고 해서 나는 탈리, 라임은 게커리를 주문했다. 물론 그렇게 시켜도 둘이 맛보며 나눠먹겠지만 말이다. 


 레스토랑 안에 앉아 둘러보니 큰 수족관이 있는데 이 수족관을 통해  옆 레스토랑이 보이는데 그 곳은 뷔페다. 차라리 이 돈으로 뷔페가서 배터지게 먹어 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번 진짜 비싼 인도음식 맛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음식이 나오기 까지 라임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오랜만에 보는 라임의 기분 좋은 미소. 이쁜 아이다.




 시간상으로 따지면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옛 친구를 본 것 마냥 반갑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보니  곧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음식이 서빙 되는데 엄청 맛깔나보이고 고급스럽다. 탈리가 1250루피라니.....  어떤 느낌이냐면 약간 비유가 어색하겠지만 김밥하고 떡볶이 먹으로 갔는데 가격이 125000원 정도 나온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정말 화려하게 잘 나왔다. 게커리도 어마어마 했다.  우리는 본격적인 먹방을 시작하는데,  나는 탈리 안에 여러 종지 안에 담긴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맛을 보는데 왠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너무너무 맛있었다.  어떻게 이 정도로 맛있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내가 맛있다고 먹은 인도음식은 쓰레기다 싶을 정도로 정말 돈이 안아까웠다. 맛보고 나니 돈이 하나도 안아까운데 농담아니고 진짜 쩐다.


 특히, 양고기를 갈비찜처럼 푹익혀서 양념에 재운 거는 진짜 입에서 고기가 양념과 어울어져서 살살 녹는데 원래도 양고기를 좋아하지만 아마 이 걸 사람들이 먹는다면 왜 양고기 맛들이면 다른 고기를 먹지 못한다고 하는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이건 맛있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정말 하나하나 모두 맛있었다. 



▲ 양고기 갈비찜. 진짜 안먹어본 사람 불쌍함


 라임도 함께 나눠 먹는데 라임도 진짜 너무 맛있다며 난리, 라임이 주문한 콜카타의 명물 게커리도 맛보는데 와우!  태국의 뿌팟붕카리의 원조답게 진짜 레전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으로 그 동안 인도음식을 무시한걸 사과하고 싶어졌다.  솔직한 심정으로 나는 인도음식 맛있지. 근데 뭐 별거 있어? 다 그냥 커리에 졸인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다양한 식재료를 다양한 방법, 다양한 향신료로 요리해서 정말 각기 너무나 다채롭고 맛있는 맛을 냈다.



 다 먹어가는데 진짜 배터지게 맛있게 먹는데, 탈리에 딸려 나온 것 중에 왠 바나나잎에 싸져있는게 있었다. 맨 처음 음식 나오고 나서 생각한게 디저트겠거니 생각하고 중간에 열어보니 왠 흰색으로 된 떡같은게 들어있길래 밥 다먹고 먹어야지 생각하고 마지막에 먹는데 그 배부른 와중에도 진짜 눈물이 흐를 뻔. 알고보니까 디저트가 아니라 생선살을 으깨고 다져서 만든건데 더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그냥 완전 생선살이 입에서 살살살 녹는데, 양념과 어울어져서 세상에 뭐 이런 맛이 있는지. 나는 이 날부터 인도음식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정말 넓은 땅에 다양한 민족, 다양한 식재료, 다양한 조리법등이 어울어져서 너무나 환상적이다.


 라임과 나는 음식이 나오곤 그냥 연신 감탄사만 나올 뿐 대화도 없이 폭풍흡입.  그렇게 완전  배터지게 감탄하면서 먹고 계산하는데 3500루피.  한국돈으로 70000만원.  




 대박이긴 하다. 인도물가로 7만원이면 아마 밥먹고 거의 몇십만원 낸 격이니 말이다. 중간에 밥이 모자라서 밥을 한번 시켰었는데 계산서를 보니 그냥 공기밥이 355루피, 작은 미네랄워터가 55루피 미친 가격이다.  하지만 너무 맛있어 후회는 없었다.  이런것도 한번 먹어봐야지.  두번째 인도만에 이런걸 다 먹어본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나와서 우리는 소화도 시킬겸 돌아다니는데 정말 이번 여행에서 처음 느껴보는 배터져 죽을 것 같다는 기분.  라임과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내가 오늘 마지막 밤이라는 것을 알고 라임이 많이 아쉬워한다. 사실 콜카타가 두번째다보니 딱히 땡기는 것도 없고 오히려 인도영화를 한번 더 보고 가고 싶어서 영화를 보러 가자고 이야기하니 라임이 흔쾌히 오케이 한다. 라임과 함께 영화관을 찾아갔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는건 덤이었다.




 서더 스트릿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영화관이 있어서 사람들에게 Cinema를 물어물어 극장을 찾아가니 멀티플랙스가 아니라 딱 영화 1편만 상영중, 이제 마지막날이라고 그동안 아낀 인도 돈 쓴다고 처음으로 좌석도 제일 좋은데서 보자고해서 제일 비싼 Box석에 갔다. 그래도 125루피, 2500원 이들에겐 큰 돈이겠지. 




 영화는 인도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겐 익숙한 미남배우 사히드 카푸르가 나오는 영화였는데 전형적인 맛살라무비다. 이전에 봤던 그랜드 마스티 보다는 볼만 했다. 시원하게 에어콘이 나오는 박스석에 앉아 즐거운 영화를 보는데 마지막날이란 생각이 안들게 즐겁다. 아마 혼자가 아니라 라임과 함께 있어서였을까.


 영화내용은 간단히 말해, 영웅이 되고 싶은 남자가 있는데 어쩌다 경찰을 사칭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영웅이 되었으나 사실은 경찰행세 하는 가짜. 재밌는 영화였다. 어느덧 영화를 다 보고 바깥으로 나오니 저녁은 사람들로 더욱 북적였다. 인파속에서 담배 한대 피며 서있다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 무수히 많은 인파 속, 우리 둘


  과연 내 평생 이 곳을 걷고 이 곳에 또 올일이 있을까 무한한 아쉬움이 나를 감싼다.  라임과 함께 숙소 있는 곳으로 돌아와 마지막 밤 아쉬움속에서 우린 와인샵에 가서 맥주를 사서 그냥 내키는대로 길거리에 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맥주를 한잔 했다.  여전히 수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돌아다니는 그 골목.  그저 라임과 단 둘이 긴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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