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63. 호주 정착의 끝, 부동산 렌트
퍼스에서의 생활이 길어지면서 친구들도 많이 생기고, 어느 덧 애플, 나 모두 공장에 다니며 나름 안정적인 생활까지 지속되고 있었다.
다만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것은, 맨 처음 호주에 올 때 내가 마음 먹었던 그 것,
한 도시에 세 달씩 머물며 여행도 하고 돈 도 모으자!!!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일자리 찾기가 너무 힘들다는 걸 깨달은 순간부터 도시 이동은 정말 엄청난 결단을 요구했다. 한 도시에 3달은 커녕. 여행도 거의 할 수 없는 일상적인 생활이 너무나 권태롭고 지겨웠다. 그럼에도 떠날수 없었던 건 개 삽질을 너무나 많이 한 탓에 돈을 예상보다 너무 조금 모았다는 것이다. 카지노, 술, 쇼핑 등등... 돈을 물 쓰듯이 써댄 탓에 예상 세이브 금액에 턱 없이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내 머리속에 자란 하나의 생각이 있으니 바로 집을 렌트하는 것이었다.
호주에서 일반적으로 워홀러들의 생활, 특히 의식주 중 주, 집에 관한 종류는 딱 두개 중에 하나다. 렌트 혹은 쉐어.
내가 지금 까지 계속 살았던 방식은 다른 이가 렌트한 집에 세들어 사는 쉐어하우스 방식.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돈을 아끼기 위해서 할 렌트 방식.
렌트는 간단히 말해서 전세를 내는 것이다.
분명 어떤 집이든 실제 집 주인이 존재 할 것이다. 집주인들은 보통 직접적으로 혹은 부동산을 통해 간접적으로 집을 렌트할 사람들을 찾는다. 그리고 집을 렌트할 사람들이 렌트를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쉐어사는 워홀러들 사이에선 이 렌트를 한 사람이 집주인이 되는 것이다. 나같은 워홀러들은 집을 렌트해서 혼자 방 값을 낼 수가 없기 때문에 각 방을 또 월세 처럼 혹은 전전세처럼 또 세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 사는 것이 쉐어하우스가 되는 것이다.
일단 렌트를 하는 이유는 모두 제 각각이겠지만 이유 역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모두 비슷하다.
렌트를 하게 되면 자기 집이나 마찬가지의 상태가 되기 때문에 맘편하게 살 수 있고, 또 진짜 집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집주인에게 렌트비를 내긴 하지만 그것들을 쉐어생들에게 돈을 받아서 충당하기 때문에 돈이 절약된다. 일반적으로 집 마다, 집주인 마다 다르지만 자기가 각종 공과금을 부담하는 수준의 렌트부터 아예 그 이상으로 렌트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나 같은 경우엔 렌트를 한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 보단 그냥 방 값 나가는 것만 막는 정도? 어떤 의미론 방 값이 세이브 되기 때문에 그 만큼 돈을 더 많이 버는 효과는 있었다. 그리고 술, 담배 편하게 하면서 정말 맘편하게 살고 싶은 이유도 컸다.
어쨌든 렌트를 하려고 마음 먹은 후에는 일단 렌트 할 만한 집을 먼저 알아보는 것이 중요했다.
위치를 먼저 결정해야 했는데 계란 공장 이후, 공장지대를 생각해보니 공장들이 많이 있는 글렌다로우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아니면 현재 살고 있는 교통,쇼핑 등이 편리한 빅토리아 파크도 괜찮은 듯 했다. 일단 우선권은 두 지역으로 주기로 하고, 기본적으로는 집이 맘에 드는 곳을 하기로 하고 렌트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부동산 회사, 부동산 사이트 등을 뒤지며 집들을 구경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다.
당시 공장에 함께 같이 다니던 JW란 녀석이 있었다.
