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71. 새로운 집, Jugan St.

 시티에서 1존거리에 있는 Glendalough 
 그리고 이 곳의 Jugan St. (주간 스트릿)은 한국인에게 엄청나게 유명한 곳이다.

 이 곳에는 15번지와 이웃 하는 21번지 대규모의 유닛단지가 있다. 
 용어설명을 잠깐 해주자면 Unit 유닛이란 똑같은 모양, 똑같은 구조들의 집들이 한꺼번에 몰려있는 단지를 얘기한다. 유닛1,유닛2 혹은 유닛 A, 유닛 B 이런식으로 구분한다. 어쨋든 이 곳의 대규모 단지에는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산다. 이른바 이 곳 퍼스에선 이 곳을 코리아 타운 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워홀러들이 살고 있다.

 이 곳에 많은 이들이 자리 잡은 이유는 다름아닌 글렌다로에 바로 인근해 있는 지역인 Osborne Park(오스본 파크)가 공장지대라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서 가까운 글렌다로에 거주하다보니 이렇게나 된 것이다.

 내가 pollard st.에 살 던 때 같은 글렌다로라고 해도 역을 사이에 두고 마치 분리된듯 떨어져있던 터라, 분위기가 전혀 다른데.  우리 집에선 그 곳을 달동네 식으로 비하해서 부르곤 했다. 더군다나 곧 여름이 다가오는 가운데 집이 넓고 시원하고 타일바닥이라 그 자체만으로 시원함에도 각방에 쿨러가 있고, 에어콘이 있어서 여름을 위한 집에 살고 있던 우리로선 찜통같은 그 곳이 웃기기만 했다.

 아닌 말로 가격차이도 얼마 안나는데 굳이 돈 몇푼 때문에 주간스트릿을 선택한 그들에게 여름의 시련이 다가올거라고 우리끼리 술마시면서 어찌나 웃었는데.

 그런데
 
 그 곳에 가게되었다. 빌어먹을
 
 이래서 사람은 언제나 항상 겸손해야 하거늘. 내가 그 달동네에 떨어질줄이야.
 
 사실 맨 처음 호주 도착했을때 한번 주간 스트릿에 가본적이 있는데 그 때 솔직히 정말 멋있었다.
 정말 외국온 느낌.
 



 야자수들과 이쁜 건물들이 어울어진 그 곳은 내가 외국에 와있음을 실감할수 있는 그런 집이었다.

 하지만 호주 생활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호주 생활이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황에서 그 곳은 달동네 -_-;
 
 좋은 집에 살 던 난 집 렌트한 오너로서 퍼참에 광고글을 올릴 때면 참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간 스트릿의 그 비좁은 방에 살아도 90-100불, 그럴바엔 주에 20-30불을 더 내고 이 좋은 집에 살면 얼마나 좋은데 왜 거기 사나, 1주일로 치면 하루 2-3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그러다보니 우리집 사는 애들도 1-2불에 벌벌거리는 애들이 아니라, 돈보다는 여유로움을 중시하는 애들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술자리에서 주간 스트릿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그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던가, 이제 여름이 되면 뜨거운 열기가 심판을 내릴꺼라며 놀렸는데  내가 놀리던 그 유닛촌에 들어가게 된 이 아이러니한 상황 썅.
 
 암튼 그 집에 이사를 했고, 이제 지옥같은 무더위 속에서 지옥같은 주간 스트릿 생활이 펼쳐진다.
 워낙 좋은 집에서 살다가 이사를 와놓으니 처음엔 다들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좋은점을 미친듯이 찾아봐도 딱 하나 마당이 넓다는거 그리고 파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 
 
 이미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별 수 있겠는가, 적응하면서 살아야지.
 하지만 워낙 좋은 집에 살다가 온 지라,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전에 살던 집 마스터룸(집에서 가장 큰 방 or 화장실,욕실 딸린 방)보다 작은 거실.
 뭐 남자인 나와 마리오는 상관없었지만 여자들은 당장 훅 작아진 키친에 다들 의욕상실

 " 이제 이 집에서는 요리 안할꺼에요, 의욕이 안생겨요 " 라고 말하는 롱이.
 
