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서블 여행기 #33 [인도/라다크] 판공초의 밤
 



 멀리서만 보이던 작은 점 같은 마을이 점차 가까이 다가왔고, 인간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는 드디어 메락에 도착했다.



 판공초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메락은 한적하고 아담한 마을이다. 가옥 몇채가 보이고, 온통 밭이다.  그리고 마을 뒷쪽으로 보이는 작은 언덕. 그 언덕 위에 보이는  마을에 어울리는 소담한 곰파.  지프는 마을에 들어서자 익숙하게 그 중에 한 집으로 향해 우리를 집 앞에 내려줬다.   집 밖에는 여자들이 모여 있었는데, 이 심심한 시골 구석에서 다들 오손도손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언덕 때문에 그늘이 져서 그런지 집 옆에 풀밭에 돗자리 같은거 깔아놓고 꼬마애랑 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이 그냥 시골 풍경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 앞은 그 유명한 판공초라는거!!



 우리가 머물어야 되는 숙소인듯, 우리는 내리자마자 숙소 가격을 흥정하는데 메락은 슈퍼마켓이 있는것도 무슨 레스토랑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민박을 하는 거라서 잠 자는 거랑 먹는 것 까지 해서 인당 얼마 씩 받는데. 이때 먹는것도 메뉴를 잘 얘기해야된다. 어느정도냐면 짜파티 (밥 같은 주식. 빵) 몇장 줄껀지. 아침에 계란후라이 몇알을 해줄껀지 이런거 까지 디테일하게 정해야된다. 안그러면 눈탱이 맞음. 시골인심 ㅍㅌㅊ? 


 어쨌든 흥정을 시작하자마자 충격! 두둥!

 1인당 무려 400루피를 부른다.  미쳤다.  인도에서 내가 머문 평균 숙소가격이 200루피가 조금 안되니까. 아니 진짜 많이 잡아서 400루피.   근데 7명이 한방에 머무는 가격이 토탈 2800바트인것이다. 물론 저녁밥, 아침밥이 포함된 가격이라지만 헐! 


 본의 아니게 또 내가 총대를 메고 교섭을 시작했다.   저녁에 모닥불도 피우고 놀꺼고, 바베큐도 해먹을 생각이기 때문에 모닥불 3시간! 피워주는것 까지 해서 토탈 1인당 300루피에 흥정이 끝났다.  디테일한 흥정! 네고시에이러~

 흥정이 끝나서 우린 일단 방 한번 훑어봤는데, 이들의 전통가옥에 전통양식의 방이었다.  방은 큰 방 하나를 내줬는데 방을 보니 오늘 밤 아주 재미 있을것 같은 기분. 엠티 오는 기분으로 왔으니 엠티 분위기로 쭉 가는거다. 방도 모두의 맘에 들어, 우리는  차에서 짐을 내려서 방에다 옮겨놓고, 모두 마당에 여기저기 둘러앉아서  배고프다고 아우성, 뭔가 먹을 것 좀 없냐고 묻자, 매기라면이 있다는거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메기가 아니라 메이커 이름 매기! 라면 ) 그래서 매기를 주문 하고 모두 밖에 앉아서 지프타고 오느라 찌뿌등했던 몸을 풀어줬다. 


 그러고 있는 동안 또 다른 지프 한대가 왔는데, 다국적이다.  지프에서는 딱 일본 애들로 보이는 사람 4명과 서양애들이 있었는데, 일본 여자 2명이 괜찮다. 


 한명은 못생겼는데 매력적인 스타일!
 다른 한명은 이연희 스타일! 영혼을 바치고 싶게 생겼다.

 존나 착하게 생긴 이쁜 애, 얼굴도 하얗고 키도 컸다. 오 마이 갓!  그들도 와서 방을 보는 모양새가 이 집에 머무는 듯 했다. 이 집 오늘 돈 많이 버네!  