내가 렌트 한다는 소식을 듣고 종원이는 " 저 안그래도 곧 한국 가야되는데 저희 집 한번 보실래요? " 라고 해서 그 때부터 얘기했는데 일단 지역은 글렌다로우고, 집 가격은 생각보다 비쌌다. 일반적으로 400에서 420 정도가 일주일에 내야하는 집 렌트비였는데, JW네 집은 무려 475불이었다.
[ 생각할 가치도 없을 정도로 비싼 집 ]
50여불 차이가 얼마나 차이나냐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렌트에서 50여불은 상상도 못할 차이다. 방3개 기준으로 420짜리 집을 렌트한다고 가정했을 때. 보통 주인이 방 한개를 차지하고 나머지 방 2개를 쉐어생들을 들인다. 그러면 주에 420을 쉐어생들로부터 걷어들여야 하는데 문제는 집 값만 해결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것. 물값,전기세,인터넷,가스비, 만약에 휴지나 세제라도 제공한다치면 그 가격까지 결국 주에 평균 공과금 60-80까지 한다면 일반적으로 주에 집값+잡비 명목으로 약 500불이 들어가는데 돈을 절약하기 위해 렌트를 했다고 한다면 방2개로 500불을 뽑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한 방에서 250불은 받아야 하고 그러면 방 하나를 더블룸으로 돌렸을때 125불은 받아야 겨우 집 주인 (렌트 한 사람)이 돈 한푼 안내고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세란게 존재하는 현실에선, 현실적으로 더블룸을 125받았다간 아무도 그 집에 쉐어로 안 들어올게 자명한 사실. 결국 가장 간단한 선택은 거실쉐어를 한명 두거나 오히려 주인이 거실살면서 방하나에서 돈을 더 걷어들이는 방법. 그렇게 되면 각 방의 쉐어 단가는 내려가면서 렌트비와 공과금을 낼 수 있는 돈이 마련 되는 것이다.
주에 420불 짜리 집이 이정도라면 주에 475불의 집은 어떠 한가. 주당 55불이란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선 역시 방 2개로부터 150불 정도는 받아야 겨우 렌트비만 내는 정도. 한 주에 55불의 차이는 이토록 엄청 난 것이다. 일반적인 1Zone쉐어 가격이 약 90-120 사이에 형성 된다는 걸 생각하면 얼마나 비싼 집인지 감이 올 것이다.
어쨌든 JW집은 정말 어마어마 하게 비싼 집이었던 것이다.
렌트를 알아보고 있던 터라 JW랑 렌트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녀석은 대략 가구값 3000불을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가구 값이란 집에 있는 가구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렌트를 정리할 때 사람들은 가구를 함께 처분한다. 여기서도 여러 상황이 발생하는데 그냥 가구를 따로 팔아치우고 집만 양도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가 하면 일반적으로 종원이 처럼 집에 포함된 본인이 직접 구입한 가구들을 함께 양도 하는데 이 방식의 장점은 가구를 따로 파는 수고를 덜고, 또 가구 값도 꽤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얼핏 생각해보면 렌트 양도도 하고 가구도 한꺼번에 파니 더 쌀 것 같지만 만약에 따로 팔아서 더 비싸다면 누가 양도를 할 때 가구랑 한꺼번에 넘기겠는가. 따로 팔면 번거로운것도 번거롭지만 어느정도 가격을 조금 올려서 집을 양도하면서 껴서 파는 것이다.
가구 값 3000불도 정말 턱없이 비싼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워홀러가 하는 렌트에 들어간 가구들이라봤자 거기서 거기. 평균적으로 약 1000-2000불 사이의 가격이 형성 되는데 녀석이 부른 3000불은 정말 어이없이 비싼 가격.
덕분에 JW 녀석의 집은 별로 볼 생각도 안하게 되었다.
