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글에 앞서,  블로그 독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예전에 하드디스크가 날라간 관계로 제 호주에서의 사진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씁.... 게다가 하필 이때쯤 즐거웠던 파티사진이라던가 집안에서 놀던 사진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네요.  예전 집 자랑 할 때 사진들을 참고해주세요. 읔 ㅠ,ㅠ 암튼 사진 올릴려고 해도 올릴 사진이 없어 참 밋밋합니다. 곧 다시 사진이 나타나는 포스팅들이 올라오니 좀만 참고 봐주세요. 딱 요맘 때 쯤에 하드가 날라갔답니다. 안좋은일들 미친듯이 연속으로 터질때 말이죠.
 
 
 69. 평화로운 나날과 복선의 그림자

 평화로운 나날들.
 아무 걱정도 없다.  걱정은 커녕 하루 하루가 즐거운 시간들.
 렌트를 시작하고 나서 돈은 어느새 뒷전이었고, 그냥 즐겁고 편하게 사는 것이 목표.

 인생 뭐 있나,  

 렌트를 하고 나니 마치 호주에 영주권이라도 따서 이 곳에 오랫동안 머물것 마냥 마치 이 집이 내 집 마냥 느껴졌다. 정말 집에 대한 애착이 엄청나게 커져만 갔다.  내 집을 가진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 하고 아주 조금은 설레였다. 좀 더 집을 편안하게 꾸미고자, 버닝스 Bunnings 나 이케아 IKEA를 내 집 마냥 드나들며 이 물건 저 물건들을 사 모았다. 정말 돈만 생각하고 쉐어생들을 돈으로만 봤다고 한다면 절대 그럴리 없겠지만 뭔가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고, 내 자신도 편안하게 살고 싶었고, 그리고 이 집에 대한 애정이 그렇게 만들어주었다.

 여기서 잠깐!
 Bunnings? 

 버닝스란 무엇인가. 사실 한국에서는 정말 거의 나오기 힘든 매장인데 아주 엄청나게 큰 이마튼데 각종 집을 만들때 쓰는 재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우스개가 아니라 실제로 돈만 가지고 버닝스들어가면 집 한채를 만들수 있다고 얘기 할 정돈데,  진짜 지금 딱 머리속에 떠오르는 집 재료 다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뭘 생각하든 다 있다. 버닝스에 없는거 찾아내기 힘들듯.  재료 뿐 아니라 공구도 다 있다.  암튼 어마어마한 규모. 아무래도 DIY혹은 인건비 문제등으로 자기 집 관리는 왠만하면 자기가 하는 이 곳 특성상 이 엄청난 규모의 마트는 동네마다 있다. 그만큼 집 수리등이 보편화 되있는듯.

 IKEA?
 
 아는 사람은 알만한 유명한 스웨덴의 DIY가구 회사. 역시 엄청나게 큰 규모의 매장인데 버닝스가 남자의 '이케아'라고 불리울 정도로 이 곳은 여자들이 아마 너무나 좋아할수 밖에 없는 곳이다. 스웨덴 북유럽 특유의 실용적이고 엣지있는 디자인, 그리고 조립과 배송등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면서 착해진 가격. 암튼 이케아 보면 이 곳 호주에 영주권 받아서 살면서 저 이쁜 가구들을 집안에 들여놓고 싶을 정도로 좀 괜찮음. 오죽하면 이케아가 없는 한국에서는 외국나가서 이케아 가는게 관광코스가 될까. 

 암튼 정말 괜찮은 곳이다. 한국에 생겨나면 아마 난리 날듯 

 (버닝스하고 이케아는 따로 포스팅 할려고 예전에 한참 다닐때 사진 엄청 찍어놨는데 하드 날라갈때 다 날라갔네요 저거 포스팅하겠다고 갈 필요도 없는데 가서 사진 찍어오기도 귀찮고. 그런 열정은 이제 없네요 -_-;;;; )
 
 다시 본론으로... 

