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주 워킹 홀리데이 수기는 시간의 흐름대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한편이 단 몇분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고, 몇 달에 관한 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개별 에피소드 별로 보시는 것 보다 처음 부터 차례대로 보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리고 수기 몇편에 한번씩 Extra편에는 각종 호주 생활 관련, 준비관련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읽으시고,호주 생활,워킹홀리데이 관련 질문은 언제나 리플로 달아주시면 확인 즉시 답변 드리겠습니다. 이 수기의 처음부터 읽으실 분은 클릭하세요! 호주 워킹 홀리데이 첫편보기!


 68. 호주에서 중고차 구입하기!!!
 
 이 얘기는 2010년 8월 말 경의 일이다.
 
  차가 얼마전 부터 계속 말썽이다. 
 나의 슈퍼 애마 맥시마가 드디어 맛이 가는 것 같다.
 사실 그래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 이 놀라울만큼 튼튼한 90년식 녀석은 정비도 받지 못한 채 나에게 팔리자마자 그 먼 북쪽 카나본으로 향했어야 했다.

 더군다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 멀고 험한길을 그 더운 날씨에 160-70킬로로 밟으면서 올라갔으니 그럼에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카나본에 도착해서도 나의 충실한 발 역활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후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고,  주위 사람들이 더 비싸고 좋은 차들도 올라오는 길에 픽픽 퍼져버리는데 도대체 정신이 있는거냐고 물을 정도로 그 험했던 길을 달려왔던 자신감을 바탕으로, 카나본 생활이 끝나고 더 덥고, 험한 코랄베이며, 엑스마우스며 ,  다시 길을 돌아서 카나본으로, 몽키마이어로, 칼바리로 , 퍼스로 돌아왔다.  순수 이동거리만 몇천킬로미터. 

 심지어 수 많은 국립공원의 비포장 도로까지 시원하게 달려줬던 녀석이다.

 그렇게 해서도 퍼스에 와서 근 6개월 이상을 내 충실한 애마 노릇을 했으니 어찌 이 차에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랴, 정말 덕분에 닛산 자동차에 대한 무한 신뢰감이 생겼다.  정말 농담아니고 자동차는 NISSAN!!!!!!!

 맨 처음 맥시마를 사면서 호주 나갈 때 까지만 타면 좋겠다. 혹은 나갈 때 그냥 천불에 팔아도 괜찮겠다고 얘기했지만 실제론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나의 험한 운전과 험난한 길들을 함께 동고동락해준 이 따뜻함까지 전해지는 기계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어느 추웠던 날 아침. 
 아침 출근길에 처음으로 차가 멈췄다. 차가 퍼진다는 것을 태어나서 처음 경험하게 되었다. 

 출근길이라 당황해서 잠깐 세우는데 본네트에서 연기가 미친듯이 퍼져나온다.

 잠깐 세우고 어떻게 해야되나 싶어서 출근하는 다른 녀석에게 전화해서 아직 공장 도착하지 않았으면 나 좀 픽업해가라고 전화를 걸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차가 퍼진 지점은 공장 거의 인접한 곳이었다. 기다리면서 다시 시동을 거는데 시동이 걸린다. 그렇게 다행이도 출근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공장에서 원인을 파악해본 결과, 라디에이터의 물이 모두 사라진것. 라디에이터 쪽에서 물이 세는건지 엔진쪽으로 냉각수가 흘러들어갔는지 모를 일이지만 어쨌든 냉각수 부족으로 퍼진 것 만큼은 확실.

 냉각수 대신에 물을 시원하게 부워줬다. 한 가득 채우고 출발하니 다시 쌩쌩하다.
 맨 처음엔 물을 한가득 채우면 2-3일 출퇴근 길이 거뜬했다. 왕복 출퇴근길이 약 50킬로 미터 정도 되니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빈도수가 많아졌다. 그리고 결국 최후엔 물을 한가득 채우면 겨우 출근이나 퇴근을 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아침에 일어나면 물부터 채워놓고, 퇴근할때 공장에서 또 물을 채워놓았다. 

