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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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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엔데이 여행기
인파서블 여행기
#148 [라오스/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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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파서블 여행기 첫편부터 보기
여행, 길을 떠난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다.
이제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시간들, 그래서 더 일분일초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라오스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생각을 해보니, 나는 서주 누나와 함께 있는게 정말 즐겁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서주누나가 북에서 남으로 이동하고 있는 고로, 나는 서주 누나와 함께 방비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어차피 곧 내 쏘울메이트 레고가 방콕에 온다. 레고를 맞이할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레고가 온다는 그 사실이 나를 더욱 기쁘게 한다. 선택 하나하나 즐거움이 담겨있다.
서주 누나와 아침에 만나 그냥 한가롭게 이쁜 루앙프라방을 산책을 했다. 그냥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채로 누나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다. 루앙프라방은 그런면에서 정말 걷기 좋은 동네다.
▲ 걷다보면 나타나는 맛있는 주전부리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된 루앙프라방 답게 좀 걷다가 보면 아름다운 사원들이 나타나고, 도로는 한가롭다. 길은 적당히 정돈 된 가로수로 인해 무더위를 피할 수 있다. 좀 걷다가 힘들면 아무 사원이나 들어가 나무 그늘 아래 무심한듯 놓여진 테이블에 앉아 쉴 수 있다.
▲ 걷다가 무심하게 들어온 아무곳이나 멋진 사원이다.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이 곳.
좋은 사람과 있어서 더 즐거운 곳이다.
예전에 루앙프라방을 여행 할 때 말로만 여유로웠지 이런 여유를 느껴보지 못한 것 같은데, 똑같은 책을 어릴 때와 나이 먹어서 볼 때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듯, 똑같은 여행지는 내 자신의 변화로 인해 새롭게 다가온다. 이 세상만사 그 어느 것도 변화하지 않는다. 모든게 그대로이지만 내가 변했을 뿐. 일체유심조.
서주 누나와 여러 얘기를 하다, 똑같은 지점에서 생각이 통했다.
" 지금 이 시간이 곧 얼마 후에 너무나 그리워질 시간이라는 거 "
꽤 걸었을까, 자연스럽게 한 사원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제법 큰 사원안을 돌아다니다가 자연스럽게 나무 그늘 아래 놓여져있는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담배 한대를 피며 보니, 이 여자 꽤 괜찮다. 여자 나이 30이 넘으면 인생이 묻어나온다. 20대의 여자에게서 볼 수 없는 적당한 배려심과 여유로움. 사실 여자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좋은 누나로 느껴지니 더욱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 푸쉬산에 오르기 시작하자, 나타나는 멋진 루앙프라방의 전경
딱히 뭘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기에 한참을 돌다 오늘은 마을 중앙에 우뚝 선 푸쉬 산 정상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보통은 일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는 이 곳을 아직은 조금 이른 시간에 우리는 오르기 시작했다. 끝없이 놓여져 있는 계단들. 장난을 한번 쳐본다.
" 누나 그냥 오르기 힘드니까 가위바위보 해요 "
▲ 산길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다
▲ 장난을 치며 쉬엄쉬엄 오르니, 이것 또한 좋지 아니한가
그렇게 우리는 가위바위보를 하며 계단을 올랐다. 우리의 얼굴이 얼마나 즐거워보였는지 지나가던 한 남자가 말을 건넸다. 자기는 태국 사람인데, 여행사진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의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그의 무게감 있는 카메라들이 그를 증명 하는 듯 했다. 우리가 가위바위보 하는 장면을 찍고 싶다고 한다. 어지간히 우리의 표정이 좋았나보다.
가위바위보를 하니 그가 사진을 여러장을 찍는다.
그렇게 놀며 얘기하며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이른 시간에 온 것도 온 거지만,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루트가 아닌 뒷편 루트로 올라서 한적하니 좋다. 게다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유유자적한 루앙프라방의 전경은 덤이다.
산 정상에 거의 다달았을 때 쯤, 입장료를 내고, 올랐다.
▲ 살고 싶은 동네다
아직은 한가로운 정상, 미리 자리를 맡아둘까 하다가, 그냥 편하게 풍경을 구경하기로 했다. 한쪽 그늘 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루앙프라방의 전경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여유롭게 만든다. 여유로움 속에서 서로 주고 받는 진솔함. 이 사람에게 잘 꾸며 보일 필요도, 뭔가를 숨길 것도 없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조금씩 몰려든다. 일몰이 시작될려나 보다, 빛은 따사롭게 비추고 있다. 서쪽 하늘을 향해 사람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다. 다행이도 인파속에서 적당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 일몰이 시작된다.
계속 밀려드는 인파, 루앙프라방에 있는 모든 여행자들이 다 몰려온 것 같다. 한국사람들도 꽤 보인다. 그리고 그 와중에 우리가 앉아있는 곳에 주르르륵 서양애들도 앉아있었는데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려고 자꾸 앞으로 시야를 가리면서 나와서 사진을 찍는다. 조금 거슬리는 상황. 이럴 때 닥치고 있는 동방예의지국출신의 우리.
하지만 서양애들은 짤이 없다.
▲ 모두가 카메라를 들이밀때, 눈으로 감상하던 서양할배의 모습
계속 사람들이 나와서 시야를 가리며 일몰 사진을 찍어대자, 앉아있던 서양여자애가 ( 아마 얘가 제일 피해자일듯. 각도상) 빡이 쳤는지 한마디한다.
" 좀 나와, 자꾸 가리 잖아 "
그러자 일몰사진 찍느라 시야를 가렸던 다른 서양여자가 한마디 한다.
" 너 존나 친절한듯 "
웃으면서 말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 니도 존나 친절하네 일몰 못보게 가리고 ㅋㅋㅋㅋㅋㅋ "
▲ 멋진 일몰 앞에서 아직도 탐욕, 서로 사진찍겠다고 싸우고.
물론 배려를 안하고 가린 그 년이 나쁜년이다.
서로 빈정대며 말싸움 하는데 나는 시원시원하게 주고 받을 줄 알았더니 말로만 싸우는 모습에 조금은 실망. 남미나 아프리카 누나들이었으면 벌써 주먹이 오갔을텐데 역시 교양있는 유럽언니들. 멋진 공간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저 아름다운 일몰을 보며 싸울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움
▲ 올라갈땐 후문이었지만 내려오는 건 메인 시장쪽이 나타나는 정문(?!)
내려오면 야시장이 펼쳐진다.
▲ 여전한 야시장
▲ 루앙프라방 먹방 타임!!
일몰이 거의 끝남과 동시에 모든 이들이 발길을 옮긴다. 푸쉬산을 내려가자 곧 야시장이 나타난다. 이제 본격적으로 다시 루앙프라방 먹방 타임. 누나와 나는 우리 숙소 테라스에서 술 먹는 재미를 들여서, 오늘도 생선과 꼬치 등 먹을거리를 사고, 숙소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한 슈퍼마켓에서 앱솔루트 1리터를 샀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호인이다.
▲ 좋은 안주들
▲ 고양이들이 먼저 냄새를 맡고 달려든다.
앱솔루트와 함께 즐기는 맛있는 생선구이와 꼬치.
행복하다.
내가 신선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게 너무나 잘맞는 서주누나와...
술이 있고, 맛있는 안주가 있고 그리고 좋은 사람이 있다. 그런데 심지어 한가로운 루앙프라방의 밤이야. 이러니 루앙프라방을 안좋아할 수가 있나. 멋진 밤이다.
▲ 루앙프라방의 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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