 어느새 매기가 나와서 우린 그냥 마당에 큰 냄비를 놓고, 앞그릇 하나씩 받아들고 라면을 먹기 시작하는데 내 스타일대로 물을 적게 넣어줘서 개꿀맛! 매기에 점점 반할것 같다. 나름 성의를 보인다고 매기에 이런저런 야채도 넣어줘서 진짜 맛났다. 허기가 가시니 이제 드디어 다들 기운이 났는지, 갑자기 재덕이는 혼자서 꼭대기에 곰파가 있는 뒷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더니 그냥 쭉쭉 올라간다.   나머진 천천히 물가를 향해 가보기로 했다.   가면서 단체사진도 찍고, 이런 저런 얘기하는데 마을도 조용하고 한적하고 말이 조용 한적이지. 무슨 유령마을 느낌


판공초 메락재덕이 없는 판공초 단체사진 ㅋㅋㅋ




 우리가 머무는 집 가족들을 제외하고 다른 마을 사람 보기도 힘들다. 마을이 아니라 이 곳 자체가 완전 고요하다. 바람소리만 들린다.


 물가로 향하면서 저 멀리 언덕 위에 재덕이에게 소리치면 들릴 정도였다.

 저 멀리서 재덕이가 소리친다.

 " 어디가!~ "
 " 우리 호숫가로!~ "
 
 " 같이 가~! "
 " 얼른 와~! "

 진짜 어느 정도냐면 직선거리로도 족히 150-200미터고, 재덕이가 언덕 꼭대기에 있었으니 그 먼거리에서도 대화가 될 정도였다. 그 정도로 고요한 곳이었다. 너무나 고요하니 신성함 마저 깃들게 느껴지는 곳.



 노닥노닥거리며 물가에 도착하니 집 한채가 홀로 외로이 있다. 이 판공초와 단 20-30미터만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정말 외딴 집이었다.   집 주인인 아저씨는 마당에서 느긋하게 판공초를 배경으로 대패질을 하고 있고, 딸들과 부인은 마당에 한가로히 앉아 있다.   애들이 엄청 이쁘게 생겼다. 그래서 우리 모두 사진을 같이 찍으려고 하는 바람에 졸지에 인기인들이 됐다.


 판공초 바로 옆에 사는 이들에게 이 풍경은 어떤 느낌일까. 


 
 그런 기분을 나만 느낀게 아닌지. 애들도 저마다
 " 애들 델리는 가봤을까? "

 " 얘네들 델리 가면 어떤 기분일까? "

 " 레나 가봤나 몰라 "

 이 곳이 너무 이 세상이 아닌 것 같고 세상과 등지고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신비롭다보니 별의 별 생각들이 다 떠올라  이런 대화를 하는데, 참 이런데서 살면 욕심도 안생기고 평화로울것 같단 생각이 든다.



보다시피 정말 물 바로 앞에 집이 우두커니 있다



 그 집에서 바로 앞에 있는 물가로 간 우린 이제 본격적으로 또 포토타임
 사진 신나게 찍기 시작하고, 서로 사진 찍어주고, 단체사진 찍고 물에 또 들어갔는데 해가 점점 지고 있어서 그런지 진짜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이 물에 들어갈 생각을 하다니. 하지만 또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  수영복 챙겨온다는게 깜빡해서 안챙겨왔는데 너무너무 후회됐다. 뒤늦게 재덕이가 도착해서 함께 사진찍고, 웃고 즐겼다. 모두 판공초에 오게 된 계기, 거쳐온 여정도 제각각이지만.  이렇게 인도의 북쪽 끝, 레에서도 다시 한참 들어온 신비의 호수 판공초, 그리고 그 곳에서도 다시 가장 깊숙히 있는 마을에 와서 이렇게 함께 웃고 떠들고 있다는게 신기하다. 













 거기서 한참을 놀다가 어느새 해가 어둑어둑 지길래 더 늦으면 놀기 힘들어질 것 같아, 우린 숙소로 돌아와, 본격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각자 역할분담을 해서 불피울 사람은 불 피우고, 닭 손질하고 야채 다듬고 하기로 했다. 나는 불담당.  일단 삽을 달라고 한 뒤, 마당 한쪽에 자리 잡고 땅을 존나게 팠다.  그리고 땔깜을 달라고 해서 불을 붙이기 시작하는데 불이 잘 안붙는다. 나름 그래도 여행다니면서 불 좀 피워봤는데 여간해선 잘 붙질 않는데, 옆에서 구경하던 이 집 아줌마들이 달라 붙는다. 






 오! 드디어 현지인 스킬 시전인가.



 는 개뿔. 아줌마가 우리가 하던대로 똑같이 바람을 일으키고 해도 불이 잘 안붙자 갑자기 집 뒤로 가더니 기름통을 들고와서 모닥불에 기름을 부어 재낀다. 그러자 불이 활활  불이 집에 옮겨붙어서 다 타버리면 어쩌나 할정도로  활활 타올랐다.