 그렇게 우리의 주간 스트릿 생활은 시작되었다.

 물건 팔거나, 쉐어생 들일 때 쓰던 사진이 있는데 일단 15/15 JUGAN ST. 우리 집을 소개 합니다. 사진으로 집 구경하세요. 예전 집이랑 비교하면 차이를 확 느낄 수 있다는..
 

 

[ 사진 위 : 마스터룸 ]
 주간 스트릿의 마스터룸은 말뿐인 마스터룸, 일반적으로 마스터룸은 욕실,화장실이 포함되어있는데 주간 스트릿은 욕실,화장실이 방에 딸려있지 않기 때문에 흔히 광고글에 준마스터룸 정도로 올린다. 뭐 어쨌든 그 집에서 제일 큰 방이라는데서 마스터룸이란 말이 틀리진 않음.

 일단 전 주인이 이 곳에 여자 3명을 들여서 여자3명이 살고 있었는데, CHJ,YSJ,CAR 요렇게 3명이 살고 있었다. CHJ를 빼고 나머지 둘은 어린 아이들이었는데 정말 이쁘게 생겼다. 오죽하면 놀러왔다가 애들이 보고 이쁘다고 난리. 남자애들한테 사진 보여주면 10명에 10명은 이쁘다고 ㅎㅎㅎ

 뭐 어쨌든 본의 아니게 원래 살던 4명은 집에서 나가게 되었는데 그 중에, 이 블로그 독자로 만난 kj도 포함되어있었다. 정말 KJ와는 연이 아닌듯, 예전에 폴라드스트릿 살때도 우리집 와서 살고 싶다고 몇번을 왔었는데 이젠 오히려 살고 있던 KJ를 내쫒게 된 상황.

 나와,애플, 그리고 롱,마리오 커플까지 4명이 들어가고 또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Shin신이도 거실에 있어서 어쩔수가 없는 상황.

 어쨌든 집계약 할때 주간스트릿 집에 들려서 오너라 얘기하고 나와서 집 앞에서 KJ랑 담배한대 피는데 KJ가 " 형 정말 전 형이랑 함께 할 수 없나봐요 " 이러는데 미안했다. 


 [사진 위] 거실 사진.
  이전 집에 비해 확 좁아진 거실, 게다가 이전 집 가구들과, 이 집의 가구들이 합쳐지면서 엄청나게 어수선해진 분위기. 사람구하는 광고글 올리는건데도 딱히 신경쓰지 않고 찍어서 더 너져분해보인다. 암튼 이게 실제 사는 모습. 쇼파뒤로 매트리스를 놔두서 거실쉐어를 살게 했다. 맨 처음에 Shin이 살다가 나중에는 내가 살게 됨. 이 얘기는 나중에 ㅠ,ㅠ

 


 [사진 위 : 키친 풍경 ]
   냉장고도 원래 한개 였는데 블로그 독자라면 아시겠지만 불편한거 딱 질색.
   도대체 냉장고 한대로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쓰는지 이해가 안됨. 호주 생활 해보시고 쉐어생으로 살아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무식하게 아끼는 주인들 많음. 누구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그런 놈들중 최고봉이 한놈있음.

 암튼 이전에 비해 확 줄어든 주방.


 


 [사진 위 : 뒷마당 ]
   이사온 주간 스트릿집이 이전 폴라드스트릿집에 비해 좋은 딱 한가지 이유.
   뒷마당이 넓고, 파티를 해도 괜찮다. 이웃들이 더 씨끄러움. 아주 좋다 ㅎㅎㅎㅎ
   여기서 얼마나 술판이 벌어지는지 ㅎㅎㅎㅎ 파티사진을 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리라.


