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이번편은 잠시 시간에 흐름에서 벗어나 따로 에피소드는 뭐하고 그냥 트위터에 끄적거릴만한 사소한 것들을 한꺼번에 뭉뚱거려서 올려보는 에피소드입니다. 시간의 흐름, 사건의 인과관계 이런거 아무것도 신경 안쓰고 보셔도 됩니다.
76. 2011년 호주 워킹 홀리데이
2011년, 호주에 온지 3여년.
참 많은 이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떠나기 얼마 전에 있었던 여러가지 짧막한 에피소드들을 나열해 볼까 한다. 시간의 흐름, 인과관계 따윈 없는 포스팅이기 때문에 이해를 돕기 위해 중간 중간 소제목 들을 달아 본다.
호주 정리
호주 생활 정리를 앞두고 생각도 많아졌다.
여행 다닐 때, 배낭하나에 모든 걸 맡겼었는데 집을 한번 둘러보니 지난 시간들의 대한 내 잡념 만큼이나 잡다한 물건들이 쌓여있다.
렌트 2개를 합쳐 놨기 때문에 가구가 엄청나게 많으나 거의 팔 의욕이 없는 상태에서 팔 가구 사진을 찍기는 커녕 대충 가구목록만 '퍼참'에 올렸더니 팔리지도 않았다. 한푼 두푼 팔아서 모으면 100만원도 넘는데 아깝지도 않나 하는 생각만 가끔 들고 손을 놓고 그냥 놀았다. 한심함을 느꼈다. 그리고 또 놀았다.
렌트 양도도 알아봐야되고, 가구도 팔아야되고, 차도 팔아야되고. 정리 해야 될 것이 너무나 많았다.
정리는 둘째치고더라도 여러가지 것들이 내 머리를 복잡하게 했다. 당시에 집안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중에 하나였다. 일단 집안 얘기라 복잡하게 떠들고 싶진 않지만 어쨌든 집안에 재산싸움 같은게 일어났다. 그리고 우리집이 약간 희생양이 되었던 것. 암튼 우리가 할머니를 모시고 살던 내가 태어난 그 집을 친척들의 강요로 팔게 되었다. 뭐 암튼 집안 문제. 그리고 그 와중에 엄마가 높은데서 떨어져서 중환자실로 실려가서 입원했다고. 내가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다행이도 엄마가 의식에서 회복되고 검사 결과 가벼운 뇌진탕 정도로 끝났다던 상황이지만 중환자실로 실려가서 의식불명이 되기까지 했다니 나중에 얘기 듣고나서도 어찌해야 되나 많은 고민이 있었다.
말그대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그 핑계로 술은 오질나게 마셨다.
다행이도 렌트 양도 광고를 올린지 얼마 안돼서 사람들이 꽤 많이 집을 보러 왔는데 가구양도 많고, 관리도 잘 되어있어서 그런지 하고 싶은 사람은 많았지만 시간이 다들 안맞았다. 그도 그럴 것이 난 5월까지는 호주에 있다 나갈 것이라 5월이 되서야 양도 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근데 거의 몇개월 전 보러 온 사람이 오히려 5월이면 자기도 딱 좋다고 얘기를 하고 갔는데 솔직히 내심 그 사람이 안하면 어쩌나 (뭐 계약서를 쓴것도 아니고 선금을 받은 것도 아니고) 걱정했는데 다행이도 괜찮은 사람이었는지 약속대로 4월 말이 되어 구체적인 계약에 대해서 얘기했고 그 사람에게 양도 했다. 이때 가구 못판걸 그냥 렌트양도에 얹어서 어느정도 가구 양으로 밀어부쳐서 회복했다.
