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114 [인도/콜카타] 잘있거라 인도여!




■ 뒤늦은 뱅갈음식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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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엄청나게 아쉬운 마음에 나갈준비를 했다. 배낭을 싸는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아쉬운지 모르겠다. 평소와 다른 마음이다. 왠지 태국은 더이상 여행 느낌이 나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짐을 싸고 시간이 애매해서 먼저 밥을 먹으로 가기로 했다. 



▲ 손으로 먹어줘야 제 맛

  어제 아헬리에서 완전 삘 받아서 진짜 한번이라도 더 맛있는 뱅갈요리를 먹어보겠다는 마음으로 근처에 있는 뱅갈요리 식당. 프린스로 향했다. 진짜 농담아니고 뱅갈 음식에 완전 반해버렸다. 식당안으로 들어 가서 더 볼 것도 없이 콜카타의 명물, 징그리(새우) 말라이 커리를 시켰다. (정확히는 징그리 말라이, 인도에는 커리라는 음식이 없다 ) 



 곧 음식이 나오고, 맛을 보는데 진심 완전 맛있다.  어제와는 또 다른 맛. 기가 막힌 맛이다. 이걸 이제야 알았다니 진짜 눈물이 날 것 같이 맛있다. 이 맛을 모르고 사는 수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니 행운아처럼 느껴질 정도. 너무너무 맛나게 밥을 먹고 돌아와 숙소에서 남은 짐정리하려고 갔다. 꿉꿉하고 더운 방에 들어가기 싫어 잠시 바깥에 앉아있는데 왠걸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마날리에서 바쉬쉿 갔을 때 만난 한국 사람을 만났다. 담배잎으로 티를 끓여먹던 바로 그 사람. 반가워서 서로 서서 이런저런 얘기하는데 놀랍게도 이 분도 콜카타 3일째라는데 이제서야 본 것이다.  진짜 같은 숙소에 머물고 있었는데도 이제서야 마주치다니.  반갑게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니 2시에 첸나이로 향한다고 한다. 나도 오늘 떠나는데. 참 인연도..


 나는 일단 방으로 돌아가 마지막으로 짐을 모두 챙겼다. 그리고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와 짐을 맡겼다. 그가 나왔다. 이 사람의 이름은 현이라고 하자.(가명)



▲ 인도에서는 이렇게 우연히 마주쳐야 제 맛. 옛날 인도여행 생각난다


  현과 서로 남은 시간을 보내야 했기에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둘 다 콜카타에서 아직 보지 못한 빅토리아 메모리얼을 보기로 했다. 사실 나름 콜카타의 메인이었는데 나는 이걸 아껴두었던터. 현과 빅토리아를 가기로 하고 딱 있는데 라임이 숙소로 찾아왔다. 


 " 너 빅토리아 메모리얼 가봤어? "
 " 아니.. "

 " 갈래? "
 " 어~ "

 이렇게 3명이서 빅토리아 메모리얼로 향했다. 걸어서 꽤 걸리지만 못 걸을 거리도 아니라 걸어갈려다가 3명이니까 택시타고 가려고 택시 흥정.  얼마나 가까운지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가 50루피를 부른다.  진짜 가깝나 보다 생각했는데 왠걸 택시를 타고 가다보니 생각보다 꽤 먼거리였다.  걸어갔음 큰일날뻔



 빅토리아 메모리얼 가까이 가자, 저 멀리 흰색의 멋진 건물이 나타났다.  흡사 타즈마할을 보는 듯한 기분.


 멋있었다.


 도착해서 입장료를 끊고 들어갈려니 생각보다 비싼 150루피 (현지인 10루피).  마침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잘 꾸며진 공원을 지나 건물로 향하자 진짜 멋졌다. 가까이서 보면 볼 수록 타즈마할을 보는 듯한  기분이었는데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타즈마할을 따라 잡기 위해 영국이 필사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본인 타즈마할에 미치지는 못한다. 타즈마할이 얼마나 멋진 건물인지 새삼 느낀다.  안에 들어가니 영국풍 느낌의 건물이었는데 옛날 역사를 기록한 사진들이나 유물들이 보였다.  잘 꾸며진 갤러리들.  우린 갤러리 구경을 한참을 하고 건물 안을 구석구석 돌아봤다.





 마지막날 치고는 평온한 기분으로 구경을 마치고 건물 바깥으로 나갔다.  건물 안에서 돌아다닐 때부터 건물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정원이 너무 멋지다 생각했는데 바깥으로 나오니 정원이 너무 잘꾸며져 있었다. 작은 호수는 흰색의 우아한 건물과 조화를 이루고 널직한 정원 곳곳에는 공원이 잘 꾸며져서 여기저기 연인들이 밀애를 속삭이고 있다. 진짜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딱!