 

 

 

 

 [ 사진 위 : 주간 스트릿 Jugan st 유닛단지 ]
 사진 얘기를 먼저 하자면 위에 애플 사진들은 애플이 호주 떠나기 전날 찍은 사진. 살 엄청 찐-_-;;;;
 참 많은 얘기를 담고 있던 사진들인데 이렇게 주간스트릿 소개하는데 써먹네요. 암튼..

  주간 스트릿에 15번지와 21번지 유닛단지가 존재하는데 사람들이 번지와 유닛 개념을 많이 혼동하는 듯.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사간 집이 15번지에 15번 유닛이었는데 덕분에 15번지 찾는 모든 사람들이 방문하는 집이 우리집이 되었다.
  15/15 Jugan st이라고 주소를 적는데 앞에가 유닛번호, 뒤에가 번지
 
 15번지에 22번 유닛이라면 22/15라고 적는다. 알아두시도록. 진짜 솔직히 존나 멍청해보임.
 호주 주소 체계가 너무 잘되있고 한데 길 잘못찾고 오는거 보면 좀 한심해보이기도 하고. 헷갈릴수도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해안됨.

 유닛단지 앞에 떡하니 15 Jugan st 이라고 적혀있고 단지 안에들어오면 친절하게 이정표로 1~10 UNIT , 11~20 UNIT 이런식으로 해서 이정표도 다 해놨는데 뭐 이건 ㅎㅎㅎㅎ

 암튼 위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똑같이 생긴 집들 수십개가 몰려있다. 이게 바로 UNIT의 개념
 
 어쨌든 다시 본론으로 가면 우리는 15/15 JUGAN ST에 다시 자리를 잡았다.
 존나 거지같았던 집들도 부지런한 애플이나 롱의 손길을 타고, 나와 신이가 뒷마당이며, 망가진 빨랫줄도 고치고 손보면서 사람 사는 집 같아진다. 나중에 사람들이 하는 말이 JUGAN스트릿 집들중에 제일 깨끗하고 좋은거 같다고. 뭐 암튼 이 집에서 평온함을 찾나 싶었는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여자들의 싸움.
 사태의 발단은 이렇다.
 원래 이 집에 살고 있던 여자3명 중 YSJ가 롱,마리오와 함께 같은 학원을 다녔던 애라는것이다.
 근데 롱이 YSJ를 엄청 싫어하는 것.

 남자들이라면 그냥 술 한잔 하면서 금방 친해지는데 이건 여자들이고 더군다나 나와 낀 문제가 아니라 같이 온 애플이나 롱과 함께 원래 살던 여자3명의 문제가 되놓으니 이건 답이 안나왔다. 친하게 지내라고 하면 롱이는 여자애들 편 든다고 뭐라하고, 애플도 여자애들 편든다고 뭐라하고, 여자애들한테 얘기하면 애플하고 롱편 든다고 하고. 나중에 두손 두발 다 들어서 맘대로 하라고 냅뒀는데, 어쨌든 언제나 화기애애하게 평화를 유지했던 우리집으로선 드문 일이 벌어졌다.

 그러다보니 롱과 애플은 둘이 더 똘똘 뭉쳤고, 나머지 여자3명은 여자3명대로 똘똘 뭉쳤는데, 뭐 맨처음 문제는 냉장고 문제, 찬장 문제였다.

 냉장고는 이 집을 양도받으며 같이 받은 삼성 양문형 냉장고가 있었고, 우리 전 집 (폴라드스트릿)에서 가져온 대형 냉장고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양문형 냉장고가 신형이고 좋았다. 게다가 살림 하나는 끝내주는 여자 두명 애플과 롱 아닌가. 

 어차피 이사오면서 집안 청소도 해야했기에 미리, 이사오기 전 부터 신이를 파견시켜놓고 (어차피 거실쉐어니 우리가 본격적으로 이사오기 며칠전에 신이는 미리 JUGAN에 들어와서 살았다) 청소나 정리를 부탁했다.