 이렇게 무려 1달 이상을 다녔던 것 같다. 정말 무식했었다. 이 차가 아니면 출근하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어쨌든 정말 무식하고 용감했던듯.
 
 그리고 마침내 퇴근길 중간에 집 거의 도착했을 때즈음해서 차가 퍼지기 시작했다.  이젠 한계!

 이제 더이상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었다. 고쳐보려고 했지만 라디에이터 문제가 아니라 엔진쪽으로 물이 세어들어가는 것 같아서 엔진 헤드 가스킷인지를 고쳐야 되서 천불이상이 든다고 하는 것이다.  마음이 참 씁쓸했다.

 정 든 이 녀석을 보면서 천불을 내서라도 고쳐야 겠다고 마음 먹었으나 주위 반응은 싸늘했다. 
 미쳤냐는 반응들.
 호주 생활 얼마남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제 값도 못받고 팔 차를 뭐한다고 천불을 들여서 고치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냥 냅뒀다가 폐차를 시키던가 하라는 것이었다. 너무 안타까웠다. 입버릇처럼 내가 호주에 1년만 더 살았어도 고쳐서 탔을 텐데라고 생각해봐도 현실은 시궁창.   주위 사람들 얘기를 들으니 생각이 점차 바뀌어갔다.

 그래 90년식의 차, 내가 험하게 타서 그걸 고치더라도 이젠 끝이야 또 어딘가 고장날꺼야, 계속 돈이 들꺼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애정은 개뿔 ㅠ,ㅠ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리고 결정한 것은 새로운 차를 사는 것이었다. 
 먹고살려면 방법이 없지, 출근은 해야하니, 그렇게 새 차를 사기로 마음 먹은 후, 곧바로 차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예전 수기에 맥시마를 살 때 뭐라고 적었는지 까먹었는데 (앞에 다시 찾아보기가 좀 귀찮아서 죄송...) 어쨌든 호주 생활 말년이라 아무래도 맨 처음 차를 살 때 보다는 확실히 달라졌다. 뭘 봐야 할지, 뭘 물어봐야 할지, 거래는 어떻게 하는지 이런것들을 다 알고 있으니 상당히 수월했다. 

 차를 살려면 무엇을 보고 어디서 사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일단 가장 대중적으로 퍼스에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서 많이 사용하는 '퍼참'은 제외하기로 했다. 
 워킹 생활을 하면서 퍼참에서 차를 사는 것 만큼 위험요소가 큰 일은 없다라는 생각. 
 사실 가격만 비교하자면 퍼참의 시세가 가장 싸다.  하지만 그 만큼 워홀러들 사이에서 굴러먹고 굴러먹은 차들이라 상태는 보장 할 수 없었다.

 두번째로 검트리 Gumtree 사이트. 상당히 유용한 이 사이트는 그냥 참고만 하기로 했다. 말그대로 현재 차의 시세를 파악하는 용도.  검트리는 각종 중고물품부터 생활정보까지 벼룩시장 같은 웹사이트. 정말 유용하다. 그렇지만 자동차 만큼은 왠지 퍼참의 외국판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막상 알아보러가면 인도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인도여행 때문에 그런지 인도사람과 뭔가 거래한다는 것 만큼 찝찝한 것이 없다. 

 

  내가 차를 구입하는데 이용하기로 결심한 것은 다름 아닌 호주의 벼룩시장 같은 신문인 '쿼카 Quokka' 였다.
 쿼카는 이 곳 서호주. 에서도 로트네스트 아일랜드에 사는 동물이다. 그 동물의 이름을 따서 만든 벼룩시장 신문.
 재밌게도 내가 맨 처음 호주에 왔을 때, 호주에 좀 살았던 이들이 항상 말했던 것이 
 "차를 살려면 쿼카를 보고 사는게 최고다 " 였는데 이 것 역시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리였다.
 