그리고 자동차 같은 경우엔, 공장일 시작 할 때부터 내 자동차를 눈여겨보던 같이 일하는 잼(한국인)이 사고 싶다고 맨 처음 날 만났을 때 부터 얘기한터라, 막상 팔려고 생각하고 있으니 잼이 자기 한테 팔라고 난리다. 그래도 아무렴 이상없다고 해도 괜히 아는 사람한테 팔았다가 문제 생기면 찝찝할껏 같아서 안판다고 얘기했다. 잼이 형 믿으니까 괜찮다고 팔라고 해도 팔기가 싫었다. 이러다 괜히 문제 하나만 생겨도 모든게 내탓.
차 상태는 확실히 좋았기에 당시에 진짜 쿼카 보고 엄청 발품 팔아서 산거라 문제 제로. 그럼에도 중고차기때문에 무슨일이 발생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근데 막상 또 팔려고 마음 먹으니까 빨리 팔아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고 후유증으로 운전에 대한 불안감도 많이 있었고 (내가 잘해도 사고가 난다는 그 두려움) 렌트도 털리고 차도 (그전에 맥시마) 못팔고해서 괜히 물건 정리를 못하고 가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까지.
결국 아는 사람한테 파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따로 팔기로 했다. 차를 일찍 정리하게 맘 먹을 수 있었던 이유중에 하나가 일단 출퇴근은 같은 주간 유닛단지에 사는 잼 차를 타고 다니면 되는 일이었고, 장보러 가는건 당시에 같이 사는 마리오가 차를 사서 문제 없었다. 고로 차를 팔아도 생활에 별 지장은 없는 상황.
일단 팔기 전에 차 상태를 보고 가격을 결정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정비 견적을 내보기 전엔 대략 차 가격을 3500불 정도로 생각했다. 그리고 정비를 맡겨놓고 하루 뒤에 차를 찾으로 K-Mart로 갔다. 메이저 서비스를 받아서 차의 상태를 아주 세세하게 다 체크함은 물론 각종 소모품,오일을 싹 다 갈아준다. 가격은 대략 200불.
내가 진짜 자동차 정비 받은 돈만 어느날 영수증을 합산해보니 (영수증 다 모아놓음) 약 4천불 가량 되었다. 이전 맥시마에 들어간 비용만. 겟츠는 사고나서 한번도 정비를 받아본적도 없으니.. 어쨌든 차를 찾으로 갔는데 정비소 직원이 차를 가리키며 "perfect car"라고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한번 치켜세워준다. 의례하는 말이겠거니 하고 견적서를 보는데 깨끗하다. 의례 중고차라면 꼭 고쳐야 될 부분이 아니더라도 견적에는 수두룩하게 나오는데 이건 뭐 아무 것도 없이 깨끗하다. 진짜 퍼펙. 내가 정비를 그렇게 많이 받아보고 다른 사람 견적서도 수도 없이 봤지만 이런건 또 첨 본다. 진짜 퍼펙트카.
기분이 완전 좋아졌다. 진짜 차 제대로 잘 샀구나. 쿼카 보고 발품 판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담날 공장가서 차 얘기하다가 이 얘기를 하니 잼이 난리다. 차 팔라고. 그래서 솔직하게 얘기했다.
"난 차 3500불 생각했는데, 상태보니까 그냥 나 4천불정도에 올려서 팔래 "
그러자 잼이 3500불에 팔라고 난리. 이젠 좀 달라진게 나도 그전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메이저 서비스 받고 견적서 까지 깨끗하니 두려울게 없었다. 그래서 좀 생각해보고 그냥 빨리 팔아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3500불에 팔았다. 잼도 손해볼 것이 없는 것이. 내가 어차피 차 팔고나서 몇달을 잼 차를 타고 공장에 출퇴근해야되고 하니 안심할 수 있었고 나 역시도 견적서가 너무 깨끗해서 자신감 만땅이라 고장날 일 죽어도 없겠단 생각에 그렇게 아는 사람에게 팔게 되었다. 뭐 결과적으론 잘 팔고 잘 샀다. 잼에게 내 겟츠를 팔고, 그 겟츠를 타고 출퇴근을 몇달 하고 일을 그만 두었으니까. 내 차를 팔고 내 차였던 차를 타고 출근하는 기분 첨에는 그래도 혹시나 걱정했는데 다행이도 문제가 없었다.