 나 역시도 이사 들어오기 전에 이제 같이  살 여자애들 3명에게도 냉장고 정리도 미리 좀 부탁했고 (옮기라는게 아니라, 정리 좀 하고 주인 없는 건 버려달라는.. 여러명이 살고 사람들이 들날날락하는 쉐어하우스다 보니 주인 없이 버려진 것들이 많다)  식료품을 넣어두는 찬장도 정리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신으로부터 얘기를 들었다.
 " 어때 이쁜 여자애들3명도 있고 좋지? "
 " 뭐 여자? "
 " 왜. 좀 친해지지 않았어? "
 " 형, 형이 여기 와봐 진짜 집 꼬라지 보면 쟤네 여자로 안보여 "
 " 얼마나 지저분 하길래 "
 " 내가 진짜 청소하다가 토나오는 줄 알았어 여자애들 얼굴만 번지르하지 아오 말도 마 "
 
 대충의 요지는 원래 집 주인이 집 관리를 안하는 터라 집안 누구도 신경을 안쓴다는 거였다. 깔끔함을 자랑하는 우리집으로선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 아무래도 지저분한거 보면 못참는 애플이나 롱과는 좀 달랐던 듯.

 그리고 내가 부탁한거는 전혀 신경안쓰고 아무도 정리 안한다는 것. 아무래도 이사들어오면 그 때부터 시작해야 될 것 같다는 얘기.

 암튼 이사오고나서 역시 예상대로 애플과 롱이 드러운 꼴 못보겠다고 손수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서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원래 살던 여자애들에게 주인 있는거 없는거 일일이 물어보고 잘 모르겠다는건 두고, 없다는건 버리고 이러면서 하루만에 집을 엄청나게 깨끗하게 청소했는데 이게 발단이었다. 

 저녁에 온 YSJ가 자기 물건들이 없어졌다고 난리. 한국에서 받은 김하고 이것저것 없어졌다는데 애플에게 물어보니 다 썩어들어가는 비닐봉지에 있던 김 조금 버리고, 애들한테 물어봐서 주인 없다고 한것들 버렸는데 그게 아무래도 YSJ꺼였던 모양. 불쾌한듯이 난리치는 YSJ가 나도 솔직히 이해는 되면서도 참 보기 안좋았는데 청소를 한 애플과 롱은 오죽했으랴.

 그냥 버린것도 아니고 며칠전부터 정리를 그렇게 부탁하고, 또 정리를 하면서도 애들한테 물어보고 했던건데 아주 난리. 썩어가던 김은 한국에서 엄마가 보내준 소중한 김으로 탈갑하고 뭐 그런거 있잖은가 컴플레인 걸 때 부풀리는 그것. ㅎㅎㅎ

 암튼 기분상항 애플은 한국에서 소포로 받은 진짜 쌔삥 '대천김' 한팩을 그냥 준다. 
 롱이도 기분 상했는지 곰팡이 펴서 버렸다는 식빵대신에 자기 쌔삥 식빵 한봉을 그냥 주고 
 
 이렇게 해서 여자2 vs 여자3의 본격대결이 시작된다.
 
 이 갈등구도는 나중에 별의 별것으로 다 확장되어 나중에는 정말 소리없는 냉전 그 자체를 보여준다. 서로 인사는 살짝 나누지만 어떤 대화도 없는 그야 말로 아주 병신같은 상황. 나중에 하도 힘들어서 술 사와서 먹이면서 얘기나눴는데 여자애들3명도 냉장고 얘기부터 시작. 왜 자기네가 냉장고를 옮겨서 써야 했느냐 부터 얘기하는데 냉장고 얘기는 솔직히 좀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참았다. 

 당시 대화가...
 " 얘네가 아무래도 여자다보니까 좋은 냉장고 쓰고 싶어하고.. "
 " 오빠 저희들도 여자에요 " 하는데
 솔직히 목까지 ' 그런데 그렇게 정리도 안하고 살았어? 지저분하게 ' 라고 얘기할뻔... 뭐 암튼 최대한 다독거렸는데 그래도 답이 안나왔다.
 