 덕분에 JW에게 집을 양도 받았을 때 이후에 내가 따로 구입한 것들이 1000불도 넘었다. 냉장고를 넉넉하게 쓰고 싶다고 해서 냉장고도 한대 더 구입했고,  내가 집에 살면서 있으면 좋겠다 싶은 각 종 수납장이며, 굳이 사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사다 설치해놓고 구비해놨다.  옆에서 애플은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뭐하러 그런데 돈을 쓰냐며 난리였지만 기왕 사는거 편하게 살고 싶었다.

 어릴때 아버지가 그런 얘기를 한적이 있다. 

 택시를 타면 잔돈을 한번도 받아본적이 없는 아버지. 그리고 같이 횟집이라던가 갈비집이라던가 어디 식당에 가면 주방장이나 서빙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팁을 줬다. 외국을 많이 다녀서 그런 습관이 몸에 배인 것도 있겠지만 원래부터 통이 남달랐던 사람이었다.  어느 날 내가 그런 돈이 너무 아깝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이 몇만원돈을 주면서 그 이상의 대접을 받는다고 말씀하시며 남자가 어떻게 만원을 아낄까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몇억을 벌까를 고민하라고 하면서 쪼잔하게 살지 말라고 말을 했다. 그 영향덕분인지 씀씀이가 뭐랄까 과소비라기 보다는 그냥 쓸 때는 좀 쓰는 스타일이 되버렸다고나 할까. 

 그냥 궁색맞고 이런거 딱 질색인.....  그럼에도 또 배낭여행 가면 누구보다 돈을 적게 쓸 자신도 있는 뭐..암튼 미묘하다.  얘기가 완전 삼천포로 빠졌는데 암튼 결론은 그냥 궁색하지 않게 편안하게 살고 싶었다는거. 덕분에 돈을 참 많이 썼다. 장담하는데 아마 워홀러중에는 돈 아마 젤 물쓰듯이 쓸 듯..-_-;;; 돈 많이 쓰는게 자랑.

  쉐어생들도 안정화 되어서 모두 좋은 아이들만 한가득이 되었다.  
 잠깐 스쳐간 쉐어생들을 생각해보면 많은 이들이 있다.
 
 썸머와 대현 커플은 렌트를 해서 이사를 갔다. 하지만 바로 집 근처.
 썸머는 이 곳에서 학교를 다녀야 해서 오래있어야 했지만, 대현이는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니 썸머가 렌트를 할 결단을 내린것. 그렇게 그들 커플이 나가고 그 자리는  은선,광민 86년생 커플이 차지 했는데 굉장히 귀엽게 생긴 이 커플은 동안 외모처럼 알콩달콩했다.

 그리고 또 다른 커플로 카를로스,케이트 (한국인 커플) 커플.   엉뚱한 면이 있는 카를로스와 영어능력자 케이트 커플 둘다 술을 참 좋아했다. 

 암튼 집은 카를로스,케이트 커플이 더블룸, 나와 애플이 더블룸, 그리고 은선광민 커플이 마스터룸. 그리고 거실에 신. 이렇게 살고 있었는데 내가 당시 Wii도 사다 나르고 해서 퇴근하면 집에서 다 같이 WII 하고, 술 먹고 재미나게 놀아던 때였다. 그러던중 은선광민커플이 들어온지 1달도 되지 않아서 다윈쪽에 농장 컨택이 되는 바람에 급하게 떠나게 되었고 그 자리를 또다른 한국커플인 마리오,롱 커플이 채우게 되었다.

 드디어 완전 레전드 멤버가 완성 된 것이다.
 나와 애플, 신 3명은 술을 완전 좋아했고, 케이트와 카를로스 커플도 술을 엄청좋아했는데 이제 새로 들어온 마리오,롱 커플 이들의 술 사랑은 남달랐다. 

 주말에 한참 술 먹을때 애플이 전화를 받았는데 남자애하고 여자애가 부산사투리가 엄청 심하다고 특히 남자보다 여자가 더 심하게 사투리를 쓴다고 하는거다. 그리고 다음날 이들이 이제 공항에서 이쪽으로 찾아온다고 하는 것이었다. 당시에 멜번쪽에서 한 커플이 집에 들어오고싶다고 컨택했는데 디파짓을 안보내는 바람에 확정은 안됐는데 이 커플은 집에 오자마자 들어오기로 결정을 했다. 

