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도전기] #1 세부의 태양


필리핀에 머물기로 한 이후, 많은 고민을 했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이미 호주며 태국이며 수 차례 몇년간을 해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큰 줄기는 가닥이 잡혔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 어찌해야 될 지 알수가 없었으며 필리핀에 대한 수 많은 안좋은 소문들이 많은 것을 망설이게 만들었다.


일단 내가 결정해야 될 것은 필리핀에 정착하게 된다면 과연 세부와 보홀 어느 곳에 머물 것인지를 결정해야만 했다. 다이빙만 생각한다면 보홀 쪽이 나은 결정이겠지만 훗날 사업을 크게 생각했을 경우 세부가 나을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세부에 대한 수 많은 안좋은 소문들이 결정을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숱한 고민 끝에 세부로 나의 목적지를 결정했다.


두번째로 결정해야 할 것은 과연 어떻게 내가 필리핀에 정착하고 리조트를 차릴 수 있을까 였다. 아마 수억이 있다 한들 필리핀이 돌아가는 사정을 알지 못한다면 결코 차릴 수 없으며 아마 하이에나 떼 같은 이들에게 사기를 당하고 모든 돈을 날릴 것이다. 결국 일단 해야 할 것은 필리핀 사정을 익혀야 하는 것이었다.


많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아는 강사들이나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고 싶다면 그 돈으로 먼저 1년간 술을 진탕마시고 놀아보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며 필리핀 돌아가는 사정과 사람들을 사귀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방법이 존재했다. 이미 가지고 있는 한국의 스쿠버동호회 인프라를 이용하고, 샵을 컨택해서 일을 하면서 오히려 돈을 벌면서 필리핀에 대해 익히고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로 결정해야 될 것은 그렇다면 어떤 샵에 컨택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였다. 사실상 샵 컨택의 어려움은 그리 없었다. 예전에 내 능력을 테스트 해보고자 여러 샵에 이력서를 보내 컨택해본적이 있었는데 페이 문제를 제외한다면 거의 100%에 가까운 합격률이었다. 사실상 그들에게 블로그와 카페는 매력적인 광고 창구였다. 샵을 컨택하다보면 나에겐 선택권이 두가지가 있었다.

1. 기본급이 높고 이미 체계가 자리 잡힌 샵
2. 기본급이 낮으나 커미션이 높은 샵


이 두가지는 서로 완전히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큰 고민이 되었다.  일단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필리핀에 리조트를 세우겠다는 큰 꿈을 생각한다면 지금부터 내 것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나의 영업과 홍보 등이 도움이 될 샵이 나에게 필요했다. 그리하여 내가 필리핀에 대해 배우며 내가 영업을 뛰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샵이 필요했고, 때 마침 그런 샵이 나타났다.


이 샵은 사실 1년도 전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보고 이제 막 오픈했다고 홍보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이런 샵은 내가 가면 참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그래서 내 뇌리에 박힌 샵이었는데 마침 그 샵에서 사람을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샵에 컨택을 했다. 샵 이름은 지금부터 "씨블"이라고 하겠다. 


이력서를 보내고 언제나 처럼 곧 나에게 연락이 왔다. 나의 스펙은 합격.  사장과 카톡을 하는데. 사장입장에서도 나는 나쁘지 않았다. 무조건 기본급을 많이 달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냥 일한만큼만 알아서 가져간다는데 마다 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드디어 얘기가 진전되었다.  이야기를 하고 조건을 협상했다. 최종 조건을 맞추자면 내가 원하는 목적에 부합하게 활동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든게 결정되고나서도 필리핀 세부라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참으로 망설여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의 모든 양아치들이 집합한다는 그런 말들, 그리고 무한경쟁으로 정직하게 장사하는 사람이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그런 말들. 과연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까? 과연 옳은 결정일까 끊임없이 고민되던 그 시간들. 그리고 점점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앞으로 이 샵에서 나는 나대로 영업을 하고 장래 내 업체, 내 리조트를 위해 토대를 쌓고 그러면서 돈을 까먹지 않고 천천히 필리핀에 모든 것을 스폰지처럼 흡수하리라.  그리고 모든게 준비 되었을 때 오롯이 내 것을 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세부로 한 발자국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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