암튼 차도 그렇게 일찍 정리하고, 렌트도 정리하고 정리가 척척.
그리고 남은 기간동안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고 여행다니고. 술마시고, 정말 후회 없이 즐겼다.
사람들과의 이별, 그리고 애플
떠날 사람들은 다 떠나고, 제이케이 마저도 이제 워킹을 끝내고 여행을 떠났다.
마지막 날, 우리집으로 와서 술 한잔 하면서 여행 얘기, 팁 좀 알려주고, 그리고 내가 아끼는 그리고 나의 모든 여행을 함께 했던 나의 슈퍼 복대를 선물로 줬다. 나야 곧바로 한국에 돌아가게 됬으니까 당장은 필요없고 제이케이에겐 없언던 물건이 바로 복대. 진짜 비싼 거긴 한데 내가 모든 여행에 함께 해서 낡았고 몇번을 꼬매고 손봤는지 정말 나에겐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물건, 돈도 한번도 안 잃어버린 행운의 복대라고나 할까. 암튼 선물로 줌.
그리고 술 마시다가 제이케이 배웅해주로 공항으로 나갔다.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다.
워킹 홀리데이 훌륭하게 끝내고 여행 길에 떠나는 제이케이.
내가 보기에 가장 성공한 워홀러라....아..좀 부러움.
떠난 사람들의 빈자리는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지고, 나도 이제 곧 호주를 떠난다는 생각에 뒤숭숭한 그런 느낌. 여행에 대해서도 정말 깊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블로그에 대해서도 깊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많은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들.
그리고 애플이 계란공장일이 끝나고, 시간도 애매하고 딱히 구직의사도 없고, 본인은 그냥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 있겠다고 얘기하는거다. 결국 애플도 한달 먼저 보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난 호주와 뉴질랜드 여행을 약 2달간 하고 나서 동남아로 일단 넘어가는 거였는데 당시 상황도 뒤숭숭하고 내 맘도 그리 편치 않았다. 그래서 그냥 여행은 잠시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한달동안 애플 없으면 자유란 생각에 여러가지를 해볼려고 했지만 막상 애플의 빈자리의 허전함에 모든 의욕 상실. 그냥 애플만 없었지 똑같은 생활. 애플이 떠날 때 얘기를 잠깐 하자면, 이미 일 그만두고 한달정도 집에서 놀던 애플. 애플이 그동안 그래도 모든 집안 살림을 맡아주었기에 아무 관심이 없었는데 그래서 더 애플의 빈자리가 두려웠는데 애플이 떠나고 나서 다음날인가, 퇴근해서 집에 와서 밥을 먹으려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한참 눈물을 쏟았다.
떠나기 전에 " 걱정하지마 밥 걱정안하게 해줄게 " 이렇게 애플이 말했고 그냥 웃어넘겼는데
냉장고 안에는 애플이 직접 만든 각종 밑반찬과 한인마트에서 사온 밑반찬, 장조림,통조림, 김치4kg, 계란 등등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재료는 하나도 필요없었다 그냥 밥해서 밑반찬만 빼서 먹으면 됐다. 도시락도 똑같이 그냥 밥 싸고 밑반찬 하나 챙겨넣으면 해결. 그 뿐인가, 주방 수납장 문을 여니 신라면 한박스와 각종 라면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맛있는라면' , 짜파게티, 등등등)을 종류별로 멀티팩으로다가 가득 채워놓았다. 아무것도 살 것도 없었고 할 것도 없었다.
이건 감동도 이런 감동이.... 아닌 말로 호주 떠날 때까지 음식 할 일이 한번도 없었고 없긴 커녕 애플이 해준거 먹어치우기도 힘들었다. 나중에 렌트 양도후에 친구네 집에서 살때 애들이랑 같이 나눠먹고 이런 후에야 다 먹을 수 있었다.