 아무래도 술 좋아하는 애플과 롱이다 보니 둘이 술을 맨날 함께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눴던 모양인데 애플이 어느날 그런 얘기를 했다. " 롱이가 술먹다가 울면서 이 집에 이사와서 여자애들3명있어서 내가 애들이랑 친해지면 나 뺏기는거 같아서 더 그랬데 "라며 얘기를 해주는데 나는 솔직히 애플이 좀 여자애들 3명이랑도 친하게 지내줬으면 했다. 왜냐하면 애플은 너무 곰같아서 지금은 롱의 페이스에 휘말린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뭐 근데 그렇게 얘기해도 뭐 애플에겐 통하지 않음. 왜냐하면 진짜 곰이니까.

  그리고 어느날 밤, 애플이 없었던 하룻밤.
  거실에 있는데 롱, 마리오, 그리고 롱이 그토록 싫어하는 YSJ가 함께 웃으면서 깔깔대며 들어오는거다. 같은 학원다녔던 지라 학원친구네 집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는 듯. 그리고 애플에게 난 " 어제 보니까 롱이 YSJ랑 같이 술 먹고 오던데 " 이러니 애플이 얼마나 곰같냐면 그 얘길 그대로 롱이한테 했다.

 그랬더니 롱이가 나에게 와서 " 오빠 그런거 아니에요, " 막이러면서 얘기하는데 -_-;; 내가 당황.
 정말 여우랑은 살아도 곰이랑은 못산다더니...

 뭐 어쨌든 나로선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가하면 양쪽으로부터 이도저도 안되는 조낸 멍청한 상황이 되버렸다.

 애플과 롱에게는 챙겨주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고
 여자애들 3명에게는 아무리 내가 자기네 챙겨줘봤자 그래도 결국 애플과 롱 둘의 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얼마후, 여자애2명 YSJ,CAR 두명이 농장에 간다고 얘기를 꺼내왔는데 문제는 당장 농장 컨택이 되어서 내려가야 되는데 본드비는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솔직하게 얘기해줬다.

 2주간 노티스를 줘야되는데 방에 사람이 금방차면 2주안에도 나갈 수 있다마는, 안된다면 본드비는 안될 것 같다고 그래도 한번 최대한 사람들을 구해보겠다고 얘기를 해주고 사람을 구하다보니 금방 구해졌긴 한데 문제는 남자2명이 들어오게 되었다.

 방문제가 꼬였다.

 마스터룸 여자3명 , 근데 이중에 2명이 나간다고 하는 상황
 어쨌든 여자애들 사정 봐줄려면 마스터룸을 쓸 여자2명을 구해야 되는게 아니라 당장 들어온다는 남자2명을 받아야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천상 남자 2명을 받게 되었고, 방이 이동되었다.

 애플이 마스터룸으로 들어가서 CHJ과 함께 둘이서 일단 여자 한명 더 구해질때까지 살고, 
 새로 들어오는 남자둘이 나와 애플이 쓰던 더블룸으로 들어가게 된 상황. 그러니 난 오갈데 없이 거실에 있게 되었다.

 그게 바로 내가 거실에 살게 된 이유다.

 이렇게 까지 사정을 봐준걸 여자애들이 알아줬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갈때나 나중에 농장가서나 전화 한번 주면서 '챙겨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하는데 뭐 말한마디라도 고맙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면 얘네 챙겨주다가 애플과 롱으로부터 얼마나 욕을 먹고했는데 새삼 이때 당시에 '원래 챙기던 사람 챙기자'란 생각이 들게 됨. ㅎㅎㅎ

 또 하나 배웠다.

