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67. 부동산 인스펙션

 호주에 와서 렌트를 하던 쉐어하우스를 하게 되건 한번 쯤 겪게 되는 것이 부동산 인스펙션이다. 
 렌트를 한 오너라면 반드시 최소 한번은  직접적으로  굳이 렌트를 하지 않더라도 쉐어생으로 사는 기간 동안 그 집이 인스펙션을 하게 되면 쉐어생들은 직,간접적으로  주기적으로 겪는 일이다.

 우스개소리로 어떤 워홀러는 인스펙션을 경험한적이 한번도 없다고 하고 이건 운이 좋은 경우. 집을 자주 옮겨서 그 때 그 때 인스펙션을 피했다면 가능 한 일, 그리고 반대로 지금도 함께 잘 살고 있는 우리 쉐어생 커플은 호주 6개월 살면서 인스펙션 3번. 정말 희귀케이스. 운 지지리도 없는 주인(나) 만나서 고생한 케이스.

  암튼 간단히 말해서 진짜 집 소유주로부터 집관리를 위임 받은 부동산은 렌트를 해주고 2달 혹은 3달 간격으로 (부동산에 따라 다름) 인스펙션(검사)이란 것을 한다.  대체적으로 집의 청결상태나 어떤 식으로 이용중인지를 파악하는 것인데 제법 집주인에겐 큰 일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인스펙션이 나온다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렌트를 한 집주인은 쉐어생들에게 몇일 날 인스펙션을 한다고 얘기를 하고 전 날 집안 대청소를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쉐어생들에게도 인스펙션은 꽤나 귀찮은 일거리. 

 그렇다고 무시 할 수 없는 것은 인스펙션 시,  이 것 저 것 지적 당하면 꽤나 골치가 아프기 때문이다.  
 인스펙 션을 하게 되면 대청소 부터,  가구 조정을 하는데, 가구 조정은 부동산 렌트 계약 시 이행하기로 한 내용등을 지키고 있는 확인하는 고로, 예를 들면 입주 계약 시 집 거주 인원 3인 혹은 4인 이런식으로 보통 방수에 따라서 계약을 하게 되는데 이유는 적은 사람이 살 수록 계약성사율이 높기 때문. 
 
 그런데 계약할땐 3인,4인인데 실제론 일반적으로  6-7명 살다보니 침대들을 조정하고 (만약에 2층 침대 쓰면 침대 분리하고 난리) 가구를 조정해서 3인,4인이 살고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 어쨌든 인스펙션 한다고 하면 아주 난리. 퍼스가 이런데 몇십명 사는 시드니쪽은 말해 뭐하겠는가..  뭐 가구 조정 같은 경우도 부동산에 미리 얘기를 한 상태라면 굳이 필요치 않은데 일반적으로 한방에 2층침대 2개 씩 놓고 뭐 이렇게 사람많이 받는 쉐어하우스 같은 경우엔 침대분해하고 난리도 아니다. 

  어쨌든 이번편은 이 부동산 인스펙션 얘기다. 시간 흐름 순서상으론 렌트를 시작 하고 나서 약 1-2주 후 부터 1달 후 정도까지의 스토리. 

 어쨌든 집을 렌트하고 얼마 안있을 때 였다.  오후에 퇴근하고 집에 가니,  SH이가 와서 명함을 내밀며 사람이 왔다갔다고 하는 것이다.

 요지인 즉슨,  2층 방에 있는데 누군가 밑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내려가 보니 현관문 안에 이미 들어와서 구두를 신고 있는 어떤 여자를 발견했다는거다. 영어를 못해서 못알아 들었는데 명함을 내밀며 집안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다녔다는 것이다. 뭔일인가 싶어서 여자를 졸졸 쫒아다니며 봤다는데 이 곳 저 곳 사진찍으면서 살펴봤다는..

 이 것은 인스펙션이 왔다는 건데, 중요한건 호주 법 상으로 인스펙션 2-3주 (날짜가 있는데 기억이 안남)전에 무조건 집 주인에게 통지를 해야하는건데 난 통지 따윈 전혀 받은 기억이 없었다.  정말 날벼락 같은 소리였다. 인스펙션을 하는 지 몰랐으니 청소따윈 아예 되있지도 않은 상태. 게다가 당시 거실쉐어는 없었지만 거실쉐어 들인다고 2층거실에다가 침대를 가져다 놓은 상태였다. 이건 뭐...  완전 부동산에서 계약 위반이라고 내쫒아도 할 말 없는 상황. 정말 긴장탔다. 