그리고 집 렌트를 알아보러 이 집 저 집 보러 다니던 중이었다. 당시에 신이가 내가 렌트하면 자기도 우리집에 들어와 살겠다고 해서 신이와 애플과, 나 3명이서 집을 함께 보러 다녔다. 그리고 공장을 퇴근하고 집을 보기 위해 글렌다로우로 왔을 때 였다. 마침 온김에 JW네 집이나 한번 보러 갈 까 해서 보러 갔다. JW네 집에 가기 전에 몇개의 집을 봤는데 딱히 맘에 드는 곳이 없었다. 가격 상으로도 딱히 메리트가 없었던 상황. 그 상황에서 도착한 JW네 집.
[ 첫인상부터 사람을 압도하는 우리 집! ㅎㅎㅎ ]
놀랍게도 위치가 피터 네 집 바로 옆 집이었다.
내가 맨 처음 글렌다로우에서 살 던 그 집 바로 옆 집. 이런 인연이.. 피터와 나에겐 또 악연이 시작 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집이 정말 쩔었다. 유닛 4개가 모여있는 집이었는데 집을 향해 걸어가는데 애플,신,나 누구 할 것 없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겉모습부터 이쁘장하니 이쁘다기보단 뭔가 건축가가 지은 듯한 삘의 새 집이었다. 어쨌든 전화를 한 탓에 JW가 현관에서 나오는데 세상에 정말 집이 좋았다. 이 전에 봤던 집들과 차원이 달랐다. 넓은 구조는 그렇다 치고, 정말 외국집 느낌 물씬 나는 인테리어들이며, 방도 봤는데 방 마저도 환상적이었다. 특히 마스터룸의 포스는 위압감 그 자체. 더이상 다른 집을 볼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너무 맘에 들어하자 JW도 흡족해했는데 이 때 너무 대놓고 맘에 들어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 진짜 집 쩐다!!!!!!!!]
[ 정말 압도적인 집 모습. 정말 이 집 오면 모두가 집 좋다고 난리. 호주 몇년 살아봤지만 최고다 라는 말을 몇번이나 들었는지 ㅎㅎ ]
이 모양새로 인해서 JW가 고압적인 자세로 나가게 되는 빌미를 줬지만, 그럼에도 너무나 맘에 들었다. 비싼 가격이 처음에 걱정됐지만 비싼 가격이 전혀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집이 맘에 들었다. 이 이상 맘에 드는 집 찾기는 하늘에 별따기 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그 때 이후로 JW와의 밀고 땅기기가 시작 되었다. 공장에서 만날 때 마다 렌트 양도 문제에 대해 특히 가격 협상을 계속 했는데 어느 날 JW가 " 형 마지노선이 얼마에요? " 라고 묻는데, 난 '2000불'이라고 얘기하자, JW는 3000불이라고 하는거다. 3000불을 자기 마지노선으로 지정하며 그 이하는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다. 집이 워낙 좋다고 우리가 칭찬을 엄청 해놓은 탓에 JW이는 " 형 그럴꺼면 저 그냥 퍼참이나 다른데 올려서 양도 알아볼께요 " 라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것이다.
안그래도 정말 집이 맘에 들었던 탓에 의외로 꽤나 먹혀들은 수법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3000불은 너무 심한 가격이었다. 왜냐하면 JW네 집엔 가구가 거의 없었다. 있는데 3000불이 비싼게 아니라, 정말 가구가 없는데 3000불인것이다. 자기 말로는 냉장고도 멀리서 가져오느라 힘들었고, 이 것 저 것 사는데 3500불은 들어서 3000불에 파는 것도 아까운데 내가 말한 2000불은 말도 안된다고 난리 난리. 하도 어이 없어서 " 너도 양심있음 퍼참 가서 요새 가구 시세 나 좀 보고 얘기해 " 라고 얘기했더니 며칠있다가 " 가구 값이 많이 떨어졌네요. 형 근데 그래도 3000밑으론 안되요, 집도 좋은데 저 집 알아보는데 고생도 많이했고... 블라블라 "
결국 첨에 집 알아볼 때 고생한거나, 가구 들이고 옮기고 구입한 비용에다가 집 프리미엄까지 붙여서 다 받아먹겠단 얘기. 그럼에도 마음은 완전히 그 집에 쏠린 상태라, 더이상 다른 어떤 렌트도 알아보지 않았다. 그냥 시간이 흘러 JW가 제 풀에 한국 돌아갈 날이 다가와 헐 값에 팔길 바라는 심정. 하지만 우리도 우리대로 기왕 렌트를 하기로 마음 먹은 이상은 하루하루 내는 방값이 매우 아까웠다. 렌트를 하루라도 빨리하면 저게 다 돈인데 하는 생각. 렌트를 안할꺼였으면 모를까 하기로 마음 먹고 나니 정말 마음이 급해졌다.
