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3. 쉐어하우스 찾아 삼만리
전날 워킹 속성 과정으로 어느 정도 앞으로의 생활이나 당장 우리가 해야 될 것들에 대한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캄캄했던 앞날에 한줄기 빛이 내리는 듯 했다. 일단 비싼 백팩(게스트하우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쉐어하우스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여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냈던 것도 잠시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마냥 여행하면서 지낼 수는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다른 이들처럼 철두철미하게 준비를 해온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말그대로 돈도 정보도 쥐뿔도 가진게 없었기 때문에 당장 들어가는 돈부터 줄여야만 했다. 아무리 싼 백팩(게스트하우스)이라도 20불이상은 하기 때문에 일주일이면 140불 결국 평균 100-130불 정도하는 쉐어하우스로 가는 것이 나았다. 게다가 확실한 주소가 생기고, 끼니를 해결하는데 있어 부엌 쓰기가 편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돈을 절약하는데 좋았다.
여기서 잠깐 쉐어하우스 개념잡기.
일반적으로 호주에서 흔히 많이 쓰는 개념이 렌트와 쉐어하우스다.
렌트는 말그대로 집을 빌리는 거다. 집을 통째로 빌려서, 통신비부터 수도세,전기세등 각종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 액수도 크고, 보증금 이른바 Bond 본드비가 그에 비례해서 커지기 때문에 처음에 지출이 엄청나게 크다. 게다가 계약기간도 장기기 때문에 이 곳에서 한지역에서 대학교를 다닌다거나 회사를 다닌다거나 하는 식으로 오랜동안 터를 잡고 살아간다면 렌트가 정답이다.
그 다음으로 쉐어하우스.
역시 말그대로 쉐어(공유)를 하는 것인데, 쉽게 얘기하면 한 집이 있다면 그 집안에 이미 살고 있는 이들과 모든 걸 쉐어 해서 쓰는 것이다. 통신비,수도세,전기세 등 물론 이 것들을 쉐어한다고는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실 소유권을 가진 집주인 혹은 집을 렌트한 집주인들에게 1주치 혹은 2주치 방값을 내는 것으로 그 모든 걸 대치한다. 결국 주당 100불짜리 쉐어하우스가 있다면 그 안에 방값부터 물세,전기세,인터넷요금 등이 모두 포함되어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인이 오너로 있는 이른바 한국인 쉐어하우스의 경우고, 오지 (aussie 호주인을 일컷는 말)나 서양애들 쉐어로 들어가게 되면 각종 공과금 즉 Bill 빌을 따로 더 내기도 한다.
이것이 간단한 개념정리이고 나중에 따로 자세히 한번 소개를 해볼까 한다.
어쨌든 전날 천사같은 그 한국남자가 우리에게 지도책을 하나 선물로 줬는데, 퍼스의 모든 도로가 자세히 나와있는 자동차용 지도였다. 사실 쉐어하우스 정보를 보고 집주소를 안다고 해도 어떻게 찾아가는가가 막막한데, 그 지도는 구세주 같은 것이었다. 사실 이 곳에 처음 온 외국인이 동네 이름, 주소만 듣고 그게 어디에 붙어있는지 알고 찾아간단 말인가. (물론 요새는 구글맵의 힘을 빌릴수 있지만) 지도책이 있기에 마음이 든든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쉐어하우스를 구하기 위해서 쉐어하우스 정보를 얻어야만 했는데 역시나 호주에 아무 정보 없이 온 이상 굉장히 막막했다. 쉐어하우스를 구해야 된다는 건 알았지만 어디에 가서 쉐어하우스 정보를 본단 말인가, 역시나 어제 그 천사같은 이들이 대충 가르쳐주었는데 시티(완전 시내)에 몇몇 사람들이 많이 찾는 식당,가게 등에 쉐어하우스 정보가 붙어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더불어 퍼스에서 한국인들에게 굉장히 유용한 사이트인 다음카페 '퍼스, 참을 수 없는 그리움(이하 퍼참)'을 알려주었다.