애플 공항에 마중 나갔다 와서 돌아오는 차안 뒷좌석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갔다) 혼자 눈물을 삼켰었는데, 애플이 떠나고 나서 다음날 이렇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빈자리가 너무 컸다.
어쨌든 다시 한번 이 여자에 대해 또 한번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천사야 천사.
당감동 애버리진, 오현
애플까지 떠나고 허전한 마음은, 오현이가 채워주었다.
이 블로그 독자로 만나게 된 소중한 인연.
정말 싹싹하게 신이, 제이케이, 애플 다 떠난 그 자리를 오현이가 채워줬다. 주말이면 시티 나가서 친구들이랑 술 마시면서 즐겁게 지내도 집안에서의 외로움은 알게 모르게 존재했는데 오현이가 그래도 나 렌트 정리하기 한달 좀 전에 이사와서 함께 재밌게 지내면서 집안에서도 즐겁게 있었다. 마지막에 내가 차가 없었기 때문에 오현이 차를 타고 카지노 좀 막판에 달렸는데 카지노 마지막 날, 4천불을 한판에 배팅하던 순간에도 오현이가 옆에서 정말 뜯어말렸는데 한방에 털어넣고 미련없이 카지노를 나서며 " 2만불 찍었다. 나 카지노 손 끊는다 " 이렇게 얘기하는데 오현이 없었으면 존나 내 스스로 자책하면서 괴로워했을텐데 옆에 오현이가 있어서 오히려 그냥 쿨하게 넘길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 오현이 아니었음 카지노 더 갔을지도 ㅎㅎㅎㅎㅎ 어쨌든 호주 카지노에 2만불 꼴아박으면서 호주에 패배.
뭐 어쨌든 오현이 덕분에 마지막은 함께 참 쓸쓸하지 않게 재밌게 지낼 수 있었다.
자전거 여행자, 찰리
찰리 얘기를 블로그에 적을 지는 생각도 못해봤는데, 하는 이유는 자랑 아닌 자랑 좀 해보기 위해서.
전에도 얘기했지만, 다른 사람의 여행기나 글들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내가 앞으로 갈 곳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 뭔가 처음 그 나라에 가서 일주일간 어리버리까면서 벌어지는 다이나믹한 일들이 사라질까 두려움. 나에겐 모르는 곳에 도착해 막막한것이 두려운게 아니라 안막막할까봐 두려운것.
어쨌든 어느날이었다.
노스브릿지 한국식당 '시나브로'에서 그날도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 하면서 저녁밥을 먹고 있었다. 아마 오현이랑, 몇명 더 있었던 듯.
그런데 전화 한통화가 왔다.
" 여보세요, 혹시 블로그 하시는 나이트엔데이님... "
" 네.. 그런데요 누구시죠 "
" 저는 찰리라고 합니다. "
" 네 근데요.. "
아마 찰리가 좀 당황했던것 같다. 내 블로그를 보고 전화한거였는데 당연히 본인을 알거라고 생각했었던 모양.
" 아.저 자전거 타고 세계여행하는 찰리 라고 합니다. "
" 아..네.. 퍼참에서 봤어요 퍼스 오셨다고.. "
찰리가 퍼스에 도착해서 퍼참에다가 자전거 여행 과정들을 올렸는데 엄청나게 길게, 보고 깜짝 놀랬고, 대단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좀 마지막 글귀에 ' 공장일 좀 꽂아주세요 ' 뭐 이런 문구가 있었는데 당시엔 좀 ' 아 뭐야 나 이렇게 대단한 사람이니까 공장일 좀 해달라는거야? ' 뭐 이렇게 생각하면서 좀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 네, 다름이 아니라 술 좋아하신다고해서 한번 만나뵙고 술 한잔 하고 싶어서 그러는데요 "
" 아 그래요? 지금도 술 마시고 있는데.. "
" 아 지금 그럼 제가 댁으로 술 사서 갈까요? "
" 아뇨..지금은 제가 시티에 있구요.. 내일 괜찮으세요? 내일도 마실 수 있는데.. "
이렇게 해서 찰리와 만나게 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거 뭐..여행계의 거물중에 거물이었던...