 3명이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한참 나누다가, 점심이나 함께 먹고 헤어지자고 얘기가 나와 뭘 먹으로 갈까 고민고민하는데.  나 뿐만 아니라 라임,현 3명 모두 뱅갈요리에 반쯤 미쳐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걸어다니는 가이드북, 라임이 그렇다면 갈 곳이 있다며 가이드북에서 본 식당을 얘기한다.  식당이름은 <보조하리마나>


 옛날 유명했던 인도영화제목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우리는 뱅갈요리를 먹을 생각을 한 뒤로 굼떴던 동작이 엄청나게 빨라졌다. 재빨리 빅토리아메모리얼에서 나와 택시를 잡았다. 라임이 가이드북을 보니 그 식당은 에스플레네이드 근처에 있다고 얘기를 해주는데 혹시나 하고 택시기사에게 "보조하리마나" 아냐고 물어봤더니 아무렇지 않게 안다고 한다.


 택시기사가 이름 대면 알 정도의 식당!!!!!!!!!!!!!!!!!!!!!!!!


 비가 더욱 거세게 쏟아지는 가운데 우린 보조하리마나에 갔다. 잠시 헤맸으나 너무나 간단하게 사람들에게 '보조하리마나'를 외치자. 손쉽게 알려준다. 식당에 가기 전 부터 기대감 만땅. 드디어 보조하리마나에 들어섰다. 2층으로 올라가자 생각보다 꽤 작은 공간에 식당이 나타났는데 비좁은 건물은 1층은 주방, 2층은 식당으로 쓰고 있었다.  작은 공간이지만 엄청 깔끔하고 에어콘을 빠방하게 틀어놓아 제법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아침에도 먹은 징그리 말라이 한번 더!  그리고 현은 다른 메뉴를 먹는다며 Jab으로 시작하는 어떤 음식을 시켰다. 그런데 왠걸 나중에 음식이 나오니 3명 모두 같은 음식. 이때부터 병림픽 시작.  직원을 불러 우리는 다른 메뉴를 시켰다며 물어보자 맞게 나왔다고 한다.


 음식 하나를 가리키며  이건 뭐냐? 물었더니
 징그리 말라이


 이건?
 Jab 징그리

 뭐지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씨발 이건 비빔밥 2개가 나왔는데 한개는 비빔밥이고, 한개는 냉면인 상황. 두 메뉴 모두 맛은 똑같다. 진짜 미쳐버릴 노릇. 어쨌든 계속 뭐라해봤자 뭐하나.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데 진짜 대박 맛났다. 미쳐버릴 것 같다.  새우가 정말 두툼해서, 새우의 두툼한 살과 양념의 조화는 게임 끝. 



 진짜 콜카타 지옥같다 하지만 이걸 다시 먹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인도를 가게 되면 콜카타에 또 오겠다고 마음 먹는 순간이었다. 진짜 맛있었는데 양이 적어 우리는 다른걸 먹어보려고 웨이터한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음식을 가리키며 이건 뭐냐고 물으니  징그리 말라이라고 한다.


 그래?
 ㅋㅋㅋ
 그럼 Jab 징그리를 줘!

 왜냐하면 우리 생각엔 Jab 징그리라는 음식이 안나왔단 말이다. 3개 모두 징그리말라이를 가져다 줬잖아.


 음식이 나와보면 진실을 알겠지 싶었는데 왠걸 미친... Jab 징그리 달라고 하니 또 징그리 말라이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버릴 지경, 메뉴에는 분명 다른 음식인데, 어쨌든 그래도 맛있으니까 참는다. 우리는 다시 또 징그리 말라이를 폭풍흡입했다. 진짜 밥에다 썩썩 양념을 비벼먹는데 간장게장은 진짜 게나 줘버려야 될 맛이다.


 이건 밥도둑도 이런 밥도둑이 없다. 진짜 농담아니고 죽기전에 꼭 콜카타에 가서 징그리 말라이를 먹어보길 바란다. 이제까지 먹은 인도음식은 음식도 아님.  즐겁게 밥을 먹고 계산을 할려고 계산서를 달라는데 왠걸 ㅋㅋㅋㅋㅋㅋㅋ 



개새끼들. 전부  징그리 말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발새끼들!!!  암튼 그래도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고 나와서 현의 기차시간 때문에 급하게 가고  나와 라임 둘만 덩그러니 남았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인도를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도 마지막으로 혹시 뭐 살만한게 있는지 쇼핑할까 생각했는데 라임도 쇼핑을 좀 한다고 한다. 다행이다.