맨 처음 퍼참을 알았을 때 얼마나 든든 하던지, 도대체 무얼해야하고, 어디서 방을 구해야하고 고민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답이 있었다. 피씨방에서 퍼참을 보니, 한국에서 이미 퍼참을 알아서 미리 방을 구하고, 여러 생활정보를 알고 오는 이들이 많았다. 나는 호주에 와서야 알았지만 그래도 어제 그들 덕분에 빨리 알았다는 생각에 참으로 기뻤다. 간단한 팁을 알려주자면 퍼참에서 쉐어하우스 정보들을 종이에 메모할때는 차비가 비싸기 때문에 어떤 한 지역에 가면 그 지역에 나온 집들을 쭉 보는게 돈이나 시간 절약하기에 좋다. 따라서 메모 할 때 반드시 지역별로 분류를 하는게 좋다. 어느정도 쉐어하우스 정보를 모은 후에, 본격적으로 방을 구하기로 했다. 그리고 미처 처리 하지 못한 일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아침일찍 일어나 나는 분주히 준비를 했다. 물가도 비싼 나라에서 꾸물꾸물거리는 순간 다 돈이란 생각에 일어나자마자 샤워하고, 오늘 처리해야 될일들을 점검했다. 그렇게 준비를 다 끝마친 순간까지도 애들이 일어나질 않았다. 혼자라도 빨리 나가서 처리하고 싶었지만 또 그러면 너무 정이 없어 보여 애들을 깨워서 샤워하라고 하고 빨리 나가자고 보채자, 밍기적 거린다. 내가 여기 와서 또 이렇게 애들 뒤치닥거리를 하나 하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도 가져보지만 좋은게 좋은거란 생각으로 또 한번 참아본다.
어쨌든 그렇게 아이들의 늑장으로 아침 9시가 되어서야 겨우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나오자마자 숙소 앞에 있는 무료버스 CAT을 타고 시티로 나왔다. 첫 날은 밤에 도착해서 아무것도 못했으니 제껴두고서라도 오늘은 두번째 날이나 마찬가지다. 어제 지도를 보면서 한참을 돌아다닌 덕택에 대충 도시의 윤곽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확실히 여행 경험이 도움이 된다. 밖으로 나왔는데 오늘도 H군은 맨몸으로 나왔다.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까지 맨몸으로 나오는게 눈에 거슬려 한마디 할려다가 굳이 여기까지 와서 내가 남한테 잔소리 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냅뒀는데 영 거슬렸다.
일단 버스를 타고 Murray St 머레이스트릿, 쪽으로 왔다. 이 곳이 시티에서도 완전 중심부가 되는 거리였다. 원래는 쉐어하우스 정보 좀 구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하려고 나왔는데 피씨방을 찾아가려다가 우연히 이민성을 발견해서 비자라벨을 받기 위해서 이민성으로 들어갔다. 사실 받아도 그만이라는 비자라벨이지만 역시나 여권 한켠을 채우고 싶었다. 우린 이민성으로 들어갔는데 대기표를 받고 비자라벨을 받으려고 기다리는데 존나 어이없게도 H가 지 여권도 안챙겨 나온거다. 아....씨발..
업데이트)
당시는 머레이 스트릿에 이민성이 있었으나 2011년 현재는 웰링턴 스트릿, 하버타운 오른편쪽 건물에 있습니다. 퍼참등에서 위치는 가볍게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타국에서 자기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이며, 잊어먹으면 좆돼는 물건중 하나기에 여행중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여권인데 정말 이해가 안됐다. 아무리 외국에 안나와봤다고 해도, 아니 안나와봤으니 오히려 긴장해서 잘 챙겨야되는데 도대체 뭘 믿고 저러는지 이해가 안갔다. 솔직히 비자라벨 안받아도 상관없는거라 뭐 상관은 없지만 또 이 자식이 남들 또 하면 해야하는 성격인지라 (그런 주제에 준비도 하나도 안하고 ) 여권을 가지로 숙소로 간다는 것이다.
그래, 여기까진 좋았다. 근데 갑자기 하는 말이 여기서 숙소까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는거다. 존나 벙쪄서 멍하니 쳐다보다가, 지도를 펴서 지금 있는 곳이 이곳인데 나가서 코너를 돌아서 저쪽으로 가면 캣타는게 있는데 이 곳에서 캣을 타고 몇번 정류장에서 내리면 숙소다. 라고 알려주고 혹시나 병신처럼 길 건너편에서 잘못 탈까바 여기는 자동차 진행방향이 반대니까 반드시 길 건너서 타고 가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와 W군은 비자라벨을 받기위해서 계속 기다리는데 한 10분정도 있다가 온거다. 왜이렇게 빨리 왔나 했더니 캣 타는 곳을 못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길을 잘 못 알려줬다고 지랄을 하는거다. 내가 알려준데로 갔는데 캣타는 곳이 없다며 따지는거다.
존나 어이 없어서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지도를 펴서 일러주면서
" 잘 봐 내가 여기서 코너 돌라고 했지?"