지금 현재 중국을 시작으로 자전거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수홍이라고 나랑 같이 중동여행했던 동생이 있는데 그 동생이 말하길. " 아마 현재 여행 하는 사람중에 찰리가 제일 유명할꺼에요 " 라고 말했고, 뭐 주위에 여행 얘기 좀 통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긴 커녕, 다들 여행 계의 거물이라고... 너무들 다들 놀래면서 얘기했다.
그렇게 해서 찰리와 다음날 또 노스브릿지 시나브로에서 만났다.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찰리가 자전거를 끌고 우리집으로 와서 자전거 놓고 같이 시티로 나가서 술을 마셨다. 맨 처음 만났을 때, 이건 뭐...유명하다는데 난 얼굴을 모르니... 암튼 만나서 얘기하면서 시티로 가서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는데 아 뭐랄까, 정말 호주와서 처음으로 여행 얘기 신나게 해본 그런 느낌. 거의 대부분 여행에 관심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여행 얘기를 하다가도 눈치보고 중간에 끊고 이랬는데 정말 여행 얘기 신나게 하고, 신나게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호주 생활에 대한 얘기들, 앞으로의 여행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던중 시나브로에 아는 여자들이 있어서 같이 합석해서 술 마시고, 자리 옮겨서 차이나타운가서 술 마시는데 여자들이 꽤많이 끼니까 분위기 아주 화기애애. 찰리도 남자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찰리가 벌칙으로 웃통벗고 람보 흉내도 내고, 팔굽혀펴기도 하고 암튼 완전 재밌었다.
암튼 다들 너무 기분 좋게 취해서 나중엔 우리집에 다시 와서 술 한잔 더 하면서 날이 밝았을 정도.
뭔가 세계여행자 그것도 아주 거물을 만나고 나니까 가슴에 불꽃이 확 타오르는게 너무 즐거웠던 날이었다.
덕분에 자랑거리도 생기고 ㅎㅎㅎㅎㅎ
여행 얘기 좀 나누는 사람한테 " 찰리가 내 블로그 보고 연락했어 " 이러면 다들 아주 화들짝...
뭐 찰리한테 얘기듣기로는 누군가 찰리 블로그에 내 블로그 주소를 남기면서 한번 가보라고 했다는..
당시에 여행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블로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때라, 찰리와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걸 얘기했는데 찰리의 말이 큰 힘이 됬다. " 형 블로그 보니까 정말 특이하더라구요 전 그렇게 못써요, 그렇게 까지 솔직하게 못 얘기해요, 이미지 관리도 해야되고, 저 자체도 그렇게 못쓰겠고, 그냥 형 쓰시고 싶으신대로 계속 쓰세요 " 하는데 원래는 더 긴 얘기였는데 요지는 암튼 저런거.
참 오랜만에 진짜 여행자와 진짜 여행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고 또 이렇게 블로그에 자랑아닌 자랑을 한번 해보니 찰리 아시는 분들 깜놀한번 해주시라.. ㅎㅎㅎㅎ 나 참... 연예인 만난 거 자랑하는거 마냥. 재밌네 쓰면서도.. 다른분들이 가끔 실제로 날 마주치고나서 연예인 만난거 같다고 말하던데 아마 찰리를 내가 원래 알고 있더라면 진짜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 듯. 이해가 갔다.
아 블로그 독자에 대해서도 한번 얘기 볼까 한다.
여행 다닐 때는 한번도 마주칠 일이 없었는데 호주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무래도 호주라는 특성상. 한 곳에 머무를 기회도 많고 뭔가 Job이라던거 여러가지로 정보 제공이나 편의제공등을 위해서 볼일도 있기 때문에 유독 많았는데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도 많았고, 일부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았고, 다양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느낌도 제각각이었다. 뭐 블로그는 봤는데 별로 만나고싶기까지 하진 않았다 하는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고, 한번 만나보고 싶었는데 만나보니 별로네 하는 느낌을 주는 사람도 있고, 만나서 무슨 연예인 본 것 처럼 반가워해주는 사람, 만나서 신 처럼 떠받들어주는 사람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었다.