  라임은 내가 델리에서 대박쳤다는 쇼핑센터 얘기를 들었던 터라, 이 곳에도 그 지점이 있다는 걸 알고 내가 델리에서 갔던 그 정부운영 쇼핑몰 센트럴 코티지 인더스트리 엠포리움 가려고 하는데  라임이 미리 알아보니 마이단 역에 있다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마이단 역으로 향했다. 단돈  4루피.



▲ 갈증엔 라임 워터




 마이단 역에 가서 찾아헤매는데 도무지 쇼핑몰이 안나온다. 구글지도까지 동원해보나 구글지도가 엉뚱한 곳을 계속 표시한다. 빡친다. 

 " 야 너가 잘못안거 같은데...."
 " 아니야. 내가 검색했더니 여기있다고 했어 "

 혹시나 해서 나는 아이폰을 켜서 사진을 보니 천만 다행으로 델리에서 쇼핑하고 나서 그 쇼핑백 사진을 찍어둔게 있다. 쇼핑백엔 인도 각지의 지점 주소가 적혀있었는데 콜카타 지점의 주소도 적혀있다. 

 " 야 이거 봐봐 니가 알아온 주소랑 다르잖아 바보야 "
 " 어 진짜네..아.. "

 쇼핑백 주소를 따라 가는데 왠걸 어처구니없게 숙소밀집 지역인 서더 스트릿 근처에 있다. 코앞에 두고 지하철까지 타고 오다니.  다행이도 마이단 역이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서더스트릿으로 향했다. 


 라임은 분노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뭔가 실감이 잘 안난다. 진짜 한두달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떠난다니 세상에..


 한참 걸어  Park  St.을 지나치는데  거리에 온통 노점이다. 느낌이 온다. 지나치면서 물건들을 보니 상태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다.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노점시장의 위용!  한참을 걸어걸어 드디어 서더스트릿 도착.  본격적으로 센트럴 코티지 인더스트리 엠포리움(이름 길다 휴)을 찾는데 진짜 찾을 수가 없다. 뭔가 잘못됐다. 라임이 현지인이며 경찰들에게 아무리 물어도 다들 딴소리만 한다.  완전 야마가 돈 라임.  나도 사실 조금 진이 빠졌다. 


 없으면 그냥 다른데서 사면 되는데,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여행스타일이 정말 안맞는다. 진짜 좀 진이 빠져서 나도 짜증이 났다.

 " 야 그냥 여기 아무대서나 사자. 여기가 다 시장이잖아 "

 라임도 진이 빠졌는지 완전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포기를 했다.







 우리는 근처 시장을 그냥 구경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쇼핑 시작이다.  이제 진짜 남은 돈을 다 쓸 시간이 왔다. 돈 모자를지 알았는데 그래도 알뜰하게 잘 써서 마지막에 쇼핑도 조금 할 수 있고 훌륭하다 이경무.  나는 인도 브랜드인 바이오티크와 히말라야 제품들을 구입했다. 사람들에게 선물로 줄 것들이었는데, 라임도 같은 가게에서 바이오티크와 히말라야를 사면서 갑자기 나에게 작은 상자하나를 내민다.


 " 오빠. 이거 선물. 남자용 클렌징폼! "
 " 헐.. 이걸 왜 "

 " ㅋㅋ 오빠 보면 오빠꺼 잘 안사더라구 "
 " ㅎㅎㅎ 암튼 잘 쓸게 "



▲ 서더스트릿 여행자들의 주린 배를 책임지는 노점 식당

  쇼핑을 끝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라임은 잠깐 어딜 간다며 사라지고 나는 파라곤으로 돌아와 쇼핑해가지고 온 것들을 배낭에 잘 챙겨놓고, 이제 진짜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짐을 다시 잘 챙기고 파라곤 리셉션 있는 벤치에 앉아 잠시 숨돌리면서 담배 한대 피고 있으니, 라임이 파라곤 안으로 불쑥 들어온다. 