 첫인상은 꽤 놀라웠던게 여자인 롱이가 키가 워낙 커서 깜짝 놀랬다. 175cm 
 나이 얘기하는데 광민은선커플과 동갑이었는데 바로 전 광민은선 커플이 굉장히 어려보이고 애기 같은 면이 있어서 저 나이는 요정도? 라고 잠깐 머리에 박혀있던것 때문에 움찔. 뭐 지금이야 어려보이기도 하고 그 나이 같은데 당시는 좀 그랬었다.

 암튼 이 둘 커플은 호주 도착한 첫날, 방에 올라가서 짐을 풀고나서 곧바로 맥주를 사러 나갔다.
 
 이 걸 보고 순간 느꼈다. 보통내기들이 아니구나 술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아이들이 들어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맞았다. 드디어 엄청난 Pollard St의 파티들이 시작되었다.

 집 안에 모두가 술을 좋아하다보니 이건 뭐 말이 필요없었다. 정말 매일 매일 술 먹는데 술을 안먹는 날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 게다가 그 술도 그냥도 아니고 정말 맥주고 양주고 소주고 미친듯이 퍼 마셨다. 당시에 한참 술  삘 받았을 때라서 신이랑 나랑 번갈아가면서 160불 가량 하는 소주 한박스를 거의 일주일 마다 사다 퍼마셨을 때.



 잠깐 삼천포로 또 빠지면 호주와서 술 사먹은것만 정말 한 2만불 이상은 된 것 같다.

 암튼 그렇게 하루도 빠짐 없이 술 먹기를 반복하던 어느날들이었다.  
 날씨가 슬슬 더워질 무렵이었을까 에어콘을 틀어놓고 먹기엔 날이 그리 덥지 않았고, 그렇다고 집에서 먹자니 조금은 답답한 그런 날씨..

 우린 마당에서 먹기로 하고 식탁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밖에서 술을 마셨다.
 시원한 바람에 밤하늘, 그리고 좋은 사람들.

 너무나 즐거웠다.

 그렇게 우리는 자주 바깥에서 술을 먹게 되었다. 물론 늦은 시간은 되도록 자제를 하고 이웃집에 피해를 줄까 시간이 늦으면 집안으로 들어가서 술을 먹곤 했다.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자주 찾아 오다보니 오는 사람들 마다 내가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맥주 한박스씩 들고오는데 오면 항상 안주가 쫙쫙. 요리 솜씨 좋고, 요리 좋아하는 롱이, 애플, 그리고 궁극의 요리사 신. 요리 잘하고 손 큰 사람들이 많다보니 정말 사람들이 하는 말이 " 이 집엔 술 한박스 사들고 올 맛 나요 " 라고 할 정도로 훌륭했다. 내가 봐도 맥주 사온 사람들이 보람 있을 정도. 어쨌든 그렇게 술 마시기 즐겁고 좋은 집이었다.

 이 때 쯤 이 블로그의 독자로서 만나게 된 '악질오뎅' 오현이와 'Muse' 갑제 등을 만나게 된 것 같다.
 게다가 정말 너무나 많이 우리집에 살고 싶다고 러브콜들이 많이 들어와서 안타까웠던 때이기도 하다. 뭐 주위에 아는생들이나 혹 블로그 독자들이 연락해와서 살고 싶다고 얘기했던 때. 당시 진,카일 이란 두명은 우리집 가족들끼리 근처원에서 바베큐 파티 하는 데까지 왔었는데도 끝내 여건이 안맞아서 우리집에 들어올수 없었던 .. 어쨌든 정말 그정도로겁고 모두가 살고 싶어했던 집... 하지만 이젠 추억. 시궁창 ㅠ,ㅠ


 잠깐 등장인물 소개와 특징들.
 ** 37 C Pollard st.  가족들
  무, 애플 커플 
  
 롱,마리오 커플 : 부산커플, 동갑내기, 술 엄청 좋아하고, 마리오는 영어이름으로 고민하고 있길래 내가 마침 Wii 마리오를 하고 있어서 '마리오' 해라 해서 마리오 됨. ㅎㅎㅎ  롱이의 음식솜씨는 거의 타의추종을 불허. 음식점 해도 됨.
 