내가 나중에 지나가는 말로,
" 사람들이 깎을꺼 미리 생각하고 비싸게 올리는 거 같어... 2000불이면 미리 2500불로 올리네 " 이러니까 JW가 " 아 그러면 전 3500불에 올려야 겠네요 " 이러고 있다.
어쨌든 JW는 JW 대로 이제 내가 자기네 집을 맘에 들어 한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이제 반 협박이었다. " 형 하실꺼에요 안하실꺼에요 저 그냥 퍼참에 올려요 " 라고 하는데 아... '맘대로 해 올려' 라는 말이 입 밖으로 안나왔다. 정말 집이 좋았기 때문에 왠지 금방 나갈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렇게 고민하길 몇일. 집을 같이 보러다닌 신이도 그렇고 , 애플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어느새 그 집에 매료되어 합리화 되기 시작했다.
' 그래 좀 비싸도 집이 워낙 좋아서 나중에 양도도 잘되고 좋을꺼야 ' 등등의 얘기들이 오가고. 드디어 애플과 난 결정을 했다. 집을 렌트하기로. 그리고 막판까지 조율끝에 JW가 2300까지 내렸다. 2000까지 해볼려고 했으나 2300선에서 완강히 저항. 결국 결정했다.
그리고 JW에게 렌트를 하겠노라고 얘기를 하고나서 세부사항을 조율 했다. JW가 어차피 금방 되니, 집에 들어와 살아보지 않겠냐고 얘기를 하는 것이다. 마침 마스터룸 쓰던 커플이 나가니 단기 쉐어들이느니 내가 렌트 할꺼니까 와서 좀 살아보고 그러라고. 하는데 뭐 나쁘지 않은 조건. 나도 렌트하기전에 그 집에 직접 살아 볼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그리고 난 얼마후에 렌트 할 글렌다로우 집으로 이사를 갔다. 정들었던 빅토리아파크의 HJ네 집에서 이사 하던 날 HJ와 형님이 이사를 도와주셨다. 맨 처음 집을 본 이후에, 그 엄청났던 첫인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머리속에서 커져가 머릿속에 엄청나게 좋은 집으로 커왔는데, 이사 당일 날 드디어 JW네 집으로 왔는데, 이게 왠걸 내 상상속에 그 집이 아니었다. 너무나 커져버린 첫인상 때문에 오히려 실망감이 들었을 정도. 게다가 당일 날은 집도 어찌나 더럽던지 처음 집 보러 왔을 때 느꼈던 인상은 온데 간데 없었다.
어쨌든 작은 실망속에서 드디어 JW네 입주를 했다.
일단 당분간 마스터룸을 쓰기로 했고, 우린 짐을 가지고 위층으로 올라왔다. 마스터룸에 올라오니 청소는 하나도 안되있었다. 정말 기본 중에 기본도 지켜지지 않은 매너.
원래 쉐어하우스라는건 쉐어생이 떠나기전에 쉐어생이든, 집주인이 방을 깨끗히 청소해놓고 다음 쉐어생을 위해 깨끗히 정돈해놓는것이 상식이었다. 일반적으로 쉐어생이 떠나기전 정리를 하면 집주인이 다시 한번 이것저것 점검하면서 정리를 하는 건데, 이건 왠걸 나와 애플이 마스터룸에 올라왔을 땐 아주 개판 오분전, 정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런 놈의 집을 렌트양도 받는게 잘하는 짓인지 의문이 가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잠깐, 쉐어와 렌트 관련 용어 몇가지.