 그리고 긴장도 긴장이지만 이내 화가 났다.
 어째서 집 주인 허락도 없이 인스펙션을 하고 통지도 없었고, 집안에 들어와 있었단 말인가. 
 알아보니, 집 주인에게 통지를 안하고 인스펙션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아주 엄청나게 큰 일!

 그럼 도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이낙.
 더 알아보니, 알고보니 전 집주인 오너인 JW이 녀석이 얘기를 안해주고 간 것이었다.
  JW이에게 양도 (Take Over)이 후 언제 인스펙션을 하겠다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근데 그걸 나랑 살면서도 얘기안해주고 간 무심한.. 아.. 짜증

 어쨌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안절부절인 상황속에서 약 3주 후에 부동산으로 부터 메일 한장이 날라왔다.
  
  Re 인스펙션에 관한 얘기였다.
 인스펙션 시 전혀 청소가 안되있었단 얘기로 시작해 청소가 안된 말그대로 집안 전체에 대한 조목조목 지적.
 여기까진 별 문제가 아니었다. 청소만 하면 된다는 얘기.
 그런데 마지막에 큰일이 드디어 나왔다.
 넌 2층 거실을 주거목적으로 사용중이다. 이것은 계약 위반이며, 집 소유주는 이 것을 조정 하길 원하고. 
 만약에 너가 시정하지 않으면 너는 더이상 그 집에 거주 할 수 없다. 뭐 블라블라...

 정말 짜증났다.
 
 미리 알았더라면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갈 문제가. 이렇게 불거진 것이다.
 더군다나 정말 사람 살았던것도 아니고 받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나뒀던 침대가... 완전 억울.

 그리고 다시 3주 후에 부동산 인스펙션이 시작 돼었다.
 한번 경고를 먹은 고로 완전히 신경써서 청소를 하기로 했다.

 전날,  쉐어생들에게 각 구역 별로 청소 구역을 배당해주고 청소를 하게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가 하나 남아있으니, 이 전 인스펙션 하는 줄 모르는 상태에서 당했던 그 때, 인스펙션 후 날라온 리포트에 조목조목 문제점 , 고칠점 나열 된 것 중에 가라지 앞, 즉 현관문 앞 보도블럭의 오일자국이었는데 이 사람 저 사람 왔다갔다하면서 차를 세워놔서 그런지 엔진오일이든 무슨 오일이든 새서,  블럭에 오일자국이 아주 심하게 낫다.

 이걸 없애 보려고 갖은 방법을 다 써봤다.
 인스펙션 리포트가 날라온 그 날 부터 시도 해본 것들은 다음과 같다.
 공장에서 강한 소독,청소 약품을 들고와서 뿌려봤다.  - 효과 없음
 뜨거운 물에 비눗물 풀어서 뿌리고 솔질 빡세게 함 - 효과 없음
 버닝스나 대형마트에서 오일 자국 지우는 약품 사다가 뿌려봄 - 효과 없음 

 별의 별 방법을 다 써봐도 소용없는 것이다.
 구글에다가 검색을 해봤다.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외국에 이런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영어로 검색하자마자 결과가 쏟아져 나온다.  생각보다 다양한 방법이 존재했는데 대표적인 방법 몇가지는 다음과 같다.

 고양이 자리에 깔아주는 톱밥 같은걸 뿌려 주고 발로 비빈다. ( 안해 봄 )
 모래 뿌리고 발로 비비고 청소 - 효과없음
 밀가루를 뿌리고 솔질  - 효과 없음
 
 그리고 인터넷으로 한참을 알아 본 후에 최후의 보루로 남은 방법은 이 것 이었다.

 식기세척기에 넣는 작은 블락으로 된 주방세제가 있는데  직육면체에 가운데 빨간 심이 박혀서 농축된 주방세제 같은건데 이걸 가루로 으깨서 가루로 만든 상태에서 일단 뜨거운 물을 오일자국에 붓고, 주방세제 가루를 오일자국 위에 뿌리고 위에 수건으로 덥고, 그리고 다시 뜨거운 물을 붓는것이었다.

 이 것 때문에 꽤나 비싼 그 식시세척기용 주방세제를 2박스를 구입했다. 정말 오일자국 지워보겠다고 이 약품 저 약품 사고 난리치고 무려 3주 가까이 해볼 수 있는 모든 걸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그 방법. 효과가 괜찮다는 그 방법을 드디어 썼건만.  효과는 없었다. 

