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루앙프라방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이 된 라오스의 경주

이 곳은 낮에는 아름다운 메콩강변과 전통가옥의 조화로운 모습이 일품이라면 저녁엔 도로를 막아 만든 야시장과 현지인들의 시장이 이어진 작은 골목에 들어서는 노점식당들이 일품이다.

 
특히, 여행자들의 저렴한 주머니를 채워주는 부페식이 인기다. 가벼운 주머니로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여행자들에게 동남아는 음식의 양도 적어 꽤나 고역인데 그 때문인지 원하는 음식을 한접시에 맘껏 골라먹을 수 있는 루앙프라방 식 부페는 여행자들에게는 꼭 한번 먹어봐야 할 코스다.






나 역시도 부페를 사랑한다. 여행을 다니며 이런 여행자들의 심리를 노린 수 많은 부페들을 참새가 방앗간을 놓치지 않는 그런 심정으로 꼭 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페를 멀리하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첫째는 배불리 먹고 배를 채운 것까지는 좋지만 돈을 낸 것 보다 많이 먹겠노라 생각하며 필요 이상으로 위에 음식을 쑤셔넣어 속이 불편해지는 것이고
 둘째는 음식을 다 먹은 뒤,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그 이유다.


 어느 순간부터는 하나를 먹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맛보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몇 년만에 다시 방문한 루앙프라방.
여전히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밤이면 재밌는 야시장과 노점상들이 들어섰다. 

 난 부페를 먹지 않았다. 대신 맛있고 노릇하게 구운 생선구이를 하나 골라서 밥으로 먹게 되었다. 한켠에 자리를 잡고 앉아 생선구이를 먹는데 내 옆에는 한 남자가 나와 똑같은 생선을 가지고 앉았다. 여행자였다. 그는 생선구이를 마치 며칠 굶은 사람처럼 두손으로 잡고 먹기 시작했다.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가며 먹는 나의 모습과는 전혀 반대였다. 그가 먹는 모습을 보니 나까지도 식욕이 마구 돋을 정도로 그는 양손으로 생선구이를 잡은채로 열심히 먹었다.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해 먹었다.






 나도 그도 생선구이를 다 먹었을 때, 내 자리엔 뼈와 내가 잘 즐기지 않는 부위 등이 놓여져 있었고,  그의 자리는 정말 깔끔하게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오직 먹기 힘든 두꺼운 뼈(가시)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슬쩍 그에게 " 너 진짜 생선 좋아하는구나! " 말을 건네자.
 그는 씩 웃는다.


 " 뼈까지 다 맛있어 "
 

 하나를 먹더라도 맛있게 먹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하나를 먹더라도 뼈까지 다 음미하고 싶다는 그의 말은 작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어느 순간부터 세상 모든게 빠르게 움직이며 우리는 항상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나의 예로 페이스북을 들더라도 그러하다. 

 공감가지 않는 내용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고, 읽지 않은 내용에 좋아요를 누르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읽지도 않은 내용/공감되지도 않은 내용에 좋아요를 누르며 관심있는 '척'을 한다.


 어떤 미국 코메디언이 어린아이 동영상 끝 부분에 자기 엉덩이 영상을 덧붙였는데 페북 댓글엔 전혀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은 없이 

 " 애기가 너무 귀여워요 "
 좋아요! 숫자만 한가득이었다고 한다.

 
 세상엔 70억개의 인생이 있다. 각자 나름의 정의로 살아간다.
 
 나는 하나를 맛보더라도 뼛속까지 음미하고 싶다. 
 여행을 하더라도 그들의 문화/그들의 생각을 느끼고 공유하고 싶다.
 어떤 일을 할 때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하고 싶다.
 작은 것에 만족 할 줄 알고 싶다.
 사람을 만나더라도 많은 사람과 피상적인 가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한사람을 만나더라도 진지하게 대하고 싶다.
 
 
 어떤 것이라도 뼛 속까지 음미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심플한 삶. 그 편이 훨씬 더 즐거우니까. 
 
 즐거운 삶이 행복한 삶 아닌가!
 Siple is the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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