워킹 수기 다른 에피소드 편에서도 잠깐 쉐어 용어 설명을 했었는데 잠시 몇가지 짚고 넘어가보자.
마스터룸이란?
기본적으로 마스터가 쓴다는 의미에서 쓰는데 일반적으로 개인욕실,화장실이 딸린 방을 마스터룸이라고 한다. 쉐어를 구하다보면 개인욕실,화장실이 없음에도 그 집에서 가장 좋은 방, 혹은 가장 넓은 방을 마스터룸이라고 칭하는데 그건 집주인의 염병이고, 일반적으로 준마스터룸이라고도 부른다. 마스터룸에 준한다는 의미 정도. 어쨌든 마스터룸이라고 일컫는다면 기본적으로 개인욕실,화장실이 딸린 방을 말한다.
다시 본론으로.
어쨌든 이미 온걸 어떻게 하나, 청소 존나 하고, 방정리 존나 하고, 짐정리 존나 하다보니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금은 쉐어생 신분이지만 곧 이 집을 렌트양도 받을 것이기에 이제 이 집에 머물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이 집에서의 생활들.
원래 계획대로라면 5월 말에 계약이 되었어야 했으나, 정말 이 호주란 놈의 나라는 짐승같은 것들이 사는 곳인지라 일처리가 아주 대단했다. 5월초에 제출한 서류, 5월 말에 계약이란 말이 무색하게 6월 초에서야 메일이 하나 날라왔다. 서류가 하나 누락되었다는 것. 대단한 새끼들. 진짜 이새끼들 도대체 어떻게 밥먹고 사는지 신기 할 따름. 영어 안썼으면 굶어죽었을 것들.
렌트를 양도 받게 되면 참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수반된다.
전에 집주인이 쓰던 가스,전기,인터넷,수도 문제부터 쉐어생들에게 받은 본드비, 방값 정산에 이르기 까지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 문제가 펼쳐진다.
왜냐하면 각각의 공과금이 모두 내는 날이 제각각이고, 쉐어생들의 방값 내는 날 역시 제각각이기 때문에 계산을 체계적으로 해야하는데 대략 이런 식으로 일이 이뤄진다.
6월 10일까지 JW가 이 집 주인. 6월 11일부터 내가 집주인.
일단 전기,가스,수도,인터넷 중 양도가 되지 않아 JW가 끊고, 내가 새로 신청하는 서비스의 경우는 간단하게 내가 6월 11일부터 시작하는걸로 하면 된다. 그리고 만약에 양도를 받거나 명의변경이 요하는 경우엔 6월 10일까지 사용한 금액을 각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연락을 해서 알려달라고 하면 업체에서 얼마가 나왔다고 얘기를 하면 그 금액만큼 JW가 나에게 주는 것이다.
그리고 쉐어생들 돈 역시 6월 10일까지 사는 만큼의 돈을 더 받거나 이미 받은돈에서 일부분을 돌려줌으로 해서 6월 10일까지 사는 것으로 맞춰두고, 6월 11일부터 아예 처음으로 2주치 돈을 다시 받는걸로 날짜를 맞춘다. 이런 복잡한 계산이 오가는 와중의 일이었다.
렌트 허가가 떨어지기 이틀 전, JW가 조낸 뜬금없는 말 하나를 던진다.
" 형, 쉐어생들 다 나갈꺼에요. "
ㅎㅎㅎㅎㅎ
진짜 어이 없는 한마디였다.
일반적으로 쉐어생은 2주 노티스를 줘야 된다. 그래야 그동안 방에 들어올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이런 전대미문의 무개념 사태. 나는 몇일안에 방을 모두 채워넣어야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안그러면 난 대략 1000불의 집 값을 혼자 고스란히 내야 하는 상황. 정말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 새끼를 빤히 쳐다보니 " 형 대신 가구 값 300불 깎아 드릴께요 " 이 지랄 하는 것이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나왔다.