 정말 쿼카가 진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 처음 맥시마를 살 때 쿼카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는 단 돈 몇푼 안되는 그 돈이 아까워 쿼카를 구입하기가 싫었던것이 첫번째 이유고 (참 재밌는게 정말 1-2불 아무것도 아닌데 처음엔 그걸 아끼게 된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공짜인 벼룩시장같은걸 돈 주고 사 본다는게... )  두번째 이유는 자동차 거래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데 중고자동차를 볼 줄도 모르는데 말도 잘 안통하는 외국인과 거래하기가 꺼려진다는 이유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소심했다.  뭐 저런 시절도 있었다. 

  일단 차를 사기로 마음 먹은 상태에서 난 차종 부터 골라놓기로 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일단 쿼카를 이용하기로 한 이상,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퍼참,검트리등을 이용하게 되면 그 때 그 때 파는 사람들에 따라서 이 차 저 차를 보게 되면서 적당히 예산에 맞춰서 여러가지 차들을 골라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비교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쿼카는 엄청난 양의 자동차 매물이 등록되있어서 가격별로, 차종별로 분류가 되어있다. 따라서 쿼카를 이용할때는 오히려 차종을 골라놓지 않으면 뭘 봐야 할지 모를 정도로 정보의 매물의 홍수 속에서 헤매기가 십상이다.

 그리하여 차 종을 고르는데, 아무래도 당시 출퇴근 거리가 상당했기 때문에 연비도 꽤나 중요한 요소였다. 이전까지 소형차는 신경도 안썼고 남자는 무조건 중형이상은 타야된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제이케이나 팬이 소형차 타고 다니면서 연비 좋다고 얘기를 많이 한지라 소형차에 조금 마음이 갔다. 

 그리고 전통적인 스테디셀러 차들 몇개. 각 메이커들을 대표하는 차종. 소형차이면서 그 메이커들의 스테디셀러들의 교집합을 추려보았다. 

 이리하여 일단 토요타 코롤라, 혼다 시빅, 닛산 펄사  등이 뽑혔는데 (미쯔비시는 이미지가 있어서 절대 안사고 싶어서 제외 ) 참 재밌는게 차를 사기로 마음 먹은 후에 출퇴근길에 이 차 저 차 보는데 딱 한 차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차가 뭐가 대단해서 눈에 들어오는게 아니라 그 숫자가 어마어마 했다.  정말 퇴근길에 이 차가 항상 눈 앞에만 한 3대 정도 보이고 뭐 이건 거의 집에 갈 때까지 한 몇십대 이상은 보는 듯 했다. 그러던 와중에 한 날은 신호를 받고 정차해 있는데 앞에 3대 내 옆으로 2대, 뒤로 2대 총 7대가 날 둘러쌓고 있었다. 

 그 날 집에 가자 마자 검색했다. 도대체 왜 이 차가 이토록 많을까
 그리고 그 해답을 알았다.

 Hyundai Getz 호주 올해의 차 선정. 
 알고보니 현대에서 만든 겟츠 한국명 클릭이 호주에서 꽤 상을 많이 받았고 호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상을 많이 받아 굉장히 이미지가 좋았던 것.  

 그래 Getz다!!!! 
 이렇게 난 일단 볼 차에 겟츠도 추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쿼카가 발매되는 목요일이 되었다. 퇴근하자마자 근처에 콜스 Coles ( Woolworth와 더불어 호주에 있는 양대 대형마트 )로 달려가 쿼카를 구입했다.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일단 자동차 섹션을 펴들고,  가격대 2000이상의 차 카테고리를 살펴봤다. 

 정말 이제 호주 생활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좋은차를 사서 좋은 가격에 팔기로 마음 먹은지라 예산을 5000까지 잡았다.  

 일단 겟츠, 코롤라, 시빅, 펄사  이 4대들을 싹 체크하고 문자를 돌렸다.  확실히 다들 베스트셀러면서 스테디셀러인 차들인지라 물량과 가격이 대단했다. 중고차 시세가 거의 떨어지지 않는 차들. 

 암튼 문자를 돌리니 가장 좋은 조건이라고 생각되는 차들은 이미 벌써 다 팔렸다. 
 헐!