 케이트,카를로스 커플 : 애플과 동갑내기의 커플로, 솔직히 좀 얌체 같은 면들도 있지만 그래도 착한 아이들 생각해보면 이들이 있을때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그땐 좀 짜증나는것도 없잖아 있었지만 시간이 흘러보니 뭐 사실 얌체 아닌 사람이 어딨겠는가 싶더니 좋았던 기억들이 더 많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길려고 함. 어쨌든 영어능력자 케이트, 그리고 한살차이지만 왠지 귀엽고 매력있는 카를로스 커플.
 
 신 : 호주 2년에 나의 최고 결정체. 정말 호주 베스트 프렌드. 비록 1살 어린 동생이지만 친구 그 이상. 술만 마시면 안주를 그것도 아주 별의 별 맛난 안주를 다 만들어오는 아주 좋은 주사가 있음. 
 
 ** 블로그 독자로서 이 맘 때 쯤 만나게 된 이들
 오현 : 지금은 이름만 등장하지만 후에 자주 등장하게 될 녀석. 긍정의 신은 노홍철이 아니라 이 녀석임. 정말 긍정의 극한을 보여줌. 농담아니고 절벽에서 떨어질때도 신난다고 웃을 놈.
 
 갑제 : 만나자마자 농장갔다가 잠깐잠깐 퍼스올때마다 봤는데 많이 친해질 여유가 없었다.  고독한 여행자가 잘 어울리는 녀석.  혼자 빨빨거리면서 잘 돌아다녀서 예전 내 모습 보는듯. ㅎ

 기호 :  기호가 북쪽에서 있을 때 부터 알게 되었는데 내가 도움 준건 별로 없고 나한테 도움을 많이 줄려고 노력했다. 현재는 퍼스에서 열심히 식당에서 투잡 쓰리잡 뛰는 능력자. 얘가 진짜 능력자. 인맥 이딴거 필요없이 혼자 힘으로 다 이뤄냄.  재화가 진짜 남이 다 해준걸로다가 혼자 한것 처럼 생색 내는 스타일이라면 기호는 거의 독고다이식으로 하는타일.  Job구하는 능력만큼은 인맥 이런거 다 제외하면 거의 워홀 최강급. 

 재화 :  오자마자 잠깐 얼굴보고 쇼그라운드 한다고 호주 한바퀴 돌고와서 퍼스로 돌아와 우리집에 쉐어로 들어옴.  이제 곧 머지 않아 이 블로그에서 역대 가장 화려하고 강하게 까일 예정. 어디까지나 신랄하게 까달라는 본인의 요청으로 하는 일임.  딱히 여기선 언급할 필요없음 곧 3부작 특집으로 나감. 





 암튼 그렇게 매일 매일 술에 파티에 신나게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을 때 였다.  

  한번 밖에 나가서 술을 먹는걸 맛들인 우린 날씨가 좀 후덥지근한 날이면 밖에 나가서 마시게 되었는데 어느 날은 옆집에서 좀 조용히 해 달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좀 씨끄럽긴 했지만 그렇게 늦은 시간은 아니어서 게다가 주말.  " 주말이잖아! " 라면서 외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때가 아마 그 불행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좀 후에 또 바깥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같은 유닛 옆집이 아니라 바로 옆에 붙어있는 피터네 집. 그렇다 내가 맨 처음 호주 와서 얼마 안되 이사들어갔던 그 외국인 하우스의 주인 피터. 내가 지금 렌트하고 있는 집은 바로 그 피터네 집 옆집!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피터네서 피터 목소리가 들린다. " 좀 조용히 해줘. 잠을 잘수가 없잖아 "
 역시 피터.

  컴플레인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번 쯤인가. 또 밖에서 술 마시고 있는데 옆집 사람이 조용히 해달라고 또 얘기를 했다.

