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만난 S형. 잘 생긴 미남형 얼굴에 약간 우수에 젖은 눈빛. 처음 볼 때부터 느낌이 다른 사람과는 달랐다. 그는 홀로 아프리카 종단을 하고 시리아까지 올라 온 상황에서 나와 만났다. 같은 숙소에서 머물던 우리는 어느 날 하루 인근의 마을로 같이 길을 떠났다. 길에서 갑자기 그는 나에게 물었다. " 외롭지 않으세요? "  라고 뜬금 없는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조금은 심각한 사람이고 진지한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 난  " 저야 항상 외롭죠 " 라며 웃으며 그의 대답을 장난으로 넘겼다. " 왜요 형님은 외로우세요? " 라고 반문하자. 그는 " 저도 항상 외롭네요 " 라고 대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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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도 나는 그의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었다. 언제나 외로웠다고. " 형님 여자친구분도 계시고 좋을꺼 같은데 왜 외로우세요? " 라는 나의 질문에 그는 그런 외로움이 아니라고 말했다. 무슨 외로움이냐고 묻는 나의 질문에 " 인생의 동지가 없는 외로움 " 이라고 대답하는 그의 대답에 속으로는 웃었다. 난 그때 정확히 이해할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여행이 끝난 지금 나는 느낀다. 나는 알았다. 그의 질문과 그의 대답에 관해서.

 인생의 동지. 누군가 나와 같은 뜻을 가지고, 같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혼자 가는 외로운 인생이란 길에서 같은 길을 같은 마음으로 떠날수 있는 그런 동지가 없는 외로움을 어렴풋이나마 알수 있었다. 가끔 문득 그런 외로움을 느끼고 떠올릴때마다 난 그의 얼굴, 표정, 그 질문을 나에게 던질 당시에 그가 떠오른다. 그의 눈빛은 진정으로 인생의 동지를 갈구 하고 있었다. 당신은 외롭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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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ie4me at 2007/05/22 12:51 # x
아직 혼자 두 발로 서서 걷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는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제일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있는데도 문득 여기가 내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을 할 때 말이에요. 좀 더 있으면 이런 생각이 더 커지고 커져서 저도 외롭다고 말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r at 2007/05/22 22:32 # x
on the road란 책에 보면
'외로울땐 마음 굳게 먹고
아플 때는 약 먹으면 되었지만,
정말 아름다운 곳을 보았을 땐
그것을 함께 나눌 상대가 늘 그리웠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왠지 이 글을 봤을때의 감정이 다시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바람 at 2007/05/23 10:16 # x
음. 많은 공감이 되네요. 나는 이제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일부러 바쁜척 하는 중.
제가 몇 년전에 읽었지만, 지금도 좋아하는 책의 구절하나 적고 갑니다.

영어에 loneness(고독)와 loneliness(외로움)라는 단어가 있다.
이 두 단어의 뜻은 상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명확히 서로 대립하는 것이다.
Loneliness는 loneness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인간의 감정을 나타낸 말이다.

Loneness를 잃었기 때문에 loneliness가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loneness를 확고히 갖고 있으면,좋아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
어떤 사람과 어떻게 접하더라도 loneliness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나의 신조이다.
편견에서 벗어나 친구들이 가진 중요한 것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배우기 위해서도

자기 자신의 lonenesss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문의 즐거움>
Commented by 나이트엔데이 at 2007/05/24 12:07 # x
lie4me / 군중속의 고독이네요
Bluer / ㅋㅋ 정말 그건 맞아요. 혼자 여행다니다 가장 아쉬울때가 그때죠
바.. / 정말 멋진 말이네요. 좋은 덧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바람의노래 at 2007/11/13 19:07 # x
예 외롭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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