 " 오빠! "
 " 응? "

 " 내가 공항가는 택시 잡아놨어! "
 " 헐 왜 "
 
 " 아니 여기 택시기사들 흥정 안해주잖아 오빠 분명 또 싼거 탄다고 한참 흥정하고 땀뻘뻘 흘리면서 싼 택시 잡느라고 고생하고 시간버릴텐데.."
 " 아.... 안그래도 되는데 "

 " 내가 잘 봤지?!! ㅋㅋㅋ "
 " ㅋㅋㅋ 그건 그래 "

 " 그래, 오빠 짐도 싸고 좀 여유있게 시간 좀 보내고 가라고 내가 미리 잡아놨어 얼른 칭찬해줘 "
 " 근데 얼마에 잡았는데 싸게 잡아놔야 칭찬해주지! "

 "300루피! "
 "음...나쁘지 않은데 ㅋㅋㅋㅋ 잘 했어! " 라며 머리를 한번 쓰담해주자 으쓱으쓱 한다. 귀엽다.


 기특한짓을 한 라임. 어쨌든 덕분에 이제 공항 갈 택시비를 제외하고 진짜진짜 얼마 남지 않은 돈을 소비 할 수 있게 되었고 시간도 좀 여유가 생겼다. 나는 공항에 가면 비행기 타기 전까지 꽤 배가 고파질 것 같아. 라임에게 잠시 있으라고 한뒤 밖으로 나갔다. 항상 지나치기만 했던 노점 식당. 나름 유명한 곳인데 별로 안땡겨서 한번도 안먹었는데 그 곳에서 마지막 밥을 포장하기로 했다.


 김치볶음밥 2개를 포장해달라고 부탁했다.
 " 근데 니네 1회용 수저는 있니? "
 " 있어! 걱정마 준비 해놓을게, 파라곤으로 가져다주면 되? "
 " 오키 "




 파라곤으로 와서 라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공항까지 배웅가겠다는 라임을 몇번을 뿌리쳐야 했다. 그 사이 음식이 배달되었다. 김치볶음밥 2개

 " 야~ 이건 내 선물 이따 배고플 때 먹어! " 라며 김치볶음밥 하나를 건네줬다.
 " 헐 오빠~ ㅠ,ㅠ "


 근데 이새끼들 1회용 수저 준다더니 없다. 인도새끼들 암튼 끝까지 거짓말은.  그냥 나무젓가락으로 먹기로 하고. 


 나는 볶음밥은 새끼배낭에 잘 챙겨넣었다. 라임과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데 라임이 잡아놨다는 그 택시기사가 파라곤으로 왔다.

 아직 비행기 시간이 한참 여유있는데 기사는 차가 진짜 어마어마하게 막혀서 지금 출발 안하면 비행기 못탈 수도 있다고 야부리를 턴다. 이 새끼들아 내가 그런거 한두번 겪는 줄알어? 안 믿어. 근데 진짜 택시기사도 대단한게 진짜 막힌다며 지금 가자고 가자고 난리. 


 " 오빠 그냥 가봐 진짜 그러다 비행기 놓치면 어떻게 해 "
 " 아..괜찮아 "

 " 아냐..지금 출발하는게 좋을거 같은데.. "
 
 택시기사는 옆에서 계속 재촉. 결국 나는 두손 두발 다 들고 배낭을 지고 택시기사를 따라 나섰다.  그리고 라임과 작별. 안녕!


 택시에 짐을 싣고, 드디어 떠난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 




  콜카타의 복잡한 도심을 지나는데 많은 생각이 든다. 여행 시작 때, 이 곳에 와서 한숨이 나왔었는데 이제 그 시간마저 그립다. 시간이 꽤 흘렀구나, 인도 파키스탄 여행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추억에 젖어 약간은 센티멘탈해져서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한채 가고 있는데 펑~


▲ 마지막까지 그냥 안넘어간다
 

택시 타이어 펑크. 가지가지한다.
 

 택시기사가 타이어를 교체하는 동안 마침 길가 노점에서 짜이를 판다.  주머니를 뒤적이니 동전 몇개가 나온다.  그리고 나는 인도를 떠나기 전 마지막 짜이를 샀다.  도로 한복판에서 마시는 짜이맛.



▲ 멈춘 덕택에 하나하나 다시 한번 풍경을 가슴에 새겨넣을 수 있었다





▲ 생각지도 못하게 마지막으로 즐기게 된 짜이 한잔. 



 앞으로 내 인생에 다시 인도에 와서 이 짜이 맛을 또 볼 날이 올까?  그런 생각을 하며 마시니 한방울 한방울 달콤하고 짠했다. 


 어느새 타이어 교체가 끝나고 다시 공항으로 출발.  밝았던 오후는 어느새 어둑어둑 해진 저녁 거리로 바뀌고, 택시는 엄청난 트래픽 잼에 걸렸다.

 
 잘 있어, 인도야


 하지만 나의 거만이었다.  인도는 나를 그리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공항에서는 엄청난 사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편, 분노의 콜카타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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