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32. 카나본의 3대 이벤트
이 지루한 카나본에서 재미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게 느껴졌다.
예전에 백팩에 살 때, 이제 막 카나본에 도착한 마코토가 카나본에 대해서 스즈키와 마보에게 물었을 때, 스즈키와 마보는 카나본의 3대 이벤트라 일컬으며 다음을 얘기해줬는데, 당시에 그걸 듣고 어찌나 배꼽을 잡았는지 모르겠다.
카나본의 3대 이벤트라면
수요일, 금요일에 하는 펍 트로피카나에서 열리는 백팩커스데이, 일명 프리 바베큐 파티.
그리고 화요일에 유일한 피자가게 이글보이의 피자 할인 행사
그리고 금요일에 카나본 호텔의 부설 펍에서 열리는 잭팟 행사였다.
카나본에 유일한 피자가게 이글보이에서 매주 화요일 할인행사를 하는데 이때 맛난 피자를 싸게 먹을 수 있다. 이것이 이벤트라면 이벤트. 나는 지금까지도 이글보이 피자는 먹어보지 않았는데 마보와 스즈키는 매주 화요일 이글보이 피자를 먹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두번째 백패커에게 최대 이벤트인 트로피카나 프리 비비큐.
트로피카나란 펍에서 매주 수요일, 술을 먹으면 프리 비비큐를 주는데 이름이 거창해서 그러지 솔직히 별건 없다. 스테이크 한조각과 소세지, 야채, 빵등을 무료로 제공하는건데 처음에는 우와 할 지 모르지만, 알고보면 정말 별거 없다. 그래도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수요일에 폭발적인 반응, 그래서 트로피카나는 금요일도 프리비비큐를 시작, 그리하여 현재 수,금 프리비비큐 이벤트를 한다. 이 때 가면 카나본에 있는 백패커들을 많이 만날수 있다. 대개 카나본에 온지 얼마 안된 사람들만 가고, 어느정도 카나본 생활이 오래된 이들은 거의 가지 않는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는 굉장히 좋다. 하지만 뭔가 가서 정보획득을 하고자 하는 이에겐 별로 메리트가 없을 듯. 어쨌든 이것이 카나본의 두번째 이벤트이자 백패커에게 최대이벤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나본 호텔 부설 펍에서 열리는 잭팟.
이것이 대박이다.
카나본 호텔 펍에서 술을 마시면 술을 살 때 마다 번호표를 주는데, 이 번호표들을 잘 모아서 가지고 있으면 금요일날 추첨을 한다. 그리고 이 추첨에서 당첨되면 딱 한번의 기회를 받게 되는데 그 기회는 다름 아닌 카드 한장을 뒤집을수 있는 기회다.
카나본 호텔 펍에 가면 벽에 카드들이 유리로 벽안에 전시되어 있는데 뒤집혀 있는 이 카드를 뒤집어 조커가 나오면 상금을 타는 방식이다. 즉, 술을 사서 받은 번호표를 가지고 있다가 금요일 추첨날 당첨되면 카드를 뒤집을수 있는 단한번의 기회를 받고, 그 때 카드를 뒤집어 조커가 나오면 상금을 타는 것이다. 근데 이 시스템에 백미는 이 다음이다. 상금은 매주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점점 커지고, 누군가 승자가 나오기 전까지 카드는 그대로 유지된다, 즉 한주 한주가 지날 수록 오픈된 카드의 숫자는 늘어나 확률은 올라가고 당첨금은 커진다.
정말 이때 금요일날 잭팟, 특히 승자가 안나온지 한참이 지난 때 가면 사람들로 바글거리는데 완전 재밌는 경험이다. 내가 바로 카나본에 도착하기 직전에 한 프랑스인 백패커가 조커를 뒤집어서 5000불 정도를 챙겼다고 들었다. 의례 백패커사이에서 떠 도는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듣기로 쉐어메이트인 얀이 지금 내가 사는 방에 살던 프랑스인의 친구가 당첨되었다고 얘기를 해주었다.
이것이 이른바 '스즈키'와 '마보'가 꼽은 카나본 3대 이벤트.
이 지루한 시골동네에서 뭔가 재미를 찾지 않는다면 지루해서 버틸수가 없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위의 3대 이벤트 역시 시들. 결국 낚시를 하러 돌아다니거나, 주말마다 파티를 하는게 유일한 낙이 된다. 파티라고 해서 큰 파티가 아니라,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술이나 한잔 하는 정도.
그리고 또 하나의 재미를 찾는것이 결국 쇼핑.
쇼핑이라고 딱히 무슨 큰 쇼핑몰이 있는 것도 아닌데, 워낙 할일들이 없으니 쇼핑중독들만 되는 것 같다. 아닌 말로 같이 사는 쉐어메이트인 얀,마리나 커플과 크리스는 퇴근후 집에 와 샤워를 한뒤 매일 울월스를 간다. 살 것이 있어서 가는게 아니라, 정말 너무 할일이 없으니 가는 것이다.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이 끼고 있는게 신문과 함께 온 각종 샵의 전단지들. 매주 품목을 바꿔가며 할인 행사를 하기때문에 뭔가 살게 없나, 울월스 전단지며, 자동차 용품샵 레프코의 전단지, 생활용품,의류등을 파는 타겟 전단지등 각종 샵의 전단지들을 훑어보는게 유일한 낙.
사실 개인적으로 전단지 보는게 완전 중독 되어서 심심하면 그런 샵들을 돌아다니며 물건 구경을 하는데 전단지로 오는 물건들은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물건들 뿐이다. 아마 한국에서 살면서 이런 전단지를 받아볼 확률은 일생에 0.000000001 퍼센트나 될런지 모르겠다.
예를 들면,
수중 음파 탐지기
라디오( 위성수신 되는 무전기부터 각종 무전기)
집안에서 쓰이는 각종 물품들이 아닌 그 물품들을 수리할수 있는 DIY세트 같은 것들.
수중 음파 탐지기가 대박인데, 카나본을 돌아다니다 보면 집집 마다 큰 보트 하나씩은 같이 주차(?!)되어있다. 그런걸 볼때 마다 아 정말 호주 맞구나 싶다. 아무래도 집집 마다 보트 하나씩은 있으니 수중탐지기를 사려는 사람도 이 좁은 동네에 많을 듯.
근데 지금 이 글 보시는 분들 표정이 왜 그러세요...? 집에 보트 하나씩 없는 사람들 처럼.
집에 다들 안쓰는 요트 정도는 다 있잖아요.
집에 요트 없으신분들은 그냥 조금 불행하신거에요...
.....
최근에 본 개콘 가장 최신이 7월달껀데, 정말 이거 보고 쓰러졌다. 그래서 한번 써봤는데 괜히 철지난 개그를 한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물건들 혹은 재밌는 상점들이 있기에 그런걸 보러다니는게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나. 이렇게 카나본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밑에 사진들은 가정으로 배달오거나 하는 각 종 샵들의 전단지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요새 아주 난리도 아님... 저런거나 보면서 아이쇼핑하고 쇼핑 하는게 유일한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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