그리고 이 때부터 이 새끼의 어이 없음은 계속 되었다.
집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할때 마다 녀석에게 고쳐줄 것을 요구했으나, 말로만 " 예, 예" 하면서 넘기길 수십번, 결국 끝까지 책임회피 하는 녀석, 게다가 양도 할 때 이 것 저 것 명의 변경에 필요한 작업을 녀석이 처음엔 "형 제가 도와드릴께요 " 하더니 계약을 하자마자 180도 돌아서서 " 형, 형이 알아서 하셔야죠. 몰라요 전, 전기 끊었어요 형 빨리 신청하세요 "
" 가스요? 그거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형이 알아보세요 "
" 인터넷요? 형이 해야죠 "
ㅎㅎㅎㅎㅎㅎㅎ
진짜 사람새끼가 똥 싸러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틀리다고..
어쨌든 이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명의 변경 완료
가스 새로 신청 완료
전기 새로 신청 완료
등등의 모든 작업을 완료했고
심지어 조낸 운좋게도 쉐어생들을 한번에 다 채워넣었다. 전혀 틈 없이.
게다가 그 중에 더블룸도 아니고 마스터룸을 내가 비싼 가격에 135를 불렀음에도 굳이 마스터룸을 들어오고 싶다고 우긴 썸머와 대현이 커플이 들어오게 된다. 일이 술술 잘 풀렸다. 마스터룸에서 135씩 두명이 270. 더블룸이 당시 110씩 220. 게다가 거실쉐어 80불까지 1주일에 570불의 돈이 들어왔다. 1주일 집값 475불을 내고 약 95불이 남는 상황. 물론 실제로 이 돈이 남는 것은 아니다. 주당 공과금이 대략 80불-90불 가량이고, 휴지며 세제며 이 것 저 것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겨우 떨어지거나 내가 좀 더 내는 상황.
어쨌든 정말 운이 좋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계약이 시작되고 며칠 후에 종원이 녀석이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이제 완벽히 이 집은 내가 렌트 오너가 되는 순간이었다.
[ 진짜 때로는 속이 다 타들어가 자포자기 심정으로 담배나 한대 피게 되는 렌트오너 생활 ]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렌트 오너의 생활이 그렇게 시작 되었다.
자, 여기서 잠깐 우리집 소개. 이미 이 블로그에 많이 오신분들은 보셨겠지만, 혹 첨 오신 분들도 있으니 잠시 집자랑.
[마스터룸, 넓은 퀸사이즈 베드와 넓은 발코니, 넓은 방이 압도적임 특히 발코니 압권]
[ 마스터룸 안에 있는 드레스 룸 공간 ]
[ 마스터룸, 좀 꾸며놓으니 더 좋음 ㅋㅋㅋ ]
[ 신이와 SH가 맨 처음 사용했던 방, 더블베드 ]
맨 처음 렌트를 시작하고 나서는 종원이도 아직 한국 간다고 집에 있고, 원래 살고 있던 쉐어생들도 약 이틀간 머무느라 두서 없이 복잡한 시작 점이었다. 그리고 며칠후 모든 것이 정리 된 후, 이 큰 집은 나에게 덩그러니 던져졌다. 아주 마음이 복잡하던 그 순간이었다.