 절망적. 결국 마지막 보루다 못해 정말 답 안나오는 최후의 방법.

 
 

 결국 해결 방법은 물리적인 방법이었다.
 그것도 아주 무식한 방법
 글라인더로 아예 보도블럭들을 싹 갈아버리는 것이었다.

 다행이도 호주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남기가 글라인더를 들고 있어서 남기가 와서 작업해주었다. 인스펙션 전날 남기가 글라인더를 가지고 와서 집 앞에서 오일자국을 글라인더로 갈아버리는데 돌가루가 미친듯이 날리는 가운데. 글라인더를 오일자국에 댈 때 마다 오일자국이 사라진다. 정말 놀라움. 아...진짜 갈아버리면 끝이구나.




 완전 돌가루 엄청 날리고, 소음에.. 개난리.
 그리고 이렇게 개난리를 피운 끝에 결국 오일자국이 상당히 사라졌으나, 그래도 꽤나 얼룩덜룩했다. 오일이 얼마나 블럭 깊이 파고 들었으면 그렇게 많이 갈았는데도 검은 자국이 꽤 남았다. 그래도 처음에 비해서 엄청나게 개선.

 나중에 글라인더 날 2개 갈고, 글라인더가 너무 열나서 멈춰서 작업 중지.
 그리고 어느새 해도 지고 해서. 감사의 표시로 다 같이 나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그 와중에 집안도 모두 청소 완료. 지난번 경고를 만회하기 위해서 정말 깨끗하게 청소를 했다.
 다만 대부분 비협조적이라 신과 애플이 엄청 고생했다. 

 당시 살았던 이들이 섬머 (중국여자애), 대현 커플과 JSH,신 (더블룸), WR(거실쉐어) , 애플,나 이렇게 였는데 섬머랑 대현이는 마스터룸을 쓰고 있었는데 정말 전날까지도 청소 하나도 안해서 완전 더러웠고, 저녁에나 되서야 청소시작해서 방이나 겨우 청소완료.  다 했다는데 저녁에 들어가서 꼼꼼히 보기도 그렇고 아침에 확인 하기로 했다.  JSH이는 화장실 맡았는데 먼지 그대로.  당시에 WR, 애플, 신 3명 정도만 그나마 제대로 청소. 

 
 어쨌든 수고했다고 다들 델고 나가서 시티에 있는 한국식 드럼통 삼겹살 집인 통86에 데려가 고기를 사줬다. 
 결국 뭐 술값하고 고깃값이 글라인더 사는 값보다 훨씬 많이 나와 200불 넘게 결제했는데 뭐 그래도 기분은 후련했다. 

 그리고 다음 날, 일부로 데이오프까지 내고,  내가 쉬니 애플도 덩달아 쉰다. 내가 출근할테니 니 혼자 있으라고 했더니 그건 또 싫다는 결국 둘 다 쉬어버려서 인스펙션 검사하는걸 기다렸다.

 아침에 애들 다 내보내고 집안 점검하는데 대현,섬머 커플 방 마스터룸 진짜 청소 안되있어서 마스터룸 욕실부터 다시 청소 시작. 진짜 짜증났다. 

 그리고 화장실 JSH이가 맡은 파트도 완전 더럽고 다시 청소.  정말 데이오프 안냈으면 큰일 날뻔.
 
 결국엔 그냥 기다리는게 아니라,  인스펙션 오길 기다리며 청소 다시 다 했다. 
 오후에나 되서야 집에 온 부동산 직원.이럴줄 알았으면 출근했어도 되었던걸. 어쨌든 금발의 여자가 왔다. 인사를 나누고 여자가 인스펙션 시작. 여자 뒤를 졸졸 쫒아다니며 어딜 어떻게 검사하나 봤더니 그냥 종이들고 돌아다니면서 가볍게 체크. 

 청소 해놓은 상태들을 보면서 계속 " 좋아졌다. " , "깨끗하다"를 연발.
 의외로 싱겁게 5분도 안걸려서 인스펙션 종료.

 이렇게 쉽게 넘어가는것을. -_-;

 그렇게 인스펙션은 무사히 마침.

 Ps. 포스팅 후기
 
 폭풍 포스팅 될 뻔 했으나 요새 진짜 바뻐서 .
 근데 79편까지 다 적어놨습니다. 예약글로 올라갈껍니다.  자주 방문해 주세요! 
 얼마 남지 않은 호주 이야기 재미나게 봐주시고, 궁금한점 질문 언제든 받습니다. 방문 감사드리며.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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