" 어! 근데? "
" 저 쪽으로 쭉 가서 보면 저 쪽에 노란색 캣 타는 곳 보이지? 봐봐 저기 있잖아 "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담배한대를 피며 다시 이민성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좀 기다려 W와 나는 비자라벨을 받았다. 그리고 계속 H군을 기다리느니 좀 돌아보자고 머레이 스트릿을 걷다가 ANZ은행이 또 보여서, ANZ은행 안으로 들어가 계좌를 만들기로 했다. ANZ계좌를 트고 나서 W군과 H군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H는 겨우 숙소갔다와서 여권가지고 와서 이제 이민성에서 비자를 받고 나오는거다.
나와 W는 ANZ계좌를 이미 텄으니 시간 절약상 우린 피씨방에 가서 쉐어정보를 좀 알아보고 있을테니 계좌 트고 피씨방으로 오라고 하자, 같이 가달라고 하는거다. 짜증나서 드디어 폭발했다.
" 야 니가 아침에 맨몸으로 여권도 안챙겨나와서 그런건 좀 문제 있는거 아니냐? 아침에도 밍기적 나와서도 암것도 안들고 나와서 그러더니 너 왜 그러냐? "
이렇게 시작한 폭발은 계속 돼서..
난 흥분해서 소리치기 시작했다.
" 야 나도 니들이랑 여기 첨 왔어. 내가 퍼스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우리 같이 공항에서 여기 와서 같이 돌아다녔는데 내가 왜 너한테 길을 가르쳐줘야되는데 나도 너네처럼 여기 처음 온 사람이라고, 나 같으면 미안해서라도 은행 후딱 갔다가 그냥 오겠다. "
이렇게 폭발을 하자.. H군 너무 어이 없게도..
"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존나 생색 내내 " 라고 말하곤 은행으로 갔다.
존나 어이없는 새끼.
뭐 이런 새끼가 다 있나 싶었다.
에휴 씨발 내가 참아야지..
그렇게 H는 ANZ에 계좌를 트로 가고, 나와 W군은 제일 싸다는 피씨방을 찾아 배럭 스트릿으로 향했다. 퍼참에서 쉐어정보를 보러 들어갔는데 왠걸 가입까지 했는데 등업을 안해서 정보를 못보는거다, 결국 굉장히 미안하게도 어제 도움 받은 그 한국인에게 W군이 전화해서 아이디 좀 알려줄수 있냐고 해서 그 사람의 아이드를 빌려서 퍼참에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만약에 누가 나에게 똑같은 부탁을 한다면 절대 들어주지 않을 거여서 그러지말라고 했지만 의욕넘치는 W가 그래도 그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 그렇게 빌려서 우린 드디어 퍼참에 쉐어정보들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막 호주에 도착한 햇병아리인지라 널려져 있는 쉐어정보를 보면서도 잘 감이 안잡혔다. 용어부터 지역이름까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프리존은 뭐고, 1존은 뭐고, 뭐가 뭔지 쉐어란게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턱이 없으니 전혀 무감각. 일단은 올라온 정보들을 싸그리 종이에 적고 일단은 1존이라는 이스트빅팍 지역을 둘러보기로 하고 이스트빅팍 지역에 집들 5-6군데에 연락을 했다.
여기서 잠깐 쉐어 정보 용어 정리 (In Perth)
Freezone 프리존 : 완전 시내, 프리존안에서는 무료버스인 CAT캣이 다니며,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도(버스등) 무료다.
1 Zone : 1존,2존,3존 이런식으로 존을 나타낸건 시내 중심부에서부터의 거리다. 보통 1존~2존 이내에 거의 모든 워홀러들이 살며, 2존이상 부터는 약간 먼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됀다. 실제 거리는 가까운 거리지만 (서울에 비교하면) 체감 상 거리는 굉장히 멀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1존 정도가 무난 한 거리다. 트레인 기준으로 보통 2-3정거장. 우리가 전날 도움 받았던 한국인이 사는 곳 Maylands도 1존이다.
2Section : 프리존과 1존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1존보다 교통비가 저렴하다. 보통 많이 가까운 2섹션은 시티에서 걸어 다니기도 한다. 대략 걸어서 15-20분
개인적으로 2섹션은 애매해서 좋아하지 않음. 아예 2섹션 보다는 집값이 싼 2존이 차라리 낫다고 봄.
Unit 유닛 : 같은 모양의 건물들이 모여 있거나, 일렬로 붙어 있는 형식의 집.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면 연립주택의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별로 중요하지는 않은 개념이다. 어차피 개별 유닛은 개별 집이나 마찬가지. 그저 유닛이라고 말하면 똑같은 집이 여러채가 모여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Flat 플랫 : 영국식 영어로, 아파트를 뜻한다.
