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도전기] #9 꿀맛 같은 저녁식사


나에게 유일한 안식처로 아름다운 세부의 바다와 자연이 있다면, 사람으론 아마도 지매가 있을 것이다. 원래는 지매가 그만두며 약 보름 정도 나랑 인수인계를 하고 그만두기로 한 상태다. 세부에 아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어울릴만한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지매의 존재는 나에게 아주 크나큰 위안이었다.


친절하게 이 것 저 것 알려주면서 세부 돌아가는 사정을 아주 빠르게 파악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지매. 그리고 또 여기서 유일하게 정을 붙이고 있을 수 있게 해주는 아이였다. 어쨌든 하루는 지매와 함께 늦게까지 저녁에 있다가 매일 샵 식당에 주는 밥이 지겨워 안그래도 색다른것도 먹고 싶고 뭔가 내 스타일에 맞는 로컬 식당을 가고 싶어 하고 있는데 지매가 괜찮은 로컬 식당이 있다며 한번 가자고 이야기 하는거다. 


꼬치집인데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괜찮은 집이라고 해서 기분 좋게 지매와 지매여자친구와 함께 나갔다. 밖에서 지프니를 타고 식당이 있다는 AGUS 아구스로 향했다. 어두운 밤거리 익숙하게 지매가 지프니를 세웠다. 그리고 도착한 그 식당의 이름은 포제이. 정식 명칭은 4J & A (일명 포제이) 였다. 입구부터 맛집 포스가 한가득한 포제이. 안에 들어가니 입구 오른쪽으로는 꼬치들이 진열되어있고, 왼쪽에서는 긴 화로에서 연신 꼬치를 굽고 있다.







이른 시각이라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큰 자리에 앉아있다가 일어나서 직접 꼬치를 주문하러 갔다. 꼬치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지매와 지매의 필리핀여친과 술 한잔하는데 오랜만에 여행자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로컬 식당의 분위기와 저렴한 술값과 음식값에 기분이 좋아지고 흥이 올랐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세부에 대한 이야기, 필리핀에 대한 이야기, 샵에 대한 이야기, 사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얘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세상은 요지경이고, 세상 저런 또라이가 없는 것 같고.  정말 너무 재밌다. 웃음이 나올 지경. 이렇게 지매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참 많은 경험을 간접으로 경험하게 되고,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온다. 



하지만 더 좋은 것은 지매와의 강해져가는 유대감이었다.  아마 지매가 없었다면 정말 절망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세부의 자연과 더불어 나의 세부 정착에 큰 위안이 되는 지매였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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