 그리고 아직 팔리지 않은 차들을 상대로 보기로 했다.
 
 차들을 보러 다닐려면 또 다른 차를 타고 보러 다녀야 되기 때문에 남기 동생인 남규에게 부탁을 했다. 남규는 카나본에 있을 때 리오랑 친해지면서 리오네 집에 놀러가서 만나서 알게 되었는데 나중에 카나본에서 퍼스로 내려와 남기를 만나게 되서 우연히 카나본 얘기하다가 남기가 남규 형이란거 알아서 재밌었던...  카나본에서는 남규한테 형 얘기 많이 들었는데.. 암튼 그렇다. 삼천포로 빠졌다.

 담날 남규가 퇴근하고 남규차를 얻어 타고 차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시티 근처보다 꽤 먼 2-3존에 위치한 지역들이 많아서 일단 지역을 구분해서 구글맵으로 미리 체크하고 이동경로 체크하고 볼 순서 작성후에 전화해서 시간약속까지 잡았다. 그렇게 해서 맨 처음 간 동네에서 본 차는  전혀 생각도 안한 미쯔비시 랜서.  원래 미쯔비시는 내 목록에 존재하지 않았는데 어떤놈이 하도 랜서 타령을 해서, 랜서는 정말 미쯔비시 차 치고는 너무너무 좋다고 아주 개난리.. 그래서 한번 봤는데 살짝 눈에 들어오긴 하더라.  근데 그냥 한번 구경만 해본거. 이유는 당시에 제이케이가 혼다 프리루드라는 스포츠카를 구입 하기로 해서 (정확하겐 구입은 했는데 수리를 맡겨놓은 상황) 같은 스포츠카 형태로 봤을 때 완전 프리루드에게 밀리는지라 굳이 비교당하기 싫어서 ㅎㅎㅎㅎㅎㅎㅎ  

 일단 랜서는 그냥 구경만 하고, 그리고 근처로 이동해 겟츠를 하나 보게 된다.
 이 겟츠는 쿼카에서 본 겟츠 목록에 약 10대 중에 내가 순위를 매긴 걸로 약 5위 정도 되었던 차다.
 이미 겟츠 1-4위는 팔리고 없었던 상황.

 해일데미지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괜찮았다.
 아! 여기서 또 헤일데미지 설명.. (오늘 유난히 중간중간 설명해야될것들이 많다.)
 
 퍼스에 얼마전 (당시의 얼마전..) 에 해일 데미지가 왔는데 쉽게 설명하면 우박이다. 근데 이게 좀 심각하게 왔다. 
 우박이 온 당일날 난 하필 평소 자지도 않는 낮잠을 자서 보지 못했는데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농담 좀 보태서 전쟁났는줄 알았다.

 이 엄청난 우박 덕분에 퍼스가 난리가 났으니, 실내 가라지 말고 밖에다 세워둔 차들은 그냥 다 아작이 났다. 덕분에 엄청난 차들이 해일데미지 받은 차란 이유로 굉장히 싸게 거래가 되고, 경매에 나오고 해서 겉은 썩는데 속은 좋은 차들이 엄청나게 많이 풀려버렸다. 그리고 그나마 Minor Hail Damage라고해서 경미한 피해를 입은 차들은 거래가 왕왕 이뤄졌다.  헤일데미지 차들은 표면에 마치 하늘에서 골프공 수백개를 떨어트린것과 같은 그런 느낌의 덴트가 생기는데 이게 사실 신경안쓸려면 안쓰는데 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면 그만큼 꼴배기 싫은것도 없다. 

 어찌됐든 개인적으로 뭐 그런건 신경안쓰기 때문에 헤일데미지가 있더라도 엔진이나 기타 여러가지가 좋은 차를 사고 싶었다. 
 