House 하우스 :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외국식 주택. 단독주택이다. 만약에 이 하우스가 똑같이 생긴게 여러개가 모여있으면 그게 유닛이 되는거다. 그때부터는 하우스라고 하지 않고 유닛이라고 한다.
그렇게 쉐어하우스 정보를 정리하고 연락하고 하니 H가 은행계좌를 트고 왔다. H까지 오고나서 우리는 인터넷으로 TFN(텍스 파일 넘버, 납세자번호)을 인터넷으로 신청을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쉐어를 구하기 위해 집중해야할 때. 이스트빅팍(East Victoria Park 줄여서 이스트빅팍이라 함)에 연락한 집들 중에 한 집주인이 마침 시티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데려간다길래 만났다. 체구가 작은 한국여자였는데 사실 퍼스지도책을 들고 있다지만 도대체 이스트 빅팍을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모르는 이 햇병아리들에게 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몇번을 타고 이스트 빅팍을 가야하는지 등을 알려주었다. 어쨌든 그 여자를 따라 그 여자가 렌트하고 있는 집에 갔다.
버스를 타고 도착해서 좀 걸어서 아담한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동네. 그렇게 처음으로 우리끼리 처음 가 본 집이었다. 집이 조그맣고, 가격이 생각보다 비싼 듯 했다. 만약에 어제 그 한국인에게 이런저런 개념정리를 받지 않았다면 이 집이 좋은집인지 비싼집인지는 나중에서야 알았겠지만 대충 가격대나, 집 크기, 방 등에 대해서 설명을 들은 터라 보니까 시설에 비해 비싼 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정말 어제 호주 속성과정을 제대로 한 기분.
처음 본 쉐어하우스@이스트빅팍
어쨌든 그렇게 처음 집을 보고 나와 인근의 집 몇군데를 더 보고 나서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다. 그리고 여세를 몰아 시내에 있는 집들도 몇군데 더 봤다. 딱히 맘에 확 하고 와닿는 집이 없었다. 감이 안잡혀서 그런것도 있었지만 정말 좋은집이 없었다. 그래도 오늘 하루 스스로 퍼참에서 정보를 얻고, 어제 받은 그 퍼스 지도책을 들고다니며 대략 퍼스의 윤곽도 파악하고 호주 주소 체계도 파악하고 했기 때문에 나름 보람있는 하루였다.
오늘 하루 돌아다니며 퍼스에서 무수히 많은 한국인들이 집을 렌트해서 쉐어생들을 구하는 사실에 깜짝 놀랬고, 또 주소만 알면 이제 막 도착한 햇병아리들 조차 집을 찾아 갈 수 있는 이 간단한 주소체계에 깜짝 놀랬다. 불과 이틀만에 절망,깝깝함 보다는 앞으로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 였다.
밤에 백팩(게스트하우스,여행자숙소)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가며 눈여겨봤던 이탈리아 피자집에서 큰 피자를 한판 사고, 근처 보틀샵(술을 파는 가게)에서 맥주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조촐한 우리끼리의 파티를 열기로 했다.
피자를 사들고 가는 길에 우리 세명의 대화가 아직도 기억에 난다.
지금 이 피자를 3명이서 큰 맘 먹고 돈을 모아서 샀지만 몇달 뒤, 1년뒤, 2년 뒤에 이 피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먹게 되는 날 함께 이 피잣집에 와서 맥주도 먹고 저들 처럼 즐겨보자고.
오늘 하루 섭섭하고 서운했던것도 풀고, 오늘 하루일들, 내일 일들에 대해 얘기하며 술을 마셨다. 여행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지만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기에 매일매일이 배움의 나날들. 내일은 또 뭘 배우고, 알게 될까. 즐겁다.
포스팅 후기 2011년)
내용 추가와 정보 업데이트를 하면서 글을 읽어보니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포스팅 끝 부분의 내용처럼
이제 저 피자보다 비싼 것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사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집에서 먹을 수도 있는 미트파이 같은 것들 6개에 3-4불이면 마트에서 사다 먹는데도 밖에서 배고프면 그냥 지나가다 1개에 7불이라도 사먹습니다. 호주 물가에 완전 적응하고 또 돈에 구속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 날이 왔지만 다시 돌아와 3명이서 저 레스토랑에서 피자 가게에서 술 한잔 하자고 했던 약속은 지켜지지가 않았네요. 좀 아쉽습니다. 계속 수기 읽어보시면 아실듯.. ㅠ,ㅠ
어쨌든 워홀 준비하시는 분들, 제 개인적인 수기이지만 준비하시는 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움 받으셨다면 추천 부타드립니다. 가입하신 워홀 카페 같은데도 좀 추천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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