PS. 포스팅 후기
JW 나갈 때 전기세, 가스세, 물세 기타 등등 아무 것도 안내고 그냥 한국으로 그냥 갔다. 물론 전기나 가스는 내가 새로 신청해서 나에게 큰 피해는 없었지만 집으로 소송당한 메일 맨날 날라 오고 난리도 아님. 그리고 물세는 내가 다 냈다. 아는 놈이 더 무섭다고, 자동차 벌금도 얼마나 많이 끊었던지 벌금 딱지 맨날 날라오고, 아주 집으로 날라오는 우편의 절반이상이 이 자식 소송 걸었다는 변호사 측 메일이며, 자동차 벌금등의 사유로 법원에서 메일 날라오고, 이 녀석이 이렇게 해놓고 가서 맨날 맘 졸임. 혹시나 내가 뒤집어 쓰진 않을까 하고. 뭐 어쨌든 마지막 렌트 시 보여줬던 수 많은 행동들과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 벌어진 수 많은 상황들이 이 녀석이 어떤 인간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 아 그리고 인스펙션 얘기 안해줘서 JW 한국 가고 몇일 있다가 불시에 인스펙션이 와서 있지도 않은 거실쉐어 (거실쉐어 받을려고 침대같은거 셋팅해놨는데) 걸려서 굉장히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부동산 인스펙션이란게 불시에 오는게 아니라 항상 몇주전에 노티스를 주기 때문에 아마 JW 녀석이 알고 있었는데 말을 안해주고 간듯 한데, 어쨌든 이런저런 사정으로 많이 안좋았다.
그리고 더불어 참 아이러니하게도 이 집 렌트 포스팅을 올리는 지금 시점에 이 집 렌트가 종료되었다. 나중에 다 정리 되면 깔끔하게 정리해서 올릴려고 했는데 다른 호주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재화란 녀석이 입방정을 지 블로그에 떨고, 그걸 또 내가 아는 애들이 보고 (나도 아는..) 그러는 바람에 퍼스에 소문 다 났음 ㅎㅎㅎㅎ 만나는 사람마다 " 렌트 끝났다면서요? " 라고 아주 난리. 덕분에 안그래도 복잡한 상황에서 머리가 더 깨질 것 같음. " 치얼스! 재화 "
어쨌든 그렇습니다. 블로그 상, 이제 막 렌트했지만 현실은 시궁창. 끝이 안좋아서 지금 기분이 굉장히 안좋네요. 뭐 그렇다는 얘기구요.
요새 아주 블로깅을 활발히 하고 있는 중입니다. 글도 바짝 써놔서 아마 매일 업뎃 가능 할 것 같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리고요, 밑에 다음 View on은 굳이 회원가입 같은거 하지 않으셔도 추천 한방 누르실수 있으니 추천 한방 꾹 눌러주세요. 다음 편은 렌트 편 이어서 갈 것 같네요. 쉐어생 얘기나 렌트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될 거 같구요 그 다음이 법원편입니다. ㅎㅎㅎ 자주들 들려서 흔적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INFO 부동산 렌트하는 방법
호주에서 좀 살다보면 돈이든, 자유든 어떤 이유에서라도 한번은 렌트를 하고 싶어지며, 또 필요에 따라서 렌트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에서 집을 알아보려면 부동산을 찾아가야 하듯이 이 곳도 마찬가지.
운이 좋게 아는 이로부터 혹은 나와 같은 방법으로 양도를 받아서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가장 일반적이고 깔끔한 방법은 부동산회사와 직접 계약 하는 방법이다. 다만 가구도 따로 마련해야하고, 이 것 저 것 복잡하고 절차가 있기 때문에 양도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새로운 집을 찾고 싶고, 굳이 가구를 함께 양도 받고 싶지 않은 이들은 부동산 렌트를 선호한다.
양도로 매물을 구할 때 간단한 방법은 한국인 커뮤니티 사이트. 퍼스에선 퍼참이 되겠다. 혹은 검트리 등지에서 구할 수 있으며, 부동산 회사와 직접 컨택하고 싶다면 유명한 www.realestate.com.au 등의 부동산 매물 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컨택하면 된다. 아니면 직접 발품을 팔아 부동산 회사들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매물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쨌든 양도가 됐든 부동산과 계약이 됐든. 렌트를 일단 하고자 하고 계약에 앞서서 여러가지 서류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것은 케이스바이케이스로서 집 마다도 다르고, 부동산 회사마다도 다르지만, 기본적인 것은 똑같다.