[ 사진위 : 이 것이 헤일데미지 ]
 
 암튼 해가 거의 다 질때쯤이야 도착한 그곳에서 하얀색 겟츠를 봤다.
 마이너 해일데미지라고 했는데 밤이라 그런지 몰라도 생각만큼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그리고 참 재밌던건 호주와서 다들 돈 없는 워홀러라 싼 중고차들을 사서 쓰다보니 별의 별 구식 중고차들을 보다가 얼마만에 2000년이 넘어가는 차를 봤는지 

 2002년식이라면 한국에서 쳐다도 안봤을텐데 맨날 중고차들만 보다보니 2002년식이 2020년식처럼 느껴졌다.  ㅋㅋㅋㅋㅋㅋ 

 대충 살펴봤는데 연식 2002년식에,  108000Km정도 뛰었는데 정말 맨날 20만 25만 이런 차들 보다가 10만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암튼 Logbook도 있고, 9만에 타이밍벨트도 갈았고 훌륭했다. 일단 가격이 3600이었는데 3200까지 깎았고 생각좀 해보고 연락주기로 했다.

 그렇게 차를 보고 남규랑 집으로 돌아와 얘기 좀 하고 그 날은 지났다.

 그리고 몇일간 차를 보다가 제이케이에게 부탁해서 하루 날 잡아서 하루종일 차를 보러 다니기로 했다. 정말 귀찮은 일이었는데 선뜻 응해준 제이케이에게 고마웠다.  이동거리도 엄청나서 퍼스 남쪽으로 갔다가 북쪽으로 갔다가 하루에 한 200킬로 정도는 운전 한듯.  암튼 제이케이 덕분에 하루 종일 차를 보는데 정말 많은 차를 봤다. 

 연식부터 킬로수 모든게 완벽한데 왼쪽 뒤 문짝이 완전 찌끄러진 토요타 코롤라가 있었는데 진짜 문짝 생각안하면 이 차가 최고긴 했는데 문짝 수리를 해야되는게 상당히 껄끄러웠다. 이번에 구입하는 차는 정말 손해나면 안되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이 외에도 참 많은 차들을 봤다. 10대 이상 본 듯. 

 차 보고나서 제이케이한테 고마워서 밥하고 술 사고, 그리고 한참 얘기하는데 그렇게 많은 차를 봤음에도 머릿속에 딱 하나 들어오는 차는 남규와 함께 보러 갔던 겟츠. 일단 가격을 2800정도 후려쳐 보기로 결정하고 차주에게 전화를 했다. 2800에 해달라고 하자, 3000을 부르는 차주. 예상되었던 패턴. 계속 깎아달라고 애원했으나 3000밑으론 안된다고 딱 못박는다. 그렇게 난 결국 그 겟츠로 결정했고 가격은 3000불

 이 이상의 조건을 찾기 힘들었다. 

 레지 등록도 길게 되어있었고, 딱히 뭐 수리할것도 없고, 딱이었다.

 몇일후, 마침 같이 살던 썸머와 대현 커플이 그 근처에 친구네 집에 놀러간다고 해서. 썸머와 대현이가 데려다 줘서 구매하고 있었는데 시간나면 좀 와달라고 해서 남규도 일끝나고 (근처) 왔고, 심지어 제이케이도 왔다. 제이케이가 차 좀 볼 줄 알아서 부탁해서 마지막으로 구입전에 한번 몰아보고 차 좀 살펴달라고 했는데 차 한대 사는데 나 때문에 썸머,대현, 남규, 제이케이, 제이케이친구 이 많은 사람들이 북적북적 ㅠ,ㅠ  고마웠다. 다들.

 그렇게 드디어 나의 두번째 애마 Hyundai Getz 2002년식 흰색,메뉴얼을 가지게 되었다. 

 뭐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 이 겟츠는 호주생활 정리 차원에서 이미 팔았다. -_-;;;하하하하하하하

 결과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정말 차를 아주아주아주아주 잘 샀다.

 팔기 전에 처음으로 메이저서비스를 받았는데 K-Mart Service센터에서 받았는데 직원이 말하길 퍼펙트카라고 완벽하다고 얘기하는데 빈말인줄 알았는데 견적서를 받아보니 중고차라면 의례 있어야할 고쳐야 될 정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목록이 깨끗하다. 헐..