 그렇지 현지인 스킬은 기름이지!


 그런 모습에 어느새 일본애들도 나오고, 서양애들도 나오고, 우리가 저녁 준비하는 모습을 신기해하면서 약간은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본다.   일본여자애들도 둘이서 " 한국사람들 재미나게 노네 " 이런 얘기도 하는게 들려왔다.





 아 옛날 같았음 내가 또 국제호구짓 한다고 서양새끼들 신기해서 와서 좀 같이 놀자고 했는데 그런거 신기해 할 짬도 지났기에 냉정하게 쳐내고, 서양거지새끼들은 모닥불 주위에서 불을 쬐면서 존나 껴주길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모닥불에, 온갖 술에, 닭 바베큐에 그냥 보기에도 우린 지존 갑이었으니까. 하지만 외면했다. 여담이지만 이렇게 변화하게 된 계기에도 여행하거나 해외생활 하면서 한국인에겐 야박하면서 서양애들에겐 퍼주는 한국사람들을 많이 봐서, 좀 변하게 되었다. 왠지 모르게,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모습일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들게 된게 큰 계기였다.


 한국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땐, 뭘 잘 사지도 않고 야박하게 굴던 녀석들이, 서양애들과 함께 어울릴 땐 이거 한국음식이라고 좀 먹어보라고 ( do you know kimchi?~ ) 막 퍼주고, 술주고.. 진짜 그래서 그런지 한국사람 성향을 좀 아는 서양새끼들은 이런 한국사람들 비위를 좀 맞춰주고 술도, 음식도 많이 공짜로 얻어먹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암튼 어느 순간부터 그런게 너무 싫어서 서양거지새끼들 안껴줌. 




암튼 우리는  불 붙이느라고 열심히 모닥불에다가 부채질을 해댔는데 마냥 즐거워 다들 한참을 깔깔댔는데 재덕이가 유독 바람을 잘 만들어내서 우스꽝스런 자세로 막 팔랑팔랑 하니 불길이 팍팍!

 
 그리고 그 사이에 닭 손질 하는 알바를 해봤다는 준호를 필두로 아이들이 또 집에서 조금 떨어진 우물가? 라고 하면 그렇고 물이 계속 콸콸 쏟아지는 곳에서 닭 손질하고 채소 다듬고. 우리가 불 피우는 사이에 하나씩 쿠킹 호일에 감겨서 우리에게로 왔다.    쿠킹 호일도 애들이 못구해서 내가 구해왔는데, 난 한국 생각하고 하나만 샀는데 왠걸 인도쿠킹호일은 역시 인도다.  구하기도 힘든 쿠킹호일이었는데 시발 존나 짧음. 2개는 필요했다. 


 활활 타오르는 가운데 모닥불에 닭이며 감자며 이것저것 집어넣고 계속 모닥불을 유지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해가지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어느새 우리는 옹기종기 모닥불 근처로 다 모여들어서 불을 쬐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행복하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마주하는 압도적인 풍경
 그리고 좋은 사람들


 너무 행복해서 미칠 것 같다.

 
 삼각대를 가지고 있어서 (다시한번 삼각대를 협찬해주신 카페회원 조셉님께 감사)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으며 우리는 깔깔 거리면서 노닥거리다가 어느 순간 모두 조용히 말 없이 모닥불을 지켜봤다. 마른장작이 바작바작 소리를 내며 타고 있었다. 완전한 어둠이 판공초에 내려앉았다. 오로지 모닥불만이 우리 곁을 밝혀주고 세상에 마치 우리뿐인 것처럼 조용하다. 그리고 그 공백을 채워주는 모닥불 타는 소리. 

 저 마다 이 모닥불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지 고요하기만 하다.






[ 동영상 : 판공초의 밤 , 원래 대화가 있는데 프라이버시 상, 우리만의 추억으로 간직하기 위해 음악을 삽입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그래도 사진으로 안느껴지던 당시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껴보시길... ]


 그러고 있다보니 이 집 딸래미가 와서는 밥 먹으로 들어오라고 얘기를 해준다.
 때 마침 모닥불도 거의 불이 다 해서, 굳이 닭을 미리 꺼낼 필요는 없는 것 같았다. 거의 꺼진 모닥불이 닭을 딱 알맞게 익히고 따뜻하게 유지해줄 것 같았다. 안심하고 우리는 그대로 두고  집 안으로 들어가 부엌으로 가니 이미 일본애들,서양애들이 한자리 잡고 앉아있다.   앉아서 배식을 받고 밥을 먹는데 서양 새끼들이 닭 잘 익었냐고 물어보길래. 모르겠다고 가볍게 씹어줬다. 