찾아오는 사람도 뭐 거의 제각각
뭐 사실 거진 대부분 다 뭔가를 얻기 위해서 오는 사람도 많았지만, 반면에 오현이나 갑제, KJ 등 처럼 그냥 술 한잔 마실려고 친해질려고 오는 사람도 많았다. 어쨌든 블로그를 하면서 블로그 읽은 사람을 가장 많이 만났던게 호주였지 않을까 싶다. 여행하면서 한번 만나고픈 소망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는데 호주에서는 블로그 독자들 아주 신나게 만났던 시간들이지 않았나 싶다. '아 이런 사람들이 블로그를 보는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소중한 경험들.
친구들.
나이 모임, 띠모임이라고 하나 어쨌든 퍼참에서 그런 모임을 하면서 동갑내기 친구들을 엄청나게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맨 처음 나가고 나서 무려 1년도 넘게 퍼스에서 지내면서 많은 시간들을 보낸 친구들. 나이 먹어서 이렇게 많은 친구들을 좋은 친구들을 이렇게 개떼처럼 만날 수 있구나 싶은 시간들. 원래 나이 먹어서 만나면 아무리 친구 먹고 해도 좀 서먹서먹한것도 있고 불편한것도 있는데 정말 하고싶은 말도 다 하고, 희노애락을 나눌 수 있었기에 너무 행복했다. 퍼스를 떠날까 몇번을 생각해도 붙잡아준건 이 친구들.
내가 한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던 날, 술 자리에서 얼마나 아쉬워하던지 그 아쉬움이 고마웠다.
한국 떠나기전에 렌트 정리하고 약 10여 일간 친구네 집에서 머물면서 떠나기전에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었다. (친구네 집에 다른 친구들도 함께 삼) 떠나기 전 마지막 주말. 진짜 나를 위한 공식적인 마지막 술자리. 이미 떠나간 사람들도 너무나 많은데도 한 40명은 나온 거 같다. 아 우리 술자리 회비도 존나 쎈데. 거의 한사람당 100불은 내야됨.. (그래서 우리 친구들 모임은 돈 못벌면 나가기도 힘들다고 얘기했던..)
암튼 너무나 즐거우면서도 아쉬우면서도 만감이 교차했다.
술자리에서 술도 많이 마시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 좀 하려고 밖에 나와서 담배를 피면서 앉아 있었다.
워킹 홀리데이에 대해, 앞으로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내 스스로, 내 자신의 호주생활에 대해 돌이켜 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돈을 내가 얼마나 벌었고 이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날 성공적인 워홀러라고 하지만 내 기준에서 분명 난 실패한 워홀러였다. 카지노에 빠져서 2만불도 날리고, 하고 싶었던 여행도 하지 않았고.. 등등.
그런 비관적인 생각을 하면서 반성 모드에 있을 때였다. 술을 평소에 거의 안마시는 친구 'DK'가 내 어깨를 감싸않으면서 " 여기서 혼자 뭐해 "
" 아니 그냥 담배 한대 필려고 "
이러고 들어갈려는데 DK가 말한다.
" 나는 오늘 진짜 깜짝 놀랬다 "
" 왜 "
" 무야..내가 너랑 안지도 얼마 안됐고 하지만, 니 간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거 보니까 내가 보기엔 니는 호주 생활 진짜 잘한거 같다 "
" 에이 뭘..."
" 아니다. 진짜 니가 짱이다. 진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널 좋아한다 힘내라 무야 "
이렇게 얘기해주는데 그 앞에 비관적인 생각들이 다 날라가면서
' 그래,, 나 간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줬는데... 난 혼자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일부로 비행기표도 애들 안보고 떠날려고 주말도 아니고 평일 낮시간으로 잡았는데..