 아무리 문제없다고 해도 몇군데는 나올줄 알았는데 정말 완벽한 차. 대박.
 문제점 딱하나는 내가 살때 부터 걸려있었던 오디오 락. 뭐 이것 때문에 꽤나 삽질 했는데 결국은 그냥 락 걸린 상태로 쓰게 되었고 또 그 상태로 판매.

 암튼 이렇게 좋은 차를 구입하고 타고 다녔던 것이다. 호주에서 메이저서비스든 자동차 점검 한번 받아본 분들이라면 아마 이 차 상태가 얼마나 좋은건지 아실 수 있으리라. 어쨌든 원래는 한 4000불 정도에 팔려다가 그냥 아는 동생한테 싸게 팔았다. 아는 동생이 이 차를 호주 나갈 때 계속 팔라고 팔라고 해서 결국은 그 동생에게 팔았다.

 뭐 암튼 호주에서 생활하게 되면 꼭 필요한 것중에 하나인 자동차. 
 워홀러들은 대부분 중고자동차를 사기 때문에 차 때문에 탈도 많고 말도 많은데 호주 생활을 정리하면서 개인적인 조언을 해주자면 한국인 커뮤니티나 검트리를 이용하기 보다는 쿼카를 (서호주라면..) 이용해 보길 권한다.

 먼저 예산을 확정하는데 예산에서 약 500불 + 되는 차를 보는게 낫다. 어차피 올라온 가격에서 최저 300부터 500이상은 네고(Negociate)가 되기 때문에 뭐 레고(Registration) 남은 기간이라던가 이것저것 조목조목 따지면서 흥정하면 되기 때문에 자기 예산에서 +500불 정도 되는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으로 마음먹고.

 그리고 차종을 몇가지 선택해서 그 차종들만 집중적으로 본다. 그래야 비교도 쉬워지고 문제점이나 장단점 파악하기가 쉽다. 암튼 중고차 구입하시는 분들 좋은 차를 사시길. 

 [Info : 중고차 구입시 살펴봐야 할 것들 ]
 1. 시운전
  가장 중요한 시운전, 브레이크도 잡아보고,  속력도 확 올려보고 

 2. 시동을 켜둔 상태에서 차 바닥 확인. 기름이 세는지, 냉각수가 세는지

 3. 양해를 구해서 3-5분 정도 차를 켜두고, 제일 좋은건 시운전하고 나서도 시동끄지말고 켜두고 엔진온도가 올라가는지 정차 상태에서 RPM이 일정하게 유지 되는지 RPM이 흔들리면 엔진 병신.

 4. 레지등록기간, 레지등록하는데 6개월에 200불 가량 하기 때문에 얼마 안남았다면 레지등록비 200불 정도는 또 기본으로 깎음.

 5. Logbook 이라던가 정비 히스토리 목록 여부. 
 없다면 문제가 있는 차일 가능성이 높다.  정비 해 보면 고쳐야 될게 산처럼 나오기 때문에 아예 없다고 얘기할 가능성이 크고, 내가 들어본 얘기중에는 정비해야될 목록을 고친 목록이라고 속여서 파는 놈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거는 뭐 결제한 비용을 보면 답이 나온다.  보통 마이너 서비스 (점검, 소모품 교체)가 약 100불, 메이저 서비스가 200불 정도. 따라서 200불 밑으론 그냥 정비만 받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6. 2000불 밑의 차들은 위험하니 기왕이면 예산을 좀 무리하게 해서라도 좋은 차 구입하길 권장함. 가까운 거리 출퇴근만 할거라면 뭐 상관없으나 농장이나 여행 다닐꺼면 좋은 차가 필요함.

 7. 기타 사항 체크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것중에 하나가 보통 낮에 차를 보러가니, 라이트를 확인안해본다던가, 와이퍼를 작동안시켜본다던가 하는데 의외로 막상 차를 사고 나면 단점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오디오 체크도 필수.  정말 사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꼼꼼히 보시라.

 8. 마지막으로 쿼카나 기타 호주생활정보지에서 오지에게 구입하는 것이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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