 조인어스 따윈 없다.  짤없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여행가거나 외국에 있다보면 존나 호구짓 하는 한국애들 많다.   한국사람들한테는 유독 야박하게 하면서 존나 서양새끼들한테는 이것도 좀 먹어봐 저것도 좀 먹어봐 이러면서 호의 존나 베푸는데 존나 꼴배기 싫다.  병신들이 그렇게 뇌물주고 사진 한방 같이 찍자고 해서 페북에 존나 ' 나 서양애들이랑 이렇게 개즐겁게 노는 간지 ' 이런 느낌으로 사진 올리는데 병신같아 보인다.



 저녁은 나름 푸짐했는데,  이 집 가족들도 하나둘씩 모여드는데, 먹고 있다보면 한명 오고, 먹고 있다보면 한명오고, 어느새 부엌겸 거실 느낌의 방이 꽉 들어찼다. 밥먹으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찌나 푸근하고 좋아보이던지.  한국의 가족들이 떠올랐다. 우리집은 가족들과 모여도 각자 할일 하고 각 자 방에 들어가서 안나오느라 삭막한데 온 가족들이 둘러 앉아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이 추운 날씨에 뭘 하겠는가 두런두런 앉아서 이야기 꽃 피우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이렇게 민박을 쳐서 돈을 많이 벌었는지 아들은 큰 트럭을 몬다고 한다. 귀여운 할배는 내 옆에서 그저 너털웃음만 짓는다. 모두가 참 기분 좋은 사람들이다.

 이 전통가옥도 대단한게 밖은 정말 너무너무 바람이 쌩쌩 불고, 추운데 안에는 너무나 아늑하고 따뜻하다.   정말 이들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집이다.











 즐거운 저녁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모두 밖으로 나갔다.   밥먹으면서 혹시나 닭이나 감자가 타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불이 거의 사그라들때 들어와서 대충 우리가 밥먹고 나오면 예열로 깔끔하게 익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밖으로 나온 우린 참으로 당황스런 모습을 마주했다.




 우리 기사 이스마일! 이스마일이 추운지 모닥불가에 앉아서 불을 활활 지피고 있었다.
 

나랑 통영애들이랑 기겁을 하고 모닥불 쪽으로 가니 이스마일이 슥 일어나서 또 자리를 피해주는데, 젠장할.  우린 급하게 모닥불 안에 넣어둔 호일로 싼 닭이며 감자며 꺼내는데 니미랄.  닭이 완전 다 탔다.  거의 먹을게 없을 정도였다. 낭패도 이런 낭패가

 정말 당황스러웠다. 이스마일이 모닥불을 활활 붙여놓을 줄이야. 호일을 벗겨서 일일이 확인하는데 정말 다 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간간히 타지 않고 적당히 익은 부분이 있었다. 우리는 아쉬운 대로 그거라도 즐기기 위해, 손질을 시작했다. 탄 부분을 띠어내고 제대로 익은 부분만 적당히 나눠서 각자 나누는데 정말 얼마 안돼는 양이었다. 그런데 제대로 익은 부분은 대박이었다. 기름기도 쫙 빠지고 완전 대박. 


너무 맛있다보니 더욱 아쉬웠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상황이 이미 이렇게 된 것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닭을 모두 해체해서 먹을만한 부분을 골라내기 시작했고, 감자도 맛보는데 감자가 대박. 아.. 정말 내 평생 먹어본 감자중 최고! 감자가 원래도 맛났는데 모닥불에 이렇게 구워놓으니 뭐 이건 게임쉣


 우리는 정신 없이 술과 치킨, 술과 맛있는 감자를 즐기면서 2차로 폭풍 흡입을 하며 왁작지껄 하게 놀고 있었다. 먹느라고 다 타버린 닭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모닥불까지 거의 꺼진 상황에서 완전한 어둠에 휩쌓여있었는데 별 생각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니 세상에!


판공초의 밤하늘판공초의 밤하늘, 실제 디카(똑딱이)로 찍은 밤하늘 사진입니다.