 새로 들어온 남자애들은 JW, JC였는데 애들은 롱,마리오랑 동갑내기였다. 덕분에 전보다는 한결 화기애애. 애들도 착하고 괜찮았다.  이 중에 JW이는 꽤 준수하게 생긴 체대 나온 녀석이었는데 남들이 부러워마지 않는 닭공장인 '잉햄' 이른바 퍼스에 '현대'이자 '삼성'정도로 통하는 곳을 다니다 우연히 한국인 아줌마가 운영하는 떡집, 이른바 창녀 업소 매니저로 스카웃된다. 요새 뭐 뉴스보면 한국여자 매춘문제로 캐나다며 일본에서 문제가 많다는데 호주에도 정말 많다. 얘가 직접 매니저를 맡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듣는데 이 얘기는 나중에 '호주 갔다온 여자랑 결혼하지 마라' 2편을 쓸 때 자세히 적어주겠다. 댓글의 호응도를 봐서 당장 내일도 올라올 수 있음 ㅋㅋㅋ

 그리고 나중에 여자 한명이 구해졌는데 또 이 분은 나보다도 한살위, 정말 큰누나. 호주 워킹 막차중에 막차를 타고 오신 분.  그리고 곧 있다가 원래 살던 여자3명 중에 마지막인 CHJ마저 집을 나가고 그 자리는 또 한명의 여자, 나와 동갑내기인 OJY로 채워지게 되었다.  
 
 이렇게 주간 스트릿도 자리 잡아가 돌아가게 되었다. 

 [ 렌트 정보 ]
 JUGAN ST렌트를 하게 되면서 원래 집과 또 다른점들을 발견했는데, 집 페이내는 방식이 달랐다.
 전문 부동산 회사에서 관리하던 전 집은 2주마다 꼬박꼬박 인터넷뱅킹을 통해서 송금하면서 내 코드번호를 적어서 보냈는데 이 곳은 내가 2주마다 꼬박꼬박 관리사무소에 가서 집세를 내야 했다.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곳이 아니다보니 인스펙션이 전 집에 비해 엄청 간소화되고, 또 오래된 집들이다보니 인스펙션 자체도 대충대충 형식적으로만.

 렌트를 두개 정도 해보니, 인스펙션이 얼마나 고달픈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는데, 집 렌트 할 때 인스펙션 확실히 신경쓸 문제다, 2달에 한번인지,3달에 한번인지, 얼마나 깐깐하게 하는지도 렌트 할 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

 전 집인 폴라드스트릿집은 Mair & co.라는 부동산 회사로부터 관리 받았는데 이 곳 절대 하시지 말기를 진짜 인스펙션 엄청나게 깐깐하고 내 결과를 보다시피 본드비 다 깎이고 추가로 약 700불 정도 더 나왔다. ㅎㅎㅎㅎ 암튼 호주 부동산 무섭다.  결론은 렌트 준비할때 인스펙션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챙겨보시라는것.

 포스팅 후기 )
  아주 오랜만에 호주 본편이 올라왔어요.
  여러분들 호주 얘기 끝났는지 아셨죠. 사실 블로그 독자분들께 말씀드렸던 대로 쓸 내용이 아직도 엄청 많고요 더 재미난 얘기들이 많은데 손이 안가네요. 원래 인생엔조이 '재화'편을 올려야되는데 이 녀석 자체가 워낙 쓸 얘기들이 방대해서 도저히 답이 안나오네요. 형식자체가 문제,  이 녀석 에피소드편 자체를 시간의 흐름대로 써야할지 아니면 조목조목 항목별로 얘기해야 할지. 이것때문에 막히니 다른것들도 다 막히네요.

 원래대로라면 '재화'편이 나왔어야 하는데 너무 답이 안나와 일단 주간스트릿편을 먼저 대체합니다. 그래도 별 문제가 없을 것 같았어요. 재화녀석 얘기나, 주간스트릿 얘기나 둘 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일어난 일들이라.. 글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YSJ,CAR이 농장으로 간 것도 이사가고 거의 한달 되었을 때고, CHJ가 나간것은 그 뒤로 또 한달후에 일이니까요.

 이제 라식수술로 인한 불편함도 거의 사라진 상태랍니다. 모니터 오래 봐도 눈이 따끔거리지도 않고... 
 
 한국 왔다고 호주 얘기 끝난줄 알고 계신 분들 많은데 미친듯이 올라올 글을 많이 잘들 봐주시고,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댓글이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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