(애들이 주말로 끊으라고 난리 그래야 데려다 줄 수 있다고, 공항 배웅 갈 수 있다고..)
( 덕분에 욕 엄청 얻어 먹었다. 왜 평일 낮에 끊었냐고...)
근데도 나 공항 배웅 간다고, 픽업해준다고 휴가를 내질 않나... 아.. 진짜 모든게. 이 좋은 애들을 뒤로 하고 한국에 가는게 참 슬펐다.
그리고 DK에게 들어가자고 얘기하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슥 자리들을 쳐다봤다. 차이나 타운 식당 2층 그 넓은 공간에 내 친구들, 내 동생들, 내가 아는 사람들. 내가 떠난다고 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걸 보니 기쁘고 감사했다.
호주 생활 잘 했구나 싶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한달여. 친구들이 전화를 자주 해준다. 보고 싶다고. 빈자리가 크다고.
술 먹고 있으면 옆 술 집에 내가 있을 것 같고
술 먹을려고 앉아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안주를 시켜놓으면 내가 나타날것 같고 그런다고..
이 새끼들 술 먹을 때만 생각나는겨.... ㅠ,ㅠ
이걸 내가 한국 친구들한테 얘기해주니까, " 술자리에 황제잖아 " 라고 얘기하는데..헐 난 그냥 술자리만 짱인겨
암튼 호주에서 만난 수 많은 친구들. 너네가 최고였다. 그리고 고마웠다.
포스팅 후기)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가 막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어지간 하면 아마 다음 편이 마지막 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수기 흐름에 굳이 안들어가고 ex.(번외) 편으로 빼둘 것들은 다 빼놔서 호주 얘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근데 아마 흐름 상의 수기는 아마 다음 편이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뭐 개인적으로는 80편으로 끝을 내고 싶긴해서 더 넣을수도 있을것 같고 잘 모르겠네요.
ex편으로는 '크리스마스 여행', '새해 여행', '부활절 여행' <-- 부활절여행 짱 재밌을꺼임
그리고 '호주 갔다온 여자랑 결혼하지마라 2부' , 각 종 호주 정보, 이력서 넣는 법, Job구하는 법
뭐 여러가지가 남아있습니다. 끝까지 재미나게 봐주시구요. 출국 전에 한번 달리겠습니다. 전 곧 또 떠납니다. 여행 갑니다. ㅎㅎㅎㅎㅎ 출국전에 미친듯이 남은 글들 폭풍 업뎃 하겠습니다. 아 이번에 호주 얘기 쓰면서 느낀건데 앞으로 여행기는 그때 그때 올려야겠네요 이건 뭐 방학숙제하는 것 마냥 힘드네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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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지금 쓰고, 글만 있어서 좀 밍숭한거 같아서 사진 좀 올릴려고 사진 찾아보다가 보니 ㅎㅎㅎ
제가 해도 너무 했군요..
한 에피소드로 채워도 될 분량들을 여기다가 뭉뚱그려넣다니.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금 어이가 없어서 혼자 미친놈 처럼 웃고 있습니다.
안되겠네요 80편이 아니라, 100편까지도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하하하하
사진 보다 보니까 생각지도 못한 에피소드들도 있고 쓸만한 꺼리들도 있고 하하하하하하하하
아 저는 지금 혼자 너무 웃겨서 미친듯이 웃고 있습니다. 왜 웃는지 이해가 안되시죠... 그래도 글을 남겨봅니다. 부처의 제자가 부처 설법중에 부처가 떨어지는 꽃잎을 손에 받아들고 미소 짓는걸 보고 따라 웃었다죠. 그래서 염화미소와 이심전심이란 말이 생겼다죠.
그래요
누군가 이 웃음의 의미를 깨닫는 분이 계시겠죠. 뭐 암튼 요지는 하하하하하하 100편까지도 할 수 있겠다 이겁니다. ㅎㅎㅎㅎㅎㅎ 이번편은 정리가 아니라 예고편이 되겠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럼 폭풍 업뎃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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