" 얘들아 하늘 봐봐 "

 
 " 와!!!!!!!! " 하는 감탄사들 


 내가 맨날 사막에서 보는 별 타령을 존나 했는데 gg 
 사막의 별은 애들 장난이었다.   정말 밤하늘에 은하수가 펼쳐져있는데 너무나 아름다웠다.


 너무너무 춥지만 우린 바깥에 모닥불 가에 둘러앉아서 별에 감탄하며 술과, 닭, 감자를 즐겼다.   통영애들이 착해서 궃은일들도 다 도맡아하고,  이것저것 애들을 많이 챙겨준다. 마음 따뜻한 녀석들이다.   신나게 먹고 있으니 일본여자애들 둘이서 나와서 하늘을 보고 별 보자마자 그냥 우와 우와 한다.   마음은 여자애들만 조인어스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면 전부다 초대해야되는 분위기가 되니 가까스로 참았다.
 


 아 이연희!


 쏟아지는 별빛 속에서 술과 고기,감자를 즐기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였다. 안그래도 낮에도 쌀쌀한 날씨가 밤이 되니 너무너무 추워져서 우린 결국 참지 못하고 방안으로 들어가서 놀기로 했다. 



 방안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으로 술 마시면서 이제 막 재미 붙인 양게임이며, 카드가지고 원카드도 하고 신나게 놀았다.  정말 엠티 온 딱 그 느낌.   추운 밖과는 달리 방안은 너무 따뜻했는데 따로 불을 피운것도 아닌데 참 신기했다. 게다가 내 눈에는 그리 정교하지 않은 창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웃풍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기한 집이다.  우리가 놀고 있으니 집주인 아저씨가 조심스레 와서는 베개며 이불이며 이것저것 챙겨주는데 세심하고 정겹다. 



 딱히 뭐 할일도 없어서 계속 술마시며 엠티 분위기를 내는데 이 날 양게임을 하며 완전히 빵빵터졌다.  애들이 요 몇일 하더니 완전 감을 잡았는지 다들 아주 연기자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하루가 완전 포텐이 터져서 3류 연기톤으로 명대사를 날렸다. 


 민이에게 " 누나 보디가드에요? 나도 보디가든데 " 이러면서 얘기하는데 진짜 보디가드인 민이의 표정이 볼만 했다.


 결국 하루가 늑대였는데, 와 그 삼류 연기톤 쩔었다.
 완전히 빵빵터져서 정말 다들 하루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 바다사나이 다이브 카페 정모 때 우리 꼭 양게임 해요, 진짜 재밌음, 집에 못갈지도 모름! ]


 애들은 놀고 나는 속이 안좋아서 화장실 갈려고 밖에 나왔는데 후레쉬 들고 어두운 화장실에서 싸기 싫고 나름 노상방뇨 매니아라서  바깥에서 쌀려고 적당한 곳을 찾아 앉아서 볼일 보는데. 바람이 엄청나게 분다.    엉덩이가 찹다...추워..


 그런데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이 쏟아져 내려온다. 


 
 판공초에서도 한번 싸는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나게 볼일을 보고 다시 집안으로 들어가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민이가 복도에 주저 앉아서 죽을려고 한다. 민이는 고산병이 또 왔는지 반쯤 죽어간다.  정말 보기만 해도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 고통이 느껴졌다. 애가 정말 기운이 하나도 없이 푹 쳐졌다.  좀 찬바람 좀 쐬고 들어간다기에 나는 방으로 돌아오니  여전히 씨끌벅적하게 떠들며 노는 애들. 그런데 나도 술 먹고 추운데서 계속 있어서 그런지 살짝 고산병 끼가 오는지 딱히 어디가 아프다는 느낌보다는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일찍 쉬기로 했다. 


 재밌게 노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나도 한켠에 누워서 잠을 청하는데 진짜 고산병이 오는지 숨쉬는게 답답하고 잠을 쉽게 못이루겠더라. 


 
 그래도 정말 행복한 판공초의 밤이다.
 내 평생 다시 또 판공초에 올 일이 있을까.. 

 아낌없이 즐겨야지..



포스팅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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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파서블 여행기는 보다시피 시리즈로 연재되는 여행기 입니다. 첫편부터 보시길 권하고요, 인파서블 여행기는 ' www.BADASANAI.com  바다사나이 다이브 ' 에서 먼저 연재되고 시간을 두어 블로그에 올라오니 빨리 다음편을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바다사나이 다이브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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