  슬슬 짜증나기 시작했다.  맨 처음 컴플레인 이후로는 그렇게 떠든것도 없고 다른 여타 집 처럼 파티한답시고 밤에도 음악 꽝꽝 틀어놓고 노는것도 아니고 그냥 두런두런 집안 가족끼리 모여서 술을 마시는건게 왜 저렇게 오버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꾸 컴플레인 들어오는것도 괜시리 신경쓰이고 해서 우리는 별말안하고 집안으로 자리를 옮겨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어이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누군가 현관문을 두들기길래 밖으로 나갔더니 옆집 사람이었다. 좀 조용히 해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집 안에서 얘기하면서 술 먹는데.. 도대체.. 이 소리가 들린단 말인가 싶은게 정말 기분이 나뻤다.  우린 모두 의아해했다.  정말 이해도 안가고 짜증났던 순간인데 어쨌든 기가 막혀하면서 그날 술자리는 잡쳐서 금방 끝내버렸다. 그리고 다음 토요일이었다.

 당시 마땅히 기타모임 할 장소가 없었는지 제이케이가 우리집에 온다고 했는데 (당시 재화랑 제이케이랑 통화했는데..) 요새 컴플레인이 신경 쓰인지라 재화가 형 어떻게 할까요 묻는 말에 두루뭉실하게 얘기를 했다.  사실 여러가지 이유로 내키지 않았던 상황인데 두루뭉실한 표현에 이내 기타모임 아이들이 뭉탱이로 집안에 찾아들었는데 아직도 기억나는게 좀 기분이 내키지 않아서 오자마자 방에 가서 롱,마리오 커플과 함께 '시라노 연애 조작단'을 봤던 기억이. 어쨌든 영화 보는 2시간 내내 아래서 기타소리가 나고 뭐 하더니 아이들이 떠났다.

 그리고 다음날 일요일, 내가 낮잠을 자는 동안 일이 하나 터졌다.
 피터새끼가 사람들을 끌고 와서 컴플레인을 했다는거다.
 여우 같은 놈이 참 재밌다. 아마도 그 집에 쉐어사는 '사티쉬'라는 인도친구에게 들었는지 (사티쉬는 내가 그곳을 렌트해서 사는걸 알고 있음) 현관문을 두들기고 애플이 나오자마자 '무'를 찾았다는거다. 암튼 재밌는건 혼자 온게 아니라 지네 집 사는 쉐어생들(인도인 몇명)을 끌고와서 마치 모든이들이 컴플레인때문에 온것처럼 바람잡이 삼아 데려오고 더 기가막혔던건 애플이 현관문 밖에 나갔을때 우리 옆집 유닛 사람들도 현관밖에 나와 구경하고 있었다는거다. 눈에 안봐도 비디오. 피터새끼가 완전 사람들한테 여론몰이해서 우릴 보내버릴려고 한다는 느낌.

 암튼 자고 일어나서 애플이 "기타모임은 왜 와서 사태를 이렇게 만들어!! " 라며 화내고 난리도 아니었다. 기타모임 때문만은 아니었겠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좀 일조 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암튼 뭐 피터새끼가 원흉.

 암튼 피터가 와서 지랄 지랄 했다는거다. 이렇게 피터와의 악연은 끝까지.
 
 이후로 의기소침 해 진 우리들인 파티도 뭐고 조용조용 쥐죽은듯이 지내게 되었다. 정말 너무나 신경 쓰이는 상황. 그리고 더 기가 막힌건. 피터새끼가 확실히 옆집이랑 완전 쿵짝 맞아서 우릴 압박해오는걸 느낀건. 마당에서 담배피고 있는데 옆 유닛 마당에서 피터목소리가 들린다. 특유의 조낸 가식 친한척하면서 옆집 오지새끼한테 알랑방구를 끼는게 기가 막혔다. 우리가 술 먹으면서 얘기할 땐 그난리더니 밤 10시 넘은시간에 조낸 친한척하면서 시끄럽게 대화하길래 이때다 싶어서 집안 애들 다 마당에 나와서 존나 씨끄럽게 같이 떠들어줬다.  웃긴 새끼가 원래 우리 옆 유닛이랑 아는 사이도 아닌데 나를 몰아내기 위해 작정을 하고 아주 난리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새 렌트 6개월이 흘러 재 계약 기간이 다가 왔고, 부동산에서 재계약 의사를 묻는 메일이 날라왔다.  당연히 재계약. 의사를 밝히고 메일을 보냈다.