일단, 부동산 측 혹은 집주인에게 본드비를 줘야하는데 이 것은 보증금이다. 4주치 집 값이 법으로 정해놓은 본드비다. 집 값이 1주일에 400이라면 본드비는 1600불. 그리고 계약시 첫 2주 방값을 미리 지불해야 한다. 그러면 800불.
따라서 맨 처음 본드비와 2주치 집 값을 해서 2400불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본드비는 또 본드비를 따로 관리하는 회사에서 맡으므로 별 걱정 안해도 된다. 다만 부동산 계약이 끝날때 다른이에게 양도하지 못하고 계약이 종료되면 부동산회사에서 파이널 인스펙션이라고 해서 집 검사를 하면서 여기저기 트집을 잡아서 다 떼어버린다. 호주 부동산은 아주 악명높으니 유념할 것, 사람들이 괜히 생고생해가며 양도를 해주고 받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집을 부동산과 계약 할 때 여러가지 사항에 유념해야하는데, 일단 집안을 아주 샅샅이 자세히 살펴본 후에 문제가 되는 곳들은 모두 사진을 찍어두고 부동산에다가 보여주고 확인을 받아둬야 나중에 뒤집어 쓰지 않는다. 그리고 여러가지 사항을 미리 체크해야 한다. 한 집에 몇명까지 살 수 있는지, 인스펙션은 얼마나 자주 받는지, 등등을 자세히 체크해야 나중에 불이익을 안 받는다. 한 집 거주 인원 수는 워홀러에게 굉장히 중요한 건데, 일반적으로 집 값을 빼기 위해 한 집에 여러명이 사는데 보통 부동산과 계약 할 때 부동산에서 적은 인원이 사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적은 숫자 인원으로 등록하는데 이렇게 되면 나중에 인스펙션 할 때 계약 된 사람만 사는 것 처럼 보이기 위해 침대를 다 분리하고 사람 흔적을 없애고 난리를 쳐야한다. 그래서 렌트를 하게 되거나 쉐어하우스에 살게 되거나 부동산 인스펙션을 한다고 하면 집안 전체가 아주 난리가 난다. 침대 분리하고 옮겨서 짱박아두고, 청소하고 정말 가관.
어쨌든 이런 수 많은 귀차니즘과 위험부담에도 렌트를 하는 것은 그 만큼 렌트 오너로서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 금전적으로도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당장 방값을 6개월 동안 안내도 되는 것 만으로도 (1주 100불 기준) 2400불이란 돈이 절약 되는 것이다. 어쨌든 렌트를 할 때는 신중하게 자신의 목적과 향후 6개월 1년후의 상황을 고려해서 해야 된 다는 것을 명심해두길 바란다.
INFO 부동산 렌트 시, 각 종 유틸리티 신청 방법 및 명의 변경 방법
전기는 일반적으로 SYNERGY를 사용 함, 집 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시너지.
가스는 일반적으로 ALINTA를 사용함, 역시 집 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알린타.
인터넷은 일반적인 것이 없음. 집 집 마다 다 다르나, 가장 무난한 것 중에 하나가 iinet (아이아이넷)
물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회사에 일괄적으로 낸다. 가장 쌈.
Utility
전기 (SYNERGY) Account number :117 519 330
www.synergy.net.au tel. 13 13 53
가스 (ALINTA) Account number :309 000 235
www.alinta tel. 13 13 58
인터넷 (iinet)
www.iinet.net.au tel. 13 22 58 support , 13 19 17 sales (이전문제 여기로)
물 : 부동산에서 처리
* 양도 시
전기, 인터넷 전화 신청 (새로 신청 해야 함)
가스는 인터넷으로 신청가능 (새로 신청 해야 함)
인터넷은 새로 신청가능 하나 워낙 늦게 연결되는고로 일반적으로 명의변경이 가장 좋음
물값은 부동산에서 BIll
* Payment
전기 : 2달에 한번 (나는 카드로 자동결제 되게 해놓음)
가스 : 3달에 한번
ADSL : 매달 선불 (후불도 있으니 조심히 알아 볼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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