 몇주가 흘러 어느 날 퇴근하고 가라지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는데 메일함에서 메일을 꺼내서 오는 애플의 표정이 어둡다.

 " 오빠. 이거 봐봐.. 이거 부동산에서 왔는데 내가 맞게 해석한건지 모르겠네 "
 " 뭔데 봐 "


 애플에게서 부동산에 온 편지 한통을 받아들고 보는데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단어는 Vacate였다.
 단어 하나에 가슴이 철렁했다.
 
 '설마'
 
 메일을 읽는데 정말 내 표정이 어떠했을지.. 얼굴의 근육들이 굳어지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예상대로 부동산에서 날라온 메일은 3주 노티스였다. 3주후에 집을 비우란 얘기였다.
 
 머리속에서 온 갖 생각이 다 들었다.
  
 본드비는....
 가구비는.....
 이제 어디가서 살아야되지.....
 쉐어생들한테 어떻게 얘기해야되지....

 굳이 계산해볼 필요도없이 당장 머리속에 떠오르는 액수만 5천불 이상이었다.

 너무 어이없고 당황스럽고 일단 '신'만 마스터룸으로 오라고 해서 신,애플,나 3명이서 앉아서 이 소식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훗날 롱과 마리오는  당시 3명이서 마스터룸에 모여서 얘기하는 모습에 뭔가 엄청난 일이 터졌구나 예감했다는...

 뭐 어쨌든 당황스러움은 둘째치고 일단 상황판단을 빨리 하고 빨리 다음 행동을 취해야 될 때였다.
 일단 렌트 양도는 물 건너 간 관계로 제일 먼저 해야될 일은 가구처분이었다.

 그리고 두번째는 거취를 결정하는 문제였다.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렌트를 하기 6개월 전, 렌트를 할 시점에 이 블로그 독자로 만난 '막시밀리온' KH 기호로 부터 제안 받았던 북쪽 행. 사실 당시에 북쪽 행 제안을 받았을때 엄청 고민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6개월만테 털리고 나니 ' 그래 혹시 지금이라도 북쪽으로 가서 여행도 하고 돈도 벌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르겠다 ' 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퍼스냐? 북쪽? 혹은 다른 어느 곳으로의 이주.
 
 그리고 만약 그대로 퍼스라면 렌트를 다른 걸 해서 살아야되나 아니면 쉐어생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난 호주 생활 최대의 위기, 최대의 갈림길 위에 또 한번 서게 된다. 
 인생 뭐 이래..

 
 포스팅 후기 )
 시간 상 흐름이 좀 흘러가는 관계로 딱히 껴놓기 애매한 것들은 싹 제하고 집에 대한 것만 올렸으나 저기 중간쯤 어딘가 부터 이 블로그 독자로서 만나게 된 '인생엔조이' 재화가 퍼스로 돌아와 우리 집으로 거실쉐어 들어오게 됩니다.  곧 나올 예정인지라 헷갈리시지 말라고 적어봅니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며, 이제 얼마남지 않은 호주생활 정리하느라 바뻐서 그런가보다 생각하고 넘어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자동차도 팔았고, 렌트도 일단 양도하기로 하고 계약금 받아놓은 상태라 이변이 없는한 양도가 될 것 같습니다. 남은 일들은 렌트 양도로도 못넘긴 넘치는 가구들 판매문제와, 기타 수 많은 물건들을 처분하는 일들 정도네요. 뭐 이건 가는 날까지 해봐야죠. 힘들것 같지만요.

 그리고 애플이 일이 먼저 끝나고 빨리 한국돌아가고 싶다고해서 저보다 먼저 4월 중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고 뭐 암튼 그런 생활 중입니다. 가는 날 까지 워킹수기 진도를 마쳐야 되는데 다 마칠수 있을란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 암튼 오랜만에 글올려서 죄송합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드리며 쓴소리하시는 분들께 더욱 감사드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자주 올릴께요... 미안해요 

 그리고 더불어... 아래 Daum View on 한번씩들 눌러주세요. 